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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딸입니다^^
게시물ID : diet_307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diajun
추천 : 28
조회수 : 791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3/10/23 21:36:28

잠깐 틈을 타서 쓰는 글입니다. 하고픈 얘기는 많지만, ㅎㅎ

 

오후 4시 쯤 가진통 시작.

저녁 8시 쯤 진통 시작.

12시에 분만실 들어가서, 새벽 1시에 극심한 고통으로 무통주사.( 무통주사는 척추에 꽂습니다 -0-)

아침 6시 양수 터짐.

오전 10시 촉진제 투여.

오후 123분 출산.

 

진통 시작하고 17시간 걸렸네요.

진통부터 아가 나올 때까지 모든 시간을 같이 했습니다.(가족분만실)

 

출산에 관한 글들은 많으니 과감히 생략합니다. 이 악다물고 눈물만 삼켰네요;;

 

 

 

hhDSC02335.JPG

세상에 나오자마자 눈을 부릅 뜨더군요.

보는데, ‘아이구 내새끼뭐 이런 느낌 전혀 없었습니다.

유난히 까만 눈동자로 저를 쳐다보는데, 저절로 허리가 굽었습니다.

안녕하세요~”라는 말이 입에 물렸으나... ‘, 얘는 내 딸이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농담이 아니라, 뭐랄까... 낮선 존재와의 만남이랄까. 그랬어요.

 

산모, 아이 모두 건강합니다.

아가는 2.4키로, 살짝 저체중입니다. 예정일 보다 10일 일찍 나왔어요.

제가 쪼글쪼글 저체중으로 태어나, 살 잘찌는 천성의 체질로 고생하는 인생이라 걱정은 살짝 됩니다만, 지금은 그런 걱정할 새가 없네요.^^

옆지기가 골격이 작아요. 뼈도 가늘고 특히 골반이 좁아서 잘 안 벌어지는 몸입니다.

의사가 그러더라구요, 이렇게 작은 아가가 아니었으면 자연분만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아가는 그렇게 작은 몸을 유지하고 일찍 세상에 나온 것은, 아마도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르죠.

 

다게니까 음식 얘기로 넘어갈께요.

hDSC02371.JPG
hDSC02397.JPG
위에는 중국식 볶음요리, 부추요리, 계란찜, 타이식 요리(말이), 연어구이(하얀소스)
아래는 불고기. 오댕볶음(야채가 살아서 아삭거림), 맛살 무침(약간의 마요에 견과류를 갈아 섞음) 등등.
 

이게 제X병원에서 나온 산모식인데요.

진짜 맛있습니다. 간도 양념도 심심하게 요리했는데,

첫 입엔 식 재료의 맛이 느껴집니다. 불고기면 소고기 특유의 향과 식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나서 양념의 맛이 슬슬 밀고 들어와서 혀를 감싸고, 목으로 넘기고 나면 뒷 끝이 아주 깔끔.

생선구이를 제외하곤 아주 짱이었습니다. 생선구이를 대량으로 공급하는데 어쩔 수 없겠죠.

정말로 요리사 찾아가서 요리 배우고픈 마음이 간절했어요.

밥과 국 외에 6찬이 나왔는데, 5대영양소 골고루 꼭꼭 챙겼고,

한두 가지는 다이어트와는 거리가 먼 요리였는데, 워낙 소량이다 보니, 이렇게 먹어서는 다이어트에 아무런 지장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옆지기의 한마디는 더욱 와 닿았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음식에 대한 욕구 조절이 저절로 되겠네. 먹고 싶은 거 매끼니 먹으면서도 건강과 다이어트 모두 챙기겠는걸...”

 

저도 옆지기와 함께 산모식으로 23일 운동 없이 생활했는데, 살찌는 느낌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혼자 돌아다닐 때엔 계단으로 다녔지만요^^

 

출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옆지기의 배 크기는 전혀 줄지 않았습니다. 원래 그렇대요.

몸무게도 전혀 줄지 않았어요. 신기하죠.

옆지기 걱정이 많습니다. 이거 안 빠지면 어떻게 하냐고. 게다가 부종으로 온 몸이 붓고요. 특히 다리가 코끼리 다리 됐네요.

일단은 맛사지 오일 사서 전신 맛사지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했죠. 수유 끝내도 안 빠진 살이 있으면 내가 빼주겠노라고.

 

어떻게 빼는지는 모두 아실 겁니다.

병원 산모식과 같은, 음식에 대한 욕구를 억누르지 않는 건강식으로.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것이 사랑과 행복감인 듯 해요.

사랑이라고 해서 연인의 사랑만은 아니죠. 동네 꼬마 아이와, 노인과 나누는 정도 사랑일 것이고.

사회의 약자를 찾아가서 고통을 함께하고 불의와 불합리에 대항하는 것도 사랑이겠죠.

제 인생에 정말 자랑할 만한 일은 장애인활동보조를 했다는 것과, 헤이리 꼬맹이들이 저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저를 믿고 좋아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모든 일들...

그러한 것이 삶의 행복감을 올려줄 수 있을 겁니다.

 

저야 당장 아이를 키우며, 옆지기와 함께 가족의 사랑을 일궈야겠죠.

그렇게 사랑이 넘치고, 삶의 행복감이 올라갈 때, 다이어트는 당연히 더 쉬워집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니 도파민이니 하는 의학적 설명도 있죠.

 

이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더 많은 사랑을 나누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저 여기.. 가끔이라도... 틈나는 데로 들릴 것이니, 마치 떠나보내는 사람인 것처럼 댓글 달지 말아주삼 ㅎㅎ

그리고 꾸준히 일기 올리시는 분들, 추천 하나씩 올려 주세요. 제가 시간이 없어서 누르지를 못했는데,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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