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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와우! 삼양라면! 답글
게시물ID : freeboard_3058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iasia
추천 : 4
조회수 : 44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8/07/10 04:26:24
전 어렸을 때는 두통의 원인이 '음식'이었다는 것을 알지를 못했습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 긴긴 경험 끝에 우연히 알 게 되었습니다.
어릴 땐 그 방면에 개념도 없어서 그냥 왜 아플까? 고민만 했죠.
그러다가 고2 겨울방학 때 비염 치료로 코 내시경을 한 후 알게 되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자극적인 맛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코 안 점막에 두드러기가 징그럽게 많이 나더군요;;
그거 본 이후로 한달은 집 밥만 먹었습니다. 근데 힘든게요..

첫 째로 10년이 넘도록 먹을 거 다 먹어본 저라서
그 맛이, 그 자극 적인 맛이 미치도록 그리울 때가 있어요.
그리고 저 라면 진짜 좋아해요.
어떻합니까. 정말 맛있는데.
그리고 온 가족이 일요일 점심에 다 같이 모여서 라면먹던 추억도 있는데.
음식 알레르기 라는 것을 알게 된 고2 때 이후로
두통 때문에 공부를 못하게 될 까봐 라면을 끊었었는데요.
그래도 맛이 잊혀지지를 않았습니다.
비오는 날에 라면 광고 보면 정말 힘들었죠....
라면 말고도 짜장면도 그런데 정말 시험에 들었던 적은 커피프린스에서 짜장면 먹는 장면이었어요ㅎㅎ
그리고 그 후에 라면을 먹은 건 올해가 처음 이었습니다.

둘 째로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가 있어요.
사람들과 단체로 식당에 갔는데 거기 반찬에 다 조미료가 있을 때도 있고요.
또는 '전혀 예상 못했던 음식'에서 반응이 올 때도 있습니다.
아픈 다음에 깨닫는 거죠. '기분 탓' 이라고 할 수가 없어요.
근데 일단 아프면 확실히 느낌이 옵니다.
손이 자꾸 미간으로 가거든요.(미간이 아파서요)

제 친구들도 제 이런 상태를 잘 알고 있는데요.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 맛있는걸 먹으러 갔는데 제가 먹었을 때 두통이 예상되는 음식들이 메인메뉴로 있습니다. 친구들이 말해요. "너 이거 먹으면 아프지 않냐?"
맛있는 음식이에요. 근데 먹으면 분명 아픕니다.
그럼 저는 생각하죠. '오늘 꼭 해야 하는 공부나 숙제가 있었나?'
그 날 공부나 숙제가 없으면 전 바로 말하죠. "먹고 아프지 뭐!"
그리고 두통이 사실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지
죽을 만큼 아프지는 않아요. 소백산맥 마신 다음날 숙취 두통에는 비할바가 못되고요.
친구들 중에
'먹고 아프자, 라니 이해 안가. 내 생각엔 님 쫌 쾌락주의자'
라고 하는 친구도 있는데요.
제 입장에서는
'천연 조미료만 써서 만든 도시락를 매끼 싸줄 것도 아니면서 남일 이라고 쉽게 말하네.'
입니다.
또 저 말고 예를 들자면, 제가 아는 한 언니는 기름진 음식과 밀가루만 먹으면 배탈이 납니다. 완전 빼빼 말랐어요. 근데 제일 좋아하는게 빵이랑 피자에요. 한 번은 학원 행사로 다 같이 피자 먹었는데 언니가 배가 너무 아파서 결국 조퇴를 하고 만 적도 있습니다.
버스 타러도 못가서 언니 아버지 께서 차를 태우러 오셨는데요.
제가 짐 들어 주러 가다가 언니가 글썽이며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 난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이해 못하겠죠?
저도 사실 반쯤 밖에 이해 안가요.
일단 아픈걸 알고도 먹는 건 이해가 가는데.
제가 아픈 곳은 '미간'뿐이 라서요. 최강 위장을 지닌 저는 복통이 잘 이해가 안되거든요. 그리고 조퇴를 해야 할 정도로, 걷는 것도 힘들 정도로 아프면서 까지 먹는 게 이해가 안갔어요.

