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이 늙은 새 단말마 보챈다
바다 건널 기량 쇠해 작년 왔을 때 묏자리 봐둔 철새는
동포와 지구 반 바퀴 떨어져 죽는 게 팔자다
다만 제 삭신 과신해 기어이 날다가 추락한 놈의 덕에
물고기가 하늘의 고기 맛 별미로 아는 일 적지 않다
그런 무모한 비행은 새대가리다웠다 하지마는
어찌 그리움이 인간만의 고유겠는가
그립다 못해 날갯짓할 사정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