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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개념-포석(1)
게시물ID : baduk_3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이예쁘네요
추천 : 20
조회수 : 198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3/20 21: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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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에 재밌는 돌잡기 기술을 보았으니 본격적인 내용 하나를 보겠습니다.
제 글을 보고 한 분이라도 계속 바둑을 취미로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누차 말씀드렸지만 바둑은 집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일종의 영토전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커다란 나라를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일단은 시작이 중요하겠죠. 그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바둑에서는 포석이라 불립니다.




1.png
참고도-1
바둑의 초반 포석단계에서는 많은 경우 네 귀를 먼저 차지하고 시작합니다. 왜 그럴까요?
참고도-1을 보시죠. 우상귀와 중앙집은 4X4=16집으로 같습니다.
하지만 같은 16집을 짓기 위해 들어간 돌은 다르죠. 귀는 8개, 중앙은 무려 16개의 돌을 투자해야
같은 집을 지었습니다. 바둑은 한 수씩 번갈아가며 두기 때문에 한 수 한수의 능률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돌 하나의 가치를 상대 돌의 가치보다 크게 만들어야 승리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초반 중앙보다는 집을 짓기 쉬운 귀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는 게 옛날 바둑입문서적들의 레파토리입니다. 하지만 참고도-1의 설명이 100퍼센트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귀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 만큼 늘어날 여지가 거의 없지만, 중앙의 집은 거대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죠.
귀가 투자한대로 돌려받는 연금개념이라면 중앙은 주식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 눈덩이를 굴리듯 불어나지만 실패하면...
아무튼 나라를 세우려면 튼실한 거점이 있어야 하듯 중앙보다는 귀부터 선점하며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 이치에 합당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일단 시작은 귀부터 차지한다고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귀를 차지하는 방법은 화점과 소목이 대표적이며, 외목도 간간이 쓰이는 착점입니다. 또한 오늘날 거의 등장하지는 않지만 고목과 삼삼을
비롯해 대외목, 대고목, 5,5등의 특이한 착점들도 있습니다.












2.png
참고도-2
참고도를 보시죠. 화점에서 굳힌 모양들입니다. 굳힘이란 무엇인가?
귀를 한 수를 들여 지킨다는 거죠. 화점에 둔 점이 병사를 주둔시켜 간을 보는 거라면
한 수를 더 들여 굳힌 수는 말뚝을 박아 목책을 세우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A:날일자 굳힘 B:한칸 굳힘 C:눈목자 굳힘 D:두칸 굳힘

A의 날일자 굳힘은 가장 많이 쓰이며 견실한 굳힘입니다.
B의 한칸 굳힘은 돌이 한줄 높게 있으니 중앙을 좀 더 의식한 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C의 눈목자 굳힘은 변과 중앙을 의식한 수입니다.
D의 두칸 굳힘은 잘 쓰이지는 않지만 눈목자 굳힘과 비슷한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초보자분들은 이런 설명은 다 잊으시고 날일자 굳힘 정도만 기억하셔도 됩니다. 날일자 굳힘이 가장 많이 쓰인다 땅!!













3.png
참고도-3
소목에서 굳힌 모습입니다. 일견 보기에도 화점에서 굳힌 모습보다 견실해 보입니다.
A:날일자 굳힘 B:한칸 굳힘 C:눈목자 굳힘 D:두칸 굳힘

역시 A의 날일자 굳힘이 제일 많이 쓰이며 무난한 착점입니다.
B는 귀보다는 중앙을 의식한 수이며 C와 D는 지키기는 했으나 아직 귀가 많이 허술합니다.
특히나 D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뭔가 머리가 아파지려고 하시는 분들...다 잊으세요. 귀를 굳힐 때는 날일자 굳힘만 기억하시길...












4.png
참고도-4
굳힘이 말뚝을 박는 거라면 걸침은 상대가 귀를 차지하는 걸 방해하는 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역시 날일자 걸침, 한칸 걸침, 눈목자 걸침, 두칸 걸침이 있습니다.
화점에서는 백1의 날일자 걸침이 가장 많이 쓰이는 걸침이라고 알아 두세요.
소목에서는 D의 날일자 걸침과 E의 눈목자 걸침도 많이 쓰이지만 초보자분들은 백2의 한칸 걸침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이게 가장 무난한 걸침.












5.png
참고도-5
화점과 소목의 날일자 굳힌 모습입니다.
차이점이 느껴지시나요? 같은 굳힘이지만 화점은 돌이 소목보다 높게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귀가 소목보다 허술합니다.
한 수를 들여 지켰지만 아직은 A에 침입하여 사는 수가 있습니다.(패가 난다고 알고 계시길...)
반면에 소목의 날일자 굳힘은 견실하여 배석에 따라 수단의 여지는 있지만 일단은 집이라 보시면 됩니다.












6.png
참고도-6
봅시다. 그럼 화점은 한 수를 더 들여 지켜도 완전한 집이 안된다는 거죠.
우상귀처럼 두 수를 더 들여야 화점은 완전한 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목이 한 수로 굳힐 수 있는
것과는 큰 차이죠.

