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라면 까기때문이다.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평불만을 가지는 꼴을 못보는게 우리사회거든.
군대 갔다오면 빠릇빠릇해진다는 둥 사회생활 할 줄 안다는 둥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서 군대 안간 여자들이 상대적으로 욕을 많이 먹지. 불평불만이 많다. 지시에 따르질 않는다. 일을 안하고 개념없다 등등.
자세히보면 말이 안되는 것들이다.
불평불만이 많고 개선이 필요한 일이라면 개선을 시켜야한다. 부당한 지시라면 당연히 따르지 않아야한다.
만일 부당한 지시가 아님에도 따르지 않는다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처벌해야한다.
이해의 부족이 불평불만을 낳았다면 설득시키고 타협해야한다. 그게 민주주의 사회다.
일을 안하고 놀면? 그건 해고사유다. 민주주의고 뭐고 특별한 이유없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태만하면 그건 해고사유다.
근데 우리 나라는 안그런다. 정치적 지향과는 상관없다. 진보건 보수건 마찬가지.
불평불만이 많으면 이유고 나발이고 그냥 불평분자로 찍힌다.
부당한 지시에도 알아서 박박기어야 한다. 아니면 회사를 관두던가.
누가 대충 뺀질거리고 놀면 그 공백을 나머지가 채운다. 그래놓고 다같이 끌고가야 조직이라고 자위한다.
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해놓는게 아니라 그냥 개인 하나 조지거나 대충 굴러가는걸로 타협본다.
이거 전부 다 우리나라 조직이나 집단생활의 근본이 군대이기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것도 군사독재시절이 포함된 군대. 찬란하고 지랄맞은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이따위 문화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회사에선 군필남성을 원한다. 시키는데로 하고, 이유붙이지 않고, 추진력있고.
그걸로 인정받는 군필남성들도 그게 좋은건줄 안다. 그래서 안그런 사람보고 군대를 안갔다와서 그런다..같은 헛소리를 한다.
차분히 이유를 따져가며, 위험을 방지하고, 합리적으로 천천히 서로 논의하고 타협하며 상벌이 분명한 조직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거창한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 뼛속 깊숙히 남녀할것 없이 군대식 문화가 세상 살아가는 처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군사독재의 상징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괜히 대통령이 된게 아니다. 전대머리가 이제까지 살아남은거,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