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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어제]내 얼굴이 그렇게 만만하니
게시물ID : humorstory_3073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카리sWeAT
추천 : 0
조회수 : 62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8/16 20:32:29

오랜만이다, 그래. 
이제는 나도 내 얼굴이 
선해보이고 복이 많겠지만 무언가 조상중에 안 좋은게 씌여서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걸 안다. 
너희들과의 반복된 만남은 너희들의 공격패턴을 파악하도록 했지. 
너희들은 정말 어디에나 있구나. 

최초의 만남은 압구정이였지. 그 때는 너도 혼자였어. 
그리고 신촌, 신도림. 
신도림때는 마침 좀 한가했고 너희들이랑 진득허니 이야길 했었지.

계속되는 나와의 질의응답. 
내가 너희들 한테까지 
"그쪽 특이하다는 말 자주 듣죠?" 라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아 솔직히 그 땐 좀 충격이였다. 내가 진짜 막장이구나...너희들 한테까지 특이하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으니까....

하여튼 너흰 매우 짜증이 난다는 표정이더구나. 
하긴 30분 넘게 자꾸 어디론가 데려가려고 하고 그게 안되니까. 
"왜요? 저기서 앉아서 할 수 있는 이야기면 여기서도 할 수 있잖아요?^^" 

근데 나도 너희가 말걸면 짜증나. 
왜 하필 시간 없을 때 말걸고 그래. 시간 있으면 내가 너희랑 얼마든지 이야기 할 수 있는데. 너희를 짜증나게 할 수 있는데. 
그 시간만큼 한 사람이라도 너희랑 덜 만나게 할 수 있는데. 

그리고 어제 천안 신세계 백화점에서 또 한 번. 오랜만이더구나. 
'후우우우우....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는 인상인가?'
조금 짜증이 났어. 너는 유시민이랑 진중권을 합쳐놓은 호감가는 생김새. 근데 난 시간이 없었어. 그래서 말했잖아. 

"정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3문장으로 요약해봐요. 내가 그것까지만 들어줄게요." 

근데 또 어쩌구저쩌구. 
난 급해서 가겠다는데 진짜 약속에 늦겠는데 
왜 너가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니. 
중요한건 차에 치이거나 집안에 누가 돌아가셨을 때가 중요하고급한거라고? 약속에 늦는다고 큰일나지 않는다고? 

...너흰 잘못 걸렸어. 내가 중학교 때 집 앞 놀이터에서 5만2천원 삥 뜯길 때도 양아치들한테 "2천원만 가져가세요" 라고 했다가 "에바야" 소리 들은 놈이야.

내가 영어 상급2와 일본어 상급 디베이트를 거치면서 그런식의 공격할 부분이 너무 많은 논리를 잘 잡아내는 사람이야. 

"...그래요, 내가 약속에 좀 늦는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진 않아요."
"그렇죠? 저희와 인생을 봐꿀 수 있는 이야기를 10분만 해요."
"그렇다고 이 약속이 나한테 중요하고 급하지 않은건 아니에요. 나한테는 그쪽이랑 여기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오랜만에 친구랑 만나는게 더 중요해요."
"아니죠! 그건 중요한게 아니죠"

멍청한놈 디베이트 할 때 범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인 극단적 입장 취하기를 저질러 버리다니. 말할 땐 속 시원하겠지만 곧 몇 배로 공격 당한단다. 애초에 넌 나랑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하는게 아니야. 주제는 어느새 너희들이 원하는 주제에서 '내가 어떻게 느끼냐'로 바뀌었으니까. 그리고 이건 내가 그렇다고 하면 곧 그 말이 법인 어떠한 객관적 자료와 논라도 통하지 않는 주관적 논리 끝판왕인 게임이야. 이 주제는 너희가 뭐라고 말하든 내가 "아닌데?" 라고 하면 게임 끝이야. 애초에 너흰 처음에 말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벗어났어. 너무 쉽게 걸려들였구나.

그리고 디베이트를 끝내고 나서 가려는데 아뿔사 내가 간과한게 있어.
너희 또한 논리적으로 말 싸움을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였어. 어떻게든 물어지니까. 애초에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포기하고 가려니까 내 어깰 잡네. 뼈가 보이는 앙상한 팔로.
"이거 놓으세요. 잡지 마세요."
"하지만 이대로 가시면 대대손손 조상들까지 복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립니다."
이번엔 내 백팩 손잡이를 잡네. 그래 그거 잡기 쉬우라고 그렇게 만들어져있긴 한데 너희가 잡으라고 있는건 아냐.

"이거 놓으세요. 잡지 마시라구요. 만지지 마세요."
"잠깐만..."
"놔, 놓으라고. 만지지 마. 따라오지마"
그제사 잡은걸 놓았지만 난 나름 정색하고 무서운 표정지었는데도 따라오긴 계속 따라오더구나. 
그 후엔 다른 여자들에게 말을 걸고 있고.
2시간 후에도 너흰 동일한 자리에서 다른 여성에게 말을 걸고 있더구나. 비오는데 우산 써가면서. 대단해. 그 열정으로 다른걸 해봐. 
니들은 대대손손 조상까지 복 받았으면서 그런 짓을 하고 앉았니. 

얼굴이 저런 놈들 꼬이게 하는 만만한 형태인건 바뀌지 않으니까 다음에도 또 꼬일테고 다음엔 진짜 제대로 짜증나게 해야겠다. 

아니, 놀려볼까? 나도 그거 믿는다고 난 다른 지파 사람이라고 님들은 어느쪽 라인이냐고. 요새 사람들이 잘 안 넘어오지 않냐고 그쪽은 오늘 몇명이냐 하냐고. 
아니면 오타쿠처럼 "안된다능...집에서 우리 미쿠짱이 기다링다능...애니 봐야한다능....내 앞길을 막지 말라능!!!! 님들도 미쿠짱 좋아하냐능 (철컥) 더 이상 내 앞길을 막으면 훗...어쩔 수 없이 내 숨겨진 힘을 써야겠다능..."
다단계인척 해볼까 "아 좋죠좋죠 사실은 제가 정수기 파는 사람인데 제이야길 먼저 들어주시면 따라가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정수기 뭐 쓰세요?" 

ㅋㅋㅋㅋ미친놈들한테 미친놈 취급 받으면 엄청 웃길 것 같다. 
다음 만남이 기다려 지는구나. 
아 근데 저같은 분 아니면 저런 사람들이랑 만났을 땐 인격적 대우 해주시지 마시고 말 걸어도 무시하고 가는게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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