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지휘 현현하니 햇살은 빛과 부딪히는 먼지처럼 그윽한 소리 난다
소리는 진동이고 파동은 에너지 곧 그 능력은 세포 속 유전 인자보다 더 작은 원자의 기저까지 공명하는 코러스라
생명의 노랫소리가 깊고 간절히 퍼져 광물이 형성되고 풀이 자라고 알이 깨어난다
그러한 모든 참여 실체가 악단의 일원일 태양계 규모 연주회, 그것이 우리 있는 무대, 지구며
별빛으로 갈채 받아야 할 이유다
흰 수의같이 서러웠던 빙하기 버금갈 낙진 세례로 되돌릴 수 없는 땅 위에 심정지 음정의 레퀴엠만이 맴돌게 될지 모르나
광기와 오만의 역사에 한 시대들 쥐어 짜낸 핏물이 범람해왔다 한들 지구는 여태껏 기특하게도 창백하리만치 푸르렀으니
긴 진통과 신음 거쳐 기어이 핏물보다 푸른 노래는 이어지리란 믿는 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