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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아내가 아니야...
게시물ID : humorbest_3071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안Ω
추천 : 142
조회수 : 7583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0/27 23:40:11
원본글 작성시간 : 2010/10/27 20:36:12

자기야, 미안...
일단 미안하다는 얘기부터 하고 쓸께...
우리 결혼, 벌써 4년차, 내일이 결혼기념일이네..
문득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씁쓸한 마음에 반성하는 기분으로 쓸게...

서로 사랑 하나만으로 아무것도 없이 결혼한 우리..
가뜩이나 어려운 양쪽 집안에 손벌리지 말자며
1년동안 둘이 모은 1000만원 가량의 돈과 집을 얻기 위해 받은 대출..
같이 열심히 일해서 얼른 갚자고 얘기해놓고
결혼 1년 후, 내가 급작스럽게 몸이 안좋아져 1년을 가까이 쉬었을때
내 몫까지 대출금을 갚기위해 열심히 일하던 당신, 지금와 생각해봐도 미안하고 고맙기도해..
다행히 지금은 다시 맞벌이를 하며 아끼고 아끼며 잘 살고 있지만
아직도 다 갚기엔 까마득한 대출금...

한달전, 자기가 그랬잖아
아버님이 시골에 있는 땅을 팔면 돈을 조금 빌려서 대출금 다 갚아버리자고...
물론 힘들었기때문에 그렇게 얘기한거라는걸 모르는건 아닌데 내가 자기한테 화를 냈었지..
"땅팔아서 돈이 얼마나 나온다고 그래.. 아버님, 어머님한테 용돈한번 드린적 없는데..
그 돈 받아서 안갚는다고 아버님, 어머님이 우리한테 뭐라고 얘기나 하실수 있겠어??
그냥 달라고 하는 소리랑 뭐가 달라.. 그냥 노후자금으로 쓰시라고 돈얘기는 꺼내지도마!!
괜히 맘 약한 소리하지말고 조금이라도 젊을때 고생해서 갚으면되지!!"
라고 화를 냈을때, 자기 눈이 어땠는줄 알아??
무슨 천사라도 본 것처럼 행복해하며
"역시 내가 장가는 잘갔네. 우리 여보가 최고다!!"라고 했었잖아...

근데 미안....
나 사실은 조금 딴 생각을 했었어..
물론 부모님께 변변찮은 용돈 한번 드린적 없고 일한다는 핑계로 몇번 찾아가뵙지도 못하고
따뜻한 밥상 한번 차려드려본적 없는 내가 밉기도 하지만...
솔직히 불안한 마음도 컸어..
부모님과 의절한 아주버님, 형님들은 어차피 결혼을 하셨고...
나중에 우리가 아버님, 어머님을 모셔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말이야
자기한테 저런 입발린 소리나 하면서 속으로는
"돈 조금 받았다고 형제들이 우리보고 모시라고 하면 어떻게하라구.."
라는 나쁜 생각을 했거든...
.....근데 그때 자기가 너무나 감동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차마 말을 못하겠더라...
정말 미안해....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지 않아!! 라고 강력하게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나 아직 철이 덜 들었나봐... 조금은 부담스럽고 그러네...
..미안해.....
자기가 생각하는 그런 착한 아내, 착한 며느리가 아니라서....
하지만 좋게 생각해보려고 노력은 할께..
지금은 비록 나쁜 며느리, 가증스런 아내지만...
그래도.... 내 나름 최선을 다해볼려고 노력할께...

미안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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