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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게에 썼다 이건 아닌거 같아서 다시 고게에 올려요. 아오 ㅅㅂ
게시물ID : gomin_3533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rJo
추천 : 5
조회수 : 47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6/24 03:30:40
한잔했어요 게시판에 써야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우울한 맘에 소주 한잔 하고 와서 글 싸지르는데요

아 정말 답답합니다

접때 푸념하는 글 하나 올렸는데 베오베도 보내주시고, 많이들 격려해 주셨는데요
아직도 상황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서 너무 답답하네요

돈 많이 버는 의사들이요? 많아요. 많다 마다요.
근데, 티비에서, 정부에서 내거는 자료요? 전체 의사들 수입 합해서 평균낸거에요
뭔소리냐고요?
전국 한우고깃집 매출 평균 냈는데 월매출 3천이네 한우집 사장들 돈 존내 잘버네 ㅅㅂ
이거라고요

강남 등지에 있는 럭셔리 한우집이나, 지방에 있는 소문난 한우집 일부는 돈 긁어모으겠죠
사람들도 그런데 많이 찾을거고요
근데 그런데 아닌 한우집이 더 많잖아요. 그렇지 않아요?

여러분들이 아는 그런 돈 긁어모으는 사람들은 의사가 됐던 한우집 사장이 됐던 포괄수가제고 뭐고 별로 상관 없어요. 그런 사람들은 돈이 많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나 본인이 병에 걸리면 나라에서 만들어 준 영리병원에서 행위별수가제로 비싸게 진료 받으면 돼요. 장사 잘 되고, 영업 잘 되서 돈 많이 버는데 그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근데, 일반적인 수입의 사람들(여러분들이 서민~중산층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이나 그에 비슷한 수입의 의사들은 영리병원에서 그렇게 돈 많이 주고 진료 못받잖아요. 안그래요? 

저도 현직 의사에요
남들이 말하는 자수성가형 의사에요
주변에 친척이나 아는 사람들 중에 의사 한명도 없어요.

포괄수가제 왜 반대하냐고요?
뭐, 일단은 제가 제 소신껏 환자 보는데 방해가 되니까 반대해요.
극심한 두통이 온 환자가 있는데, 뇌출혈 가능성이 있어 CT를 찍었는데, 뇌출혈이 있으면 수가로 인정을 받는데 뇌출혈이 없으면 CT 수가를 인정 못해준다는 보건복지부 직원 이야기는 보셨죠? 그런 경우는 의사선생님들이 알아서 하셔야 한다는 보건복지부 직원의 대답이 가관이었죠..

그런데, 소신껏 환자를 보지 못하더라도, 굶어 죽지는 않아요. 국가에서 정해주는 대로 정해주는 검사와 정해주는 치료만 하면서 방어적으로 진료하면 환자가 낫는 비율은 줄더라도 제가 소송을 걸리는 일은 없겠죠. 

근데 저나 제 가족도 사람이거든요.
나이 들면 병이 들거고, 어딘가 고장이 날텐데, 그땐 어떡해야 할까요.
제가 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보편적인 의사들 수입정도로 벌면서 살텐데, 가족들이 혹시나 암에라도 걸리면, 돈 많이 버는 사람들처럼 영리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을 정도가 못돼요. 지금도 빚이 산더민데요 뭐.


포괄수가제 하면요, 누가 좋은지 알아요?
충수돌기염(흔히들 맹장염으로 알고 있는)으로 예를 들자면, 이 충수돌기염이 이 생긴 분이, 수술을 했는데, 통증도 별로 없고 수술 끝나고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정말 나라에서 추천하는 만큼만 딱 약을 쓰고 퇴원날짜 맞춰서 퇴원하는 분들한테는 좋을 수도 있어요. 근데, 그 이외에 수술 끝나고 조금이라도 통증을 참기 힘들다거나, 수술 부위에 염증이 더 생긴다거나 하면 그때부터는 답이 없어요. 일단 닥치고 퇴원했다 다시 입원해야되요. 말 그대로 치트키를 쓰는거죠. 근데 그 치트키를 가만 놔둘까요? 곧 없어지겠죠. 그럼 답이 없는거에요. 

실제로 그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건복지부에 물어봤는데 그건 의사선생님들이 알아서 하셔야 된대요. 우리가 알아서 할려고 하면 이래라저래라 태클을 걸어요.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죠?
근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어요. 이대로라면 일어날거에요.



전 제가 의사라서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게 아니에요.
나나, 내 가족이 환자가 됐을때 문제가 될 게 뻔히 보이니까 반대하는 거에요.

여러분들도 잘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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