0.
나는 쇼미더머니를 지극히 예능으로 봄.
굳이 피곤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 관련된 이야기를 안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논란이 된 부분을 보니 다수가 좀 간과하는게 있지 않나 싶음.

1.
일단 송민호 가사부터.

17살 때까지 난 그냥 돼지
복권인 걸 아무도 몰라겠지
난 믿었어 뭘 해도 될 놈인걸
휙휙 지나가니 진짜 뭐든 되지

Click Bang I'm A Gunner
날 쏴대도 타격은 New Champ에 Stun Gun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벌려

이 유명한 놈을 이용해서
해결해봐 코난들아
어차피 꼬맹이네 
난쟁아 잘 들어봐
네가 뭘 제시해도
이건 경쟁이네

(이하 생략)

이 뒤로는 굳이 필요 없는 부분이고 잘 들리지도 않아서 생략.

2.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바로 5~8마디 째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만 따오면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벌려'

한국어 힙합 가사의 요즘 특성처럼 문장이 제대로 만들어져있지 않다.
내 나름대로 이해한 것을 평문으로 해석하자면 아마도

'민호는 딸내미들을 저격한다.
(딸내미들은) 마치 산부인과에 온 것 처럼 (민호랑 섹스하려고) 다 벌린다.'

괄호친 부분은 문장에서 생략된 부분을 내가 채워본 것이다.
아마도 송민호가 쓴 가사의 의미도 이게 90% 맞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MINO가 존나 짱이라서 여자애들이 다 대준다는 그런 소리다.

3.
그간 힙합에서 여성 비하는 논란이 되던 부분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여성 혐오와는 핀트가 맞지 않다.

썅년들만 섹스 하는건 아니다.

엄밀히 논리적으로 보자면 민호가 말한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을 지칭하는 '딸내미'라는 표현 속엔
발랑 까진 애들도 물론 들어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가 요조숙녀들을 배제한 것도 아니다.

여성이 쉽게 잘 대준다는 소리를 내포하고 있지도 않으며
다만 송민호 본인의 매력이 흘러 넘치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넘어 온다 이런 소리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힙합에서의 여성 비하의 축인 '쌍년들-Bitches'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이 남자 저 남자 다 대주다가 성공한 래퍼들에게 얹혀서 몸팔아 돈다발 만져볼라는 년들.

그렇지만 송민호는 이런 Bitches들에 대해서 이야기 한게 아니다.
모든 여성들이 Bitches같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많은 래퍼들이 본인의 패왕색을 뽐내듯이
'나 씨발 여자들한테 잘 먹힌다' 이 말인거다.

4.
송민호의 산부인과 가사는
'여성을 혐오해서' 쓴 것도 아니고 '힙합에서 여성 비하가 흔히 쓰이기 때문에' 쓴 것도 아니다.
단지 본인의 Swagger를 나타내주는 요소로써 여성들이 넘어온다는걸 나타냈을 뿐인거다.

5.
그럼에도 다수의 여성들이 불쾌해 하는 것은 충분히 그럴만 한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바로 '산부인과'다.

여기 오는 다수의 힙찔이 모쏠 블랙넛 빠돌이 색기들이야 애초에 여자를 얼마나 만나봤겠냐만은
여성에게 있어서 산부인과라는 곳은 상당히 민감한 곳이다.
자신의 치부를 모르는 사람에게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산부인과에서 여성들이 다리를 벌리는 것은 섹스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 것은 진찰을 위한 것이며 생명을 낳기 위해서이다.

그런 곳에 빗대서 여성들이 다리를 벌린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많은 여성들에게 있어서 산부인과에서 일어나는 성범죄가 연상될 수 밖에 없다.

송민호는 개방적이고 힙합에서 포용이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윤리적인 선을 넘었다는 거지.
우리가 모두 섹시화보를 좋아하지만 이승연의 위안부 컨셉은 용납이 안되는거랑 마찬가지.

6.
산부인과 가사는 '힙합에서 나타나는 여성 비하'도 '여성 혐오'도 아니다.
단지 성희롱 일 뿐인거지.

7.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