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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살려주세요! "
아직 어린 처녀가 중년 남자의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행위는 남자의 곁에 있던 병사들이 그녀를 거칠게 떼어내는것으로 끝났다.
" 이 여자는 누구지? "
남자가 묻자, 화려한 갑옷을 입은 한명의 여성이 나서서 대답했다.
" 그녀의 이름은 산사 데 바르셀로나. 나이는 18세이고 미혼입니다 아버지. "
아버지의 처분을 바라며 딸이 쳐다보고 있었기에 남자는 답변을 해줘야했다.
" 바르셀로나 가문이면 어쩔 수 없지. 죽여라 "
" 아아악!! 살려주세요! 제발... 저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
병사들에게 붙잡힌채 몸부림을 치며 울부짖는 그녀의 모습은 주위 모두를 안타깝게 했지만, 아무도 남자를 제지할 수는 없었다.
그는 '왕 시해 시도자' '아라곤의 반역자' 로 유명한 아라곤의 공작 조안이었기 때문이다.
" 물론 너는 잘못을 하지 않았어. 개인적으로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단지 네가 왕의 조카라는 것만이 네가 죽을 이유야. "
병사들이 불쌍한 그녀를 처형하기 위해 끌고갔고, 이제 마지막 남은 죄수가 공작에게 끌려왔다. 젊은 남성이었다.
" 너는......! "
공작은 그를 보자 깜짝 놀랐다. 그 청년의 이름은 안포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공작이 직접 가르치며 자신의 친자식처럼 여겨왔던 아이였다.
그리고 이제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하필 이런 상황일 줄이야.
" 정말 오랜만입니다 공작님. 죽기 전에 공작님을 만나서 다행입니다. "
" ......너의 가족을 죽인 나를 많이 원망하겠구나 "
공작은 이미 그의 아버지와 동생들을 죽였다. 눈에 띄는 바르셀로나 가문은 모조리 죽여버렸다.
이 모든것은 왕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 단지 그뿐이다. 공작은 자신이 아마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 네, 물론 당신이 정말 증오스럽습니다. 당신은 제 가족들의 원수니까요... 하지만 그것보다 저는 슬프네요.
도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처음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나...이게 우리 가문의 업보이며, 신의 뜻이라면 저는 받아들이겠습니다.
어서 죽이십시오 "
공작은 그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안포스에 대한 미안함, 왕에 대한 복수심, 지금까지 저질러온 학살에 대한 죄책감...
이 모든 감정이 공작을 흔들고 있었다.
" 제 아내를 처형하지 않고 풀어주신 것은 정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녀는 애초부터 귀족도 아닌 천한 출신이라
공작님이 자비를 베풀어 주실거라고 믿고 있었으니까요. 이제 저만 처형하시면 끝납니다"
" 아버지,안타깝지만 그냥 죽이시죠. 안포스는 바르셀로나 가문일뿐 아니라,이제 왕의 후계자입니다.아버지가 살려두실 이유는 없습니다. "
공작의 딸은 말없는 아버지에게 재촉을 했다. 그녀는 안포스와 함께 자라왔기에 모르는 사이는 전혀 아니었지만,
입장상 안포스는 살려둘 이유는 없었다.
" 귀슬라, 너도 오랜만이야. 넌 여전히 아름답고 강하구나.. 네가 원하던 대장군이 되었다니 축하해. 전장에서의 활약이 뛰어났다고 들었어."
안포스는 자신이 기억하던 어렸을때의 귀슬라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는 남자처럼 칼을 휘두르며 자라왔고 안포스는 공작과 함께 그녀를 지켜 보아왔다.
이제 그녀는 원하던 장군이 되었고, 왕의 군대를 학살하고 있으며, 안포스의 적이다.
결국, 굳은 표정으로 말이 없던 공작은 이윽고 입을 열었다.
" .........안포스의 처벌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
저는 아라곤 왕의 봉신이었기에 세금의 20%, 제 병사의 40%를 계속해서 왕에게 제공해왔습니다.
왕이 누구랑 전쟁을 하든, 비록 저와 상관없는 전쟁이라 할지라도 제 병사를 바쳤습니다.
그것은 봉신이 된 자의 의무였지요.
저는 여태껏 항상 5~6천명의 군대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왕의 속박이 풀린 지금!
9157명이라는 저의 진정한 100%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승산없이 전쟁을 일으킬 이유가 없습니다... 현재 아라곤의 군대는 프랑스와 함께 잉글랜드에서 전쟁 중이며
현재 수도 바르셀로나는 수비병 외에는 없습니다.
프랑스 여왕이 아라곤을 도우러 올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나, 원래라면 1만8천명의 대군을 운용하던 프랑스도 지금은 잉글랜드와의 전쟁으로 병력이 6천명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현재 프랑스는 저처럼 반란군이 들고 일어난 상태입니다. 스태파니 여왕은 제 반란군 따위 관심도 없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긴다는 승산이 보였기에, 반란을 일으킨 겁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전쟁은 무승부로 끝납니다.
