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와 "말하기"
오히려 너무 문학적인, 시적인 문장들.
인물의 의식 흐름에 의한 전개, 내면 묘사로 정적인 이미지.
사건에 의한 전개라는 느낌이 적고, 인물의 의식보다는 행동과 대사를 더 보여줬으면
작가가 사랑이 끝났다, 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말 그대로 사랑이 끝났다, 라고 말한다면 설명이겠고요.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 중에서 제가 되게 좋아하는 부분을 가져와보면, 저는 이게 보여주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들은 춤을 췄다. 둘은 춤을 췄고, 언제까지나 그런 아침이 올 것처럼 서로를 품에 안았고, 나중에는 와플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바깥에서는 모든 것이 얼어붙고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 기대어 웃다가 눈물이 다 났다.
보여주기라는 건, 말하고 싶은 메세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그 메세지를 듣는 사람(또는 읽는 사람)이 직접 알아채거나 깨닫거나 판단할 수 있게 상황만 (언어로) 그려주는(제시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