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쯤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왔습니다.
진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온 상태라 호주에 대한 정보가 없었어요.
무튼 그래서 겪을수 있는? 나만 겪은건가.. 무튼 그런 이야기를 해 볼게요.
1.신호등
처음 도착한 곳은 친오빠가 지내고 있던 조금 한적한 동네였는데
그래서인지 뭐 출퇴근 시간이 아닌이상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지 않는것 같아요.
은행을 가려고 하는데 왠만한 작은 도로들은 신호등이 없어서 그냥 건넜는데
큰 길가에 가니 신호등이 있더라구요
기다렸죠. 한 5분인가..신호가 바뀔때까지
근데 신호가 안바뀌더라구요.. 차선은 8차선인데 함부로 건널수도 없고
난감해 하고 있는데 옆에서 공사를 하고있던 아저씨가 뭐라고 얘기 해 주더라구요
근데 영어실력이 꽝이라 알아듣지도 못하고 당황하는데 우리나라에 신호등 보면
청각장애인 분들을 위한 버튼이 있잖아요? 누르면 '잠시만 기다리십시오'하는거
그런 버튼을 눌러 주셨어요. 알고보니 호주에서는 버튼을 눌러야 신호가 바뀜...
벙쪘죠.. 근데 보통 다들 알고 오시는것 같아요.. 혹시나 저 같은 사람 있지 않길..
2. 은행 ATM기를 통한 입금
통장에 돈을 넣어야 하는데 오빠가 그러더라구요
호주 ATM기를 통해서 돈을 넣을때는 봉투가 나온데요
봉투가 나오면 거기 돈을 넣고 기계에 넣으래요.
그럼 2-3일 내로 직원이 돈을 확인해서 넣어준다는..
안 믿겼죠. 근데 오빠 친구중에 그 사실을 모르고 봉투가 나와서 왠지 제대로 돈이 안들어 갈것 같아서
안절부절 하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구요.
네 사실입니다. 봉투에 돈을 넣어야해요.. 왜인지 모르겠어요.
정확히 하기 위해서인가? 싶기는 하지만.. 한국에 살던 저로는 조금 컬쳐쇼크..
3. 외모에 대한 고찰..
뭐 그리 재밌는 얘기는 아니지만..
저는 서양사람들이 동양인들 뭐 동양적으로(눈, 입이 작고 특유의 동양화 얼굴) 생긴 얼굴을
'이쁘다'라고 생각하는 줄 알았어요.
한국에서 이쁘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지만 내심 조금 기대했어요..하하..
내 얼굴이 혹시나 혹시나 서양애들이 보기에는 호감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근데 아닙디다..^^
여기 사람들도 김태희 이쁘다고 하고 이연희 이쁘다고 생각해요
다른게 있다면 외모가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릴때 많은 퍼센티지를 차지하지 않는거..
뭐 평범하게 생겼더라도 말하는게 이쁘고 건강한 생각을 하고 긍정적인 사람을 좋아한다는거
물론 우리나라에서 안먹히는 외모가 여기서는 와 매력적! 할 수는 있어요.
막 훌륭히 이쁜 외모가 아니더라도 풍기는 이미지나 매력으로 호감을 표시하니까
한마디로 한국 훈남 훈녀가 여기서도 훈남 훈녀 랄까
4.김치에 대한 추억
이건 뭐 특징이라기 보다는 제가 겪었던 일이에요.
대만 언냐 둘이랑 저를 포함한 한국인 세명이 쉐어를 함께 했어요.
그때 당시 김치를 맛본게 어언 반년쯤.. 그리워 질 만 했죠.
고추장은 가끔 한국마트에 가서 큰 통 하나 사 놓으면 요리할 때 쓸 수 있지만
김치의 그 매콤 새콤 감칠맛을 맛 볼수가 없으니
제가 김치는 담굴 줄 알아서 재료를 사서 김치를 담궜어요.
근데 제가 있던 지역이 한국인 마트도 굉장히 멀었고, 마트는 다 호주 마트인데
배추수요가 많지 않은 동네라(대형 매장도 배추가 많이 나가는 곳이 상태도 좋고 큰 배추를 많이 가져다 놓아요)
배추 상태도 다 안좋고 가격도 비싸서 선데이마켓(5일장 같은 건데 일주일에 한번 열리는 시장이에요)
까지 돌아다니며 배추를 사려고 했어요. 결국 마트에서 한 4포기 정도 사다가 담구게 되었는데
대만 친구들이 고맙게도 한국음식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요리하면 입맛에 맞다고 항상 잘 먹어 줬는데 그 중 큰 언니가 한국음식을 정말 좋아했어요.
김치를 담구고 가격도 비싸고 재료도 사기 힘드니까 저희 셋이 아껴서 먹는데
언니는 김치가 너무 맘에 들었나봐요
컴퓨터 하면서 김치를 그냥 스낵처럼 먹어요..
싫어 할 수도 있는네 식탁에서 언쟁없이 항상 맛있게 먹어 주는건 고마웠지만
한국인 세명은 조금 그랬어요.. 저희도 아껴서 먹고 있는건데.. 스낵처럼... 아구아구..
근데 또 먹을거 가지고 뭐라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한국인 동생이 저한테
'아 누나 진짜 xx가 김치 저래 먹고있는거 보면 눈돌아가요- -'
근데 말할 순 없었음.
지금은 그 동생도 한국을 가고 그 언냐와는 다른 지역에 있습니다.
써놓고 보니 그리 재미있지는 않네요.. 나중에 워킹홀리데이 경험들을 워킹 준비하는 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어
하나하나 적어 놓고 있는데 도움이 될 지 모르겠네요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 워킹 나가있다고 하면
'외국물 마시는거임?','나는 회사 다니기 싫었는데 자랑질임?','영어는 많이 늘었음? 돈은?'
뭐 이런 반응들인데
30살에 다니던 회사를 과감히 관두고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한번 뿐인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경험을 꼭 해야겠다 하시면서요.
삶이 힘들고 지칠때 도피로 오는 분들도 많구요
어린나이라서 경험을 위해 오는 친구들도 물론 많구요.
그리고 마냥 부럽게 안보셔도 될게 호주 나와있는 친구들이 막 페이스북이나 싸이같은데
즐겁고 행복한 파티? 여행? 사진 올리면 호주가 다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시면 '아..저기나 여기나 치열하네 먹고살기 힘들구만' 하실거에요
무튼 글 읽어주시는 분이 몇이나 계실진 모르지만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