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6020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썰매★
추천 : 1
조회수 : 578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6/20 18:18:54
의정부역에서 내려 시계를 보았다.
아직 부대로 복귀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
하릴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담배만 펴대는 꼴이 영락없는 군인이었다.
그렇다고 그 공백의 시간동안 달리 할일이 떠오르지않았다..
지갑이 무거울땐 얘기가 달랐겠지만 사정이 여의치않았다.
나는 익숙하게 근처 허름한 모텔로 향했다.
'여자 ..있어요?"
"좀 나이가 많은데 괜찮어?"
어차피 상관없었다. 경험상 많아봤자 30대 중반일것이고 젊은 사람이 필요했다면 돈을 더 들여서라도 안마방을 갔을것이다 .
그저 상대가 필요할뿐이었다.
계산을 끝내고 주인장이 가리키는 101호로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
꼭 할필욘없지만 간혹가다 미리 샤워를 안했다고 핀잔을 주는 사람도 있었으므로.
한량인생인 나도 이런곳에와서까지 잔소리를 듣긴싫었다.
대충 씻고 침대에 엎어져 낡은tv를 틀었지만 낡은tv 화면 보다는 침대시트의 얼룩이 나를 더 불편하게 했다
그저 tv만 멍하게 보고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tv 속의 연예인들이 아니라 브라운관 그 자체를 보고 있었다고 해야하는게 맞을것이다.
그때였다
똑똑
조금의 뜸을 들이고 문이열렸다. 순간 문이 열린틈으로 보이는 실루엣에 가슴이 철렁내려앉았다.....
들어온 여자는 어색한 인사를 하고 불을껐고 다짜고짜 옷을 벗기시작했다.
원래 여관발이든 어디든 이런 여자들 대부분이 이렇게 스피디하게 옷을 벗는게 공식이었기에 난 당황하지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축늘어진 신체의 윤곽선에는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그 축늘어짐 덕분에 어두운 조명에서도 그 여자의 신체적나이를 정확하게 간파해낼수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하던 그 순간 여자는 옷을 벗을때와 비슷한 스피드로 나의 그것을 붙잡고 광속오럴을 시작했다.
달리 방도가 없었기에 그냥 잠자코 모든걸 체념하기에 이르렀다. 체념은 곧 한없이 부풀어올라버린 나의 신체로 전이되었다.
하지만 나의 체념에도 한계가 있었기에 콘돔도 안가져오고 삽입을 하려는 그녀의 만행을 그냥 넘길수는 없었고
어쩔수없이 손으로 처리해달라고하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깨끗하다고 했지만 그걸 믿을만큼 순진하진않았다.
이래저래 불쾌한 그것이 끝나고 이성을 되찾은 나는 거의 엄마뻘 되는 그녀에게 담배를 권하며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누게되었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아줌마들이 그렇듯이 그 역시 굉장히 수다스러워 자신의 모든 사생활을 다 이야기해줄 기세였다.
그녀는 24살먹은 딸이 하나 있는 과부였고 딸내미는 지방대 4년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이 여의치않아 플라워기술인지 뭔지를
배운다고 했다. 물론 그 기술을 배우는데에는 적지않은 경비가 든다는것도 들을수있었다.
그리고 그 딸내미 애인이란 놈은 특정한 직업이 없는 백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딸을 대학에 어렵게 보냈지만 생활비부담때문에 이런일을 하게되었고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다고했다..
담배연기때문이었을까?
나와 전혀 상관없는 타인의 넋두리에 정신이 멍해지며 그 여자를 뜷어지게 바라보았다.
아마 이 여자도 아름다운 젊은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의 추억과 낭만이 있었을것이다.
이래저래 세월의 풍랑앞에 결국에는 이런곳에까지 내몰렸지만 한때는 그에게도 소녀시절 꿈이 있었겠구나 ..싶었다.
순간 그녀의 젊은 시절 꿈이 궁금했지만 물어보진않았다. 그 상황에 그 말이 너무 잔인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였을것이다.
조금 슬퍼지려는 찰나였다. 그녀의 휴대폰이 날카로운 벨소리를 울려댔고
엿듣고 싶지않은 통화내용은 너무나도 크게 내 귀를 파고 들었다.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였고 여관발이 여자들을 관리하는 사람인듯했다.
아마도 다음 손님이 기다리니 다른 모텔로 가라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나는 일어서는 그녀를 한번 껴앉아주고 엉덩이를 톡톡쳐주며 화이팅 이라고 얘기했다.
그녀는 그런 내 행동에 아까의 우울함과는 반대의 표정을 지으며 또 다른 일터로 향했다.
그 조그마한 양어깨에 고단한 삶의 무게를 지고...
타인인 나에게 그런 그녀의 모습이 왜 씁쓸하게 느껴지는지는 알수없었다.
더군다나 난 성매매의 가해자가 아닌가? 그런데도 화이팅이라니? 대체 무엇이 화이팅이란 말인가..?
내가 뱉은 말의 정확한 의미를 나역시 알길이 없었다.
다만 그때 날 괴롭힌 그 씁쓸함은 오랫동안 내 가슴한구석에 녹아들었고
가끔씩 무심코 떠오르는 그녀의 표정, 그와 더불어 그 허름한 모텔의 한기에 한없이 슬퍼지곤 하는 것이었다.
그 삶의 고단함이 내게 전염된것인지도 모를일이었다.
단순히 성병의 전염만 걱정하던 내게 전혀 예상치못한 슬픔이 전염된것 같았다.
군 시절 어린 사내들이 으레하는 그런 업소얘기들에도 난 관심을 잃어갔고
출입하는 일조차 없었다.
단지 그런곳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씁쓸했기에.
단돈 몇만원을 주는 사람앞에서 초점없는 눈으로 삶의 무거움을 얘기하던 그녀
그 표정의 황량함이란..
(출처-DC인사이드 주식갤러리 펌)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