[ 이제, 프랑스의 지원군 따위는 없다. 나의 계획은 완벽하다. ]
프랑스의 여왕 스태파니는 자신의 신하에게 암살당했고, 그녀의 딸 이사벨라가 새로운 여왕이 되었습니다.
스태파니 여왕의 사망으로 인하여, 프랑스의 속국은 전부 풀려났습니다.
즉 프랑스가 아라곤에게 군대를 보낼 명분따위 이제는 없다는 것이지요.
수도 바르셀로나는 제 군대에 의하여 함락됩니다.
그리고 수도에 머물던 수많은 귀족들이 제 손에 붙잡힙니다.
안포스3세는 저를 암살하려고 계획했지만, 미카엘 백작에게 들킵니다.
뭐... 마음대로 하라고 하세요. 나도 암살해줄테니.
안포스3세는 바르셀로나 가문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후계자, 조카, 아내 전부 저에게 붙잡혀 있지요.
이제 피의 복수를 벌일 차례입니다.
[ 바르셀로나 가문의 인간은 모조리 죽여라. ]
왕의 동생이자 후계자인 라몬-베린저와 그의 사생아를 제외한 모든 자식은 저에게 붙잡혔습니다.
우선 라몬의 목을 날립니다.
안포스3세의 아내, 플랜태저넷 가문의 마틸다도 저에게 처형됩니다.
왕의 조카, 친척이라는 이유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당합니다.
제 손에는 피비린내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왕과 딱히 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모두 무사히 풀려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건, 왕의 조카인 안포스입니다.
그러나, 사실 제가 연재하면서 언급을 따로하지는 않았지만(플레이 내의 모든 행동을 연재에 올리는건 불가능 합니다)
이 청년은 어렸을 적부터 제 궁전에서 제 자식들과 같이 커왔고
저와 '친구' 상태입니다. 이제 저는 그의 처분을 고민해야 합니다.
[ 내 자식을 죽이는 것 같아서 도저히 안되겠다... 그를 돌려 보내라 ]
둘 밖에 없는 친구인데, 죽일수는 없었습니다.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풀어주기로 합니다.
안포스3세는 저를 격렬하게 죽이고 싶어합니다. 저는 왕의 원수입니다.
설령 관계도 치트를 쓰더라도, 이 정도의 원한이라면 좋아질 수는 없습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반드시 죽어아 합니다...
오!!! 정말 좋은 소식입니다. 교육으로 인하여 아들 아사그라가 '영재'가 되었습니다!
영재는 비록 크킹2 최강의 트레잇 '천재'보다는 못하지만 강인함을 포함하여 그 다음가는 좋은 트레잇입니다.
이건 진심으로 운이 좋군요...
[ 왕에게 암살 당할지도 모르니, 돈을 아끼지 않고 최대한의 경비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
왕을 죽이기 위한 저의 음모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독사를 풀어서 그를 보내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한달 뒤, 드디어 저의 계획은 성공합니다.
왕은 독사에게 물려 사망했습니다.
[ 드디어 왕이 죽었군.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목숨이란 허망한 것이다. ]
왕이 죽었지만, 그의 후계자가 될 사람들은 전부 제가 목을 날렸기 때문에
살아남은 안포스가 새로운 왕으로 등극합니다. 그리하여 그의 이름은 이제 안포스4세입니다.
저와 그는 여전히 친구이지만, 입장상 적입니다.
제 반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안포스4세의 군대는 공성중인 제 군대를 습격합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바다를 통한 상륙작전은 사기를 바닥냅니다.
적군은 저보다 수가 많지만, 절반의 사기에서 전투가 시작됩니다.
결국 아라곤 왕국군은 전부 후퇴합니다!
이제 추격전으로 양상이 변합니다. 저는 '학살 전술' 을 발동하여 적을 쫓기 시작합니다.
[ 놈들을 쫓아라! 전부 학살해버려! ]
[ 으아악!!! ]
적을 쫓던 저는 결국 큰 부상을 입어 불구가 되고 맙니다.
안타깝게도 한순간의 실수로 장애인이 되고 마는군요......
그러나 전투는 어찌되었건 승리했고 전쟁 점수는 35%로 오릅니다.
예루살렘 십자군은 실패합니다.
수많은 카톨릭의 군대가 동원되었지만, 이슬람의 대군은 더 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십자군에 참가하지 않은것은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크나큰 후회를 했을 것입니다.
아라곤 왕국군은 사기를 채우고 다시한번 제 군대를 공격합니다!
이대로라면, 승부가 나기 어렵겠군요.
그러나, 저는 바보가 아닙니다.
제 지원군이 합류하고 이 전투도 우리가 승리합니다.
이 전쟁으로 인하여, 대장군 귀슬라는 '중보병 지휘자' '용기' 트레잇을 얻었고 훨씬 더 뛰어난 장군이 되었습니다!
크킹2에서 전투 경험은 장군들의 레벨업과 무력 상승을 불러옵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전쟁 트레잇이 붙는 것이지요.