그래서 화점은 초반에 귀를 굳히지 않습니다. 귀는 한 수만 병사를 주둔시켜 놓고 발빠르게 상대에게 걸쳐가거나
변으로 벌려 모양을 키워가는 것이 기성 오청원선생의 신포석 핵심.
반면 소목은 한 수로 집이 되기 때문에 초반에 귀를 굳히는 것이 큰 수가 됩니다.
걸치는 것도 마찬가지. 화점에 걸치는 것보다는 한 수를 굳히면 집이 되는 상대방의 소목에 먼저 걸치는 것이 평범한 착상.

여기서 오늘의 핵심내용.
소목의 굳힘과 걸침은 화점보다 우선한다.












7.png
참고도-7
화점바둑에서는 먼저 걸쳐갑니다. 흑5는 상대의 굳힘을 방해하며 내 모양을 키워가겠다는 한 수 입니다.












8.png
참고도-8
또는 벌려갑니다. 귀는 상대가 걸쳐오면 응수하면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화점바둑의 요체는 귀는 한 수로 
대충 영향력을 행사한 뒤...스피디하게 큰 자리들을 차지해 가는 겁니다.
소목이 실리에 민감한 수라면 화점은 소목보다 중앙으로 한 줄 높게 있기에 귀는 취약한 대신 중앙에 대한 영향력은
소목보다 큽니다. 발빠름과 세력에 대한 이해가 화점의 핵심.
흑1,3,5포석이 바둑계의 낭만파 다께미야 9단의 삼연성. 다께미야 선생의 기풍은 우주류라고 불립니다.
저는 허무류라고 부르고 싶지만 초보자분들은 겁이 많으면 안됩니다. 꿈은 클 수록 좋은 겁니다. 네...












9.png
참고도-9
반면에 소목은 초반에 굳히는 수가 큽니다. 굳히는 순간 집이 되니까요. 흑이 5로 굳히면 백의 입장에서는 흑의 양굳힘을 방해하기 위해
6으로 걸쳐가게 됩니다. 백6의 수는 네가 거기도 굳히는 꼴은 못 본다. 거기는 나랑 나눠먹자...하는 겁니다.
또 한번 복습. 굳힘은 귀를 지키는 것. 걸침은 굳힘을 방해하는 것.













10.png
참고도-10
제가 아까 한 말 기억하시나요? 소목의 굳힘과 걸침은 화점보다 우선한다.
소목은 화점과 달리 한 수로 굳히면 집이 되기 때문에 굳히는 수가 큽니다.
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소목에 걸쳐가는 자리가 급한 자리가 되는 거죠.
따라서 참고도-10처럼 흑의 입장에서 A의 걸침보다는 흑1로 소목에 걸쳐가는 게 평범한 착상입니다.












11.png
참고도-11
흑의 차례. A,B 중 정답은?





이제 쉽죠? 정답은 B로 굳히는 수입니다. 화점에서 굳히는 것보다 소목에서 굳히는 수가 큽니다.










12.png
참고도-12
오래 전에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기본포석. 초보자용 포석이기에 지금 보면 흑이 지나치게 무난하게 판을 짜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초보자분들은 이해가 되지 않으시더라고 한번 포석의 흐름을 따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바둑의 시작은 이해가 아니라 흉내입니다. 정석을 이해하지 못해도 따라 두고 포석이 이해 안되도 따라 두고...깨달음은 그 후에
찾아오는 겁니다. 조급해 하지 마세요^^
설명을 조금 드리자면 흑의 화점포석. 귀를 굳히지 않고 5로 먼저 걸쳐가거나 15로 벌려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화점의 성향에 따른 수.
흑11,흑17이 날일자로 받지 않고 한칸 높게 받은 것은 고저장단을 맞추기 위한 수입니다.
11이 삼선에 있으면 하변 흑집이 모두 삼선에 낮게 깔리게 됩니다. 집을 지어도 이런 납작한 집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9와 11의 고저장단. 15와 17의 높이. 백20으로 3선에 지키지 않고 높게 받은 것도 모두 고저장단에 따른 수입니다.

한쪽이 3선이면 한쪽은 4선으로 높게...고저장단은 포석이론에서 중요한 부분인데 당장은 이해가 안되시겠지만 나중에 이에 대해 자세히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설명해 드릴게요.









오늘은 포석의 기본개념을 조금 살펴봤습니다. 소목은 실리적인 수. 화점은 소목보다 중앙지향적이고 발빠름을 의식한 수라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옛날 책에서는 화점은 굳힘보다 걸침이나 벌림을 우선한다고 써 있습니다.
하지만 바둑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벌리던 장면에서도 요즘은 화점을 굳히는 수가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좀 더 실리에 짠 수로 제 취향도 이쪽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화점을 굳히는 수가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초보자분들이 굳힐 장면을 알기는 힘들기에 일단은 오늘 배운 내용대로 포석을 짜 보시길 바랍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소목의 굳힘과 걸침은 화점보다 우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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