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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 결코 쉬운 직업 아닙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231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늘처음처럼~
추천 : 4
조회수 : 375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7/02/23 08:53:30
이글은 퍼온 글입니다. 출처는 세계엔 '스튜어디스 지존'에 있던 두룹두루루님의 게시글을 그대로 퍼온겁니다. 저는 이제 8년차에 접어드는 항공사 승무원입니다. 많은 여고생들이 그랬겠지만 저 역시 고교시절 예쁜 유니폼을 입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어했고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여러분께서 생각하시듯 '머리는 텅텅 비고 명품만 밝히는' 승무원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면서도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백만원짜리 명품가방에 현금 3만원 달랑 들고다니는 일부 철없는 승무원들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애국심 하나로 박봉에도 휴일없이 열심히 일하는 남편과 맞벌이 하면서 경기도의 32평 아파트에서 언젠가는 우리도 돈을 벌어 서울로 입성하자고 결의를 가다듬는(?) 이땅의 수많은 일하는 주부의 한사람입니다. 비행기에서 가끔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제일 먼저 묻는것이 '얼마나 버느냐', '한달에 얼마나 일하느냐' 입니다. 처음에는 아무생각 없이 솔직히 말씀드렸지만 이제는 대충 얼버무립니다. 왜냐구요? 다들 "우와~ 그것밖에 일 안하면서 그렇게 많이 받아?" 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네... 승무원들 많이 받습니다. 요즘처럼 취업하기조차 힘든 시대에 저는 정말 회사에 감사하면서 직장 다닙니다. 작년 연말정산 결과 세전 수입이 5천 9백 36만원 입니다. 세금? 저희는 해외 근로 소득이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에 비해 조금 뗍니다. 1백 69만원 떼었습니다. 그나마도 연말정산 착실히 준비해서 꼼꼼히 서류 제출한 결과 백만원 정도 돌려받았습니다. (저는 지금 대학원 다니는 중이라 학비가 매년 천만원 정도 들어가서 소득 공제 금액이 큽니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시면 아마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시겠지요. "승무원들 비행기에서 하는 일도 없는데 많이 버네..." "저러니까 비행기 값이 비싸지..." 비행기에서 승무원들이 하는 일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저 역시 그랬고 제 남편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8년의 시간을 허공에서 보내면서 몸소 체득했고 저희 남편은 2년의 시간을 제 옆에서 보내 면서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명문대 법학과를 졸업하여 박사과정인 저희 남편조차 저보다 천만원 가량 적은 연봉을 받으면서 일하지 만, 남편이 제가 일하는 모습 보면서 그럽니다. "당신 받는거 정말 많은거 아니야... 당신 일하는거 보면..." 승무원들은 한달에 비수기에 80시간, 성수기에 100시간 정도 비행합니다. 일반 직장인들 9 to 5 로 일한다고 계산 했을때 저희는 반밖에 일 안한다고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여기서 비행시간이란 오로지 비행기가 땅에서 떨어져있는 시간만을 계산하는 것입니 다. 비행기 출발 두시간 전에 객실 브리핑이고 객실 브리핑 전에 그룹 브리핑, 브리핑 준비를 위한 시간까지 합치면 보통 비행기 출발 4시간 전에 출근해야 합니다. 15~16시간 비행시간 나오는 미 동부 갈때에는 꼬박 24시간을 메이크업 한채로 유니폼을 입은채로 버텨 야 합니다. 승객들에게 보여지는 서비스 하는 모습은 정말 저희가 일하는 노동강도의 30%도 안됩니다. 승객들이 눈 밖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에서 저희는 맥주 박스, 생수 박스도 번쩍번쩍 들어 날라야 하고 오븐 장갑을 꺼낼 시간이 없어 맨손으로 뜨거운 것도 잡습니다. (저 역시 한창 갤리 듀티를 할때에는 손에 지문이 닳아서 미국 입국할때 지문이 입력되지 않아 고생하 곤 했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다보니 많은 승무원들이 요통에 시달리고(저 역시 한 차례 디스크 수술을 했으 나 그 밑의 디스크가 또 나와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구두를 신고 서서 일하다 보니 발가락과 발톱이 기형으로 자랍니다.(저 역시 정형외과에서 발톱을 잘라내는 수술을 했었습니다.) 승무원들의 유산과 불임율이 일반인에 비해서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며 (출산휴직후 복직하는 승무원 중 30% 정도는 유산후 복직이며, 유산후 회사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까지 계산하면 유산율은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회사에서는 불임치료를 위한 휴직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많은 여승무원들이 생리불순을 너무나도 당연히 겪고 있습니다. 저는 생리가 칼같이 정확한 편인데 시차가 거꾸로 돌아가는 미국에 갔다오면(유럽은 좀 괜찮습니다만) 생리가 하루씩 늦어지더군요. 사람이 1시간의 시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4시간이 필요하다는데 저희는 17시간씩 시차가 나는 거리 를 3박4일 만에 다녀와야 합니다. 탈모, 신경통, 변비, 시력감퇴, 청력감퇴 등은 별로 병축에도 못드는 것들이고 이런것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사회생활하면서 스트레스로 갖고 있는 것이니까 그냥 넘어가지요... 그냥 비행기에서 밥만 나눠주고 나면 하는 일도 없는데 뭐가 그리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물으신다면... 브리핑 전에 공항정보, 입국 서류, 세관 허용량, 무비자 협정, 검역 특이사항, 환율과 시차 등의 정보를 공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 기종마다 상이한 비상장비, 비상신호체계, 탈출 방법을 숙지해야 하고 최근 신기종 도입으로 유무선 인터넷과 위성전화 등 기계적인 부분들도 파악해야 합니다. 승객으로 부터 불만을 접수할 때에는 소속 팀장과 그룹장까지 문책 들어가기 때문에 '매 비행이 지뢰 밭'이고(이건 백화점, 호텔 등 서비스 직종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무슨 얘기인지 공감 하실듯...) 아파도 병가는 꿈도 꾸지 못합니다. 병가가 있을 경우 향후 3년간 본인의 진급 누락은 물론이고 소 속 팀원 전체의 고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눈치 보여서도 병가 못내지요. 부모님이 병져 누우셔도 정 해진 스케줄에 따라서 비행을 나가야 하기에 부모님 임종도 못지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회사에서는 계속해서 기내방송과 영어자격을 업그레이드 하라고 요구하고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지시/공지와 긴장을 늦출수 없는 보안/경계경보로 장거리 나가기 전에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정말 업무 강도가 반으로 떨어지기만 한다면 월급을 반으로 줄인다고 해도 달게 받겠습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습니까. 더더군다나 남의 돈 받으며 일하는게 세상에 쉬운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 그만큼 받을 만 하니까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라도 이만큼 안주면 이일 안합니다. 승무원에 대해서 '얼굴 쫌 반반하고 머리 빈 젊은 여자애들'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특히 젊은 네티즌 분들)... 겪어보지 않고서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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