약혼자 베리사리우스가 성인이 되어 귀슬라와 모계결혼을 합니다.
이미 전쟁 점수는 87%
이 전쟁은 이겼습니다. 우리 아사그라 가문의 반란군의 승리입니다.
적들은 성을 끼고 계속 농성하지만, 굶주림으로 인하여 결국 항복합니다.
전쟁 점수는 100%가 되었고, 이제 왕에게 승리를 선포합니다.
엠푸리에스, 포익스 백작령은 이제 제것입니다.
원래 주인이던 2명의 백작들은 전부 저에게 영지를 빼앗기고 남작으로 강등됩니다.
'포익스 가문'은 오랫동안 포익스 영지를 다스렸지만, 이제는 반역자인 저에게 영지를 빼앗겼군요.
그녀는 포익스에 계속 머물수는 있지만, 포익스의 남작이 되어 저의 봉신으로 강등됩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의 정당한 클레임을 가집니다만... 저에게 반란을 일으킬 힘은 없겠지요.
만약 그런다면 제 손으로 없애버릴 것입니다.
안포스4세는 비록 저에게 항복했지만, 자신의 영지를 잃은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는 사실 아무런 손해가 없습니다. 저는 비록 반역자이지만, 이제 안포스4세는 저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린 친구지요.
그는 저에게 다시한번 재무관을 권유하고, 저는 승낙합니다.
그를 살려둔 것은, 결과적으로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저는 왕의 직할령을 빼앗을 목적도 사라졌기에,
이제 아라곤이 아닌 서쪽의 카스티야 왕국, 나바라 지방에 클레임을 걸기로 합니다.
비록 저는 불구가 되었지만, 다시 왕의 재무관으로 복귀했고 제가 원하던 영지는 전부 얻었습니다.
왕과의 사이는 돈독하고, 문제는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보였습니다.
이제 새로운 주인공은 14살의 소년 아사그라가 되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뒤를 이었기에, 아사그라 2세가 되는군요.
이제 곧 성인이 되는 그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것은 알 수 없습니다.
아사그라 가문에게 영광이 있기를!
[ 신께서 원하신다! ]
내가 죄 없는 바르셀로나 가문을 학살했으니, 이렇게 될 줄은 알고 있었다. 불구가 된 이몸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딱히 아프지도, 괴롭지도 않고 편안하다.
내 침대 곁에 울고있던 나의 아내와 막내딸 아그네스는 방 밖으로 잠시 내보냈고, 이제 내 곁에 있는 사람은 나의 후계자 아사그라밖에 없다.
" 네 누나는 결국 오지 않았니? "
" 예 아버지. 연락도 되지 않습니다.... "
이 아이는 14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제 곧 죽어도 여한은 없다.
하지만 귀슬라... 그녀가 문제구나.
" 귀슬라를 너무 미워하지 마렴.... 용서해줬으면 좋겠다. 비록 그녀가 죄를 지었지만, 너는 가문의 후계자가 될 몸.
그녀를 관대하게 포용 해줬으면 좋겠구나 "
" 알겠습니다 아버지. 저도 누나를 미워하지 않아요 "
이제 나는 아버지의 입장이 아니라, 가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사명이니까...
나는 그에게 이미 낡아서 꼬깃해진 편지를 보여줬다.
" 아사그라야, 너의 이름은 나의 아버지이자 가문의 시조이신 아사그라 공작의 이름을 따왔다.
너는 그 분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그 분은 나에게 이 편지를 남겨주셨다.
모든 것은 가문을 위해 행동하라고 하셨고, 나는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
" 아버지.... "
"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아버지께서 급히 쓰셨다가 급히 덧칠로 지워버린 이 항목...
나는 오랫동안 궁금했다. 도대체 아버지께서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었는지를. "
" 가끔 내 의지에 개...... 라고 된 부분 말인가요? "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평생을 간직해온 사실을 나는 아사그라에게만큼은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 허황된 소리겠지만 말이다.
" 그래. 잘 들어라.... 나는 몇년 전, 예루살렘 십자군에 참가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지.
그런데 그런 내 의지와는 반대로, 나는 전혀 반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아주 가끔 알수없는 존재가 나의 행동,선택에 개입하고 있음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그렇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하려던 말씀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가 우리 가문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후 십자군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나는 분명 그 존재가 신이라고 믿게 되었다.
주님께서 우리 아사그라 가문을 보호하고 계시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릴 지켜보고 계시겠지 "
" 믿기 힘드네요...남들이 들었다면 아버지께서 미쳤다고 생각 할거에요"
" 당연히 믿기 어려운 일이겠지. 하지만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너도......... 언젠가는 느끼게 될 것이다........"
몸이 노곤하다. 점점 잠이오고 있다...이제 나는 여기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겠지.지옥에 떨어지기 전에 주님과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 ........우리 아사그라 가문은.... 신께서 지켜주시는 가문...! 명심해라... 모든 것은... 신께서 원하시는대로.... "
이제 아들이 나에게 뭐라고 소리치고 있지만 들리지가 않는다.... 나는 편히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