아, 그리고 저 올해 삼양라면 난생 처음 먹었습니다.
어릴 땐 신라면만 먹었어요.
라면도, 컵라면도 신라면만이요. 그리고 가끔 짜파게티 먹고요.
동내 분식집들도 다 농심 쓰던데요.

그리고 저 이번에 삼양라면 먹은 것도 큰 맘 먹고 먹은거였습니다.
'라면 참은지 진짜 오래 됬는데 인터넷에서 자꾸 '대세는 삼양'이라는 글 보니까 진짜 먹고 싶다. 아프겠지? 그래도 오늘 할 일도 없는데 한 봉지만 먹어야지.'
이러고 먹었습니다.
그런데 멀쩡한 거에요! 완전 '어라? 뭐지?' 였죠.
사실 전 진짜 할렐루야 였습니다ㅎㅎ
'나도 먹을 수 있어! 괜찮아!'
였으니 완전 감동이었죠.

또 MSG 이거 제가 뭐 알겠습니까?
고 2때 이후로 라면을 먹은 적이 없는데. 고 2때 웰빙이니 식단이니 관심이 있었겠나요?
누가 '너는 화학 조미료 때문에 두통이 생긴거야' 라고 해주 지도 않고
아파서 인상쓰고 있으면 '넌 왜 인상쓰고 다니냐?''너 어디 아파?' 이러는 사람들이 다인데. 그냥 어머니가 차려 주시는 음식 먹는 게 다였지요. 고통의 이유를 깨달은 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였고요.

그리고 식당에서는 MSG를 넣는지 안넣는지를 제가 어떻게 압니까?
음식에서 특유의 냄세나 자극적인 맛이 느껴지면 알겠지만. 적으면 모르고 나중에
약한 두통에 깨닫고요.
또, 음식을 시켰는데 한입 먹고,
"아 이거 화학 조미료 쓰셨죠? 저 알레르기가 있어서 못 먹는 음식이에요.
다른 거 시킬게요." 이럴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에휴...
저 대학생이 된 이후로 요리가 취미 입니다.근데 그 시작은
<나도 맛있는 거 두통없이 먹고 싶다>
였어요.
그리고 또 이것도 능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요?
남들은 몸에 나쁜 지도 모르고 먹는데
나는 알 수 있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 하고는
의도적으로 피할 수도 있으니까요.
잘은 모르지만 건강하겠죠.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알려 줍니다.
어떤 음식에 두통이 일어나는지요. 그리고 먹지 말라고 합니다.
근데 친구들 말 안들어요. 맛있으니까.
그리고 아프지도 않으니까 신경 안쓰죠.
맛있으니까 신라면 사 먹고, 맛있으니까 바른생활 샌드위치 사 먹고.....

저 월화목 학교 동아리 활동 있는데요.
점심에 도시락 싸오기로 했는데 요즘 대세가 컵라면과 김밥 사먹기 입니다.
다들 신라면 먹어요.
저 그 거 먹으면 아프다고 MSG 들어있는 거 같다고 말했는데. 그래도 먹습니다.
눈물 달고 "아~ 너무 매워 핡핡" 이러면서요.
제가 보기엔 좀 안타깝달까요 뭔가 좀....


아무튼 총 정리를 하자면.

1. 라면 먹으면 졸라 복통 두통 심한데 꾹 참고 먹고 있었다
-라면이 두통의 이유라는 것을 안 후 부터는 안 먹었다.그 외에도 안먹는 게 많다. 근데 좀 힘들긴 했다.
2. 인터넷에서 삼양먹기 대세가 퍼지기 전에는 MSG가 몸에 안 좋은줄 몰랐다.
-일단 내가 음식을 차려 먹기 전에는 관심이 없어서 몰랐고 나쁜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알아도 먹을 수 밖에 없을 때도 있다.
3. 삼양이 대세 분위기 타기 전에는 먹어본적이 한번도 없다.
-ㅇㅇ


음 마지막으로 저는 이번일로
'삼양라면이 너무 좋아~'에 포커스가 맞춰지기 보다는
저 같은 사람들이 생각 보다 많이 있다는 것에 동질감을 느껴서 좋았습니다.

저도 좀 주절주절 글 썼는데요.
이 긴 글 자세히 읽어 주셨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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