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창작시) 터널
게시물ID : readers_306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른영혼
추천 : 4
조회수 : 1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2/21 15:29:15
옵션
  • 창작글
터널




빛 한 줌 없는 깊은 터널 속을 헤매고 있어요
여긴 어디일까요
난 왜 여기에 있는 걸까요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걸까요

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나는 오로지 출구를 향하고 있어요
하지만 출구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난 왜 걷고 있는 걸까요

갑자기 어디선가 괴물이 나타나 날 덮치면 어떡하죠
괴물은 밖에서도 안에서도 울고 있어요
밖에 있는 괴물은 보이지 않아서 무서워요
안에 있는 괴물은 날 계속 갉아먹고 있어서 두려워요 

걷다가 뭔가를 발로 찼어요
손으로 보이지 않는 바닥을 더듬으며 그걸 주워들었어요
썩은 악취, 끈쩍끈적한 질감
둥그런 공 같은 것에 구멍이 몇 개 뚫려 있네요 

여긴 나만 걸었을까요 
아니면 누군가도 걸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나 이전에 걸었던 누군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 이후에 걸을 누군가는 어떻게 될까요 

내가 누구였는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도와달라고, 누구 없냐고 외치는 목소리도
공중에 흩어질 뿐이에요

아, 이제 정말 끝이군요 
끝이 가까워짐을 느껴요 

이제 그만 편안해지고 싶어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