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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연애가 확실히 끝났다.
게시물ID : love_308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iskil-Lyra
추천 : 15
조회수 : 1817회
댓글수 : 103개
등록시간 : 2017/06/21 02:23:28
2015년 1월 2일 향수 학원에서 처음 만났다.
나는 너에게 한 눈에 반한 건 아닌데, 뭔가 붉은 색 실이 묶여 있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너도 나에게 그런 것을 느꼈기에 서스름 없이 비밀을 다 이야기 했겠지.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고, 양부모에게 버림 받아서 친부모에게 돌아갔다가, 생명을 위협을 당해서, 다시 양부모에게 가고......
그냥 듣기만 해도 기구한 이야기... 그냥 이렇게 자라준 것만 해도 고마울 정도였다. 나라면 이렇게 자랄 수 없을 거라고 이야기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알게 되면서, 급속도로 호감을 느끼면서도, 너의 빛나는 모습 이면에 감춰진 심연에 대해서는 무섭기도 했다.
그래서 인지 난 너에게 내 하얀 물감이 너의 검은 물감을 하얗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그냥 너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라는 그 마음이 들었으니깐.

하지만 돈도 행복도 가족도 친구도 그 어떤 것 하나 부족할 것 없이 자란 나와 정 반대의 환경에서 자란 너에게 위험함이라는 걸 느꼈다.

특히 우리의 첫 관계를 갖기 전에......
그 멘트가 뇌리에서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마치 어제의 일 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지금 섹스를 하고 싶은데, 너와 하고 싶으며, 너가 오지 않는다면 난 다른 사람하고라도 해야겠다." 라는 말.
아마도 지금와서 이 말을 들었다면, 절대 너한테 다가가지 않았을 텐데.
그 때의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새벽 4시에 집에서 택시를 타고 강남의 4月이라는 호텔로 날아갔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 직면하는게, 설렘, 두려움 하튼 복잡미묘, 달콤쌉싸름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는거 같다.

이러한 내 세계에서 벌어질 수 없는 위험천만하고 무섭고 두려운 그런 일들이 계속 발생했다.

그러다가 우리가 교제하게 된 계기...

학동 인근의 BAR에서 일하고 있고, 그 동료들과 술을 마셔서, 떡이 되어, 나더러 데릴러 오라고 했다.
처음에는 건대에 있다고 해서 건대에 갔더니, 건대 인근에 너가 말하는 아파트는 없었다.
그래서 어찌하다가 같이 있던 동료와 연락이 닿아서, 너가 도농역이라는 곳에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생전 들어본적도 없는 동네여서, 찾아가는데 애를 꽤 먹었다.

그곳에 내가 도착하고, 시간 간격을 두며, 내 전화를 70통이상 부재중이 될 때까지, 연락이 되지 않아, 자리 떳고, 돌아가는 중간에, 너의 연락이 와
다시 되돌아 갔을 때, 나는 화 한 번 안내고 그냥 아무 말 없이 여명을 사서 얼굴이 대주었다.

난 너가 어떤 행동을 해도 한결 같았고, 너의 편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더 큰 마음으로 보듬어 주려고 했다.
그 모습을 봐서 인지 너 또한 마음을 열고 교제하기로 한 거 같다.

2015년 5월 9일 우리가 교제를 하게 되고, 너의 집에서 15일 부터 동거를 하게 되었고, 그냥 마냥 모든 게 행복하고, 즐거웠던거 같다.
아마도 신혼 부부가 되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결혼하면 이런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을까.

하지만 생각보다 나의 고통은 빠르게 찾아왔다.
2015년 7월 돈과 남자가 얽힌 너의 생활과 과거가 나를 옭아매 왔다.
유부남과 교제를 했었고, 그 사이에는 4천만이라는 돈이 겹쳐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도 참 힘들게 들었다.
내가 물어보면, 넌 항상 얘기했지. 니가 그 돈 갚아 줄꺼 아니면, 이거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지말고, 궁금해 하지도 말라고.
난 대학생이었고, 당연히 그만한 돈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종국에는 내가 울면서 감정에 호소해도, 너는 고프로로 내 우는 모습을 찍어서 남기는 해괴망측한 짓을 했고, 
지금도 본의 아니게 그 파일을 내가 갖고 있게 되었다. 이 날이 15년 8월 2일 이구나.
결국 이 문제와 돈은 너가 해결을 하였지만, 나로선 상상도 못하는 고통의 나날이었고,

그 사람이 찍은 고드름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그 물방울에 역상이 맺힌 그 사진이 맘에 든다며, 액자로 걸어 놓았을 때,
그 액자를 부숴 버리고 싶다고 생각한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너는 참으로 하고 싶은 것도 생각해보면 많았다.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연극을 배우러 갔지.
사람들 사이에 하는 너의 연기는 어찌보면 참으로 대단했다.
너의 모습과 화려한 언변에 사람들은 호감을 갖고 매료 되었다.
너에 대한 호감이 커질수록, 연극을 배우지 않는 나에게 조차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어 주었지.
모르는 사람들과 얽히는 것에 대해서 곤욕스러워 하는 나이지만, 너의 이미지 때문에 내가 아닌 사람이 되어서,
그 사람들과 어울렸던거 같다.

이렇게 잘 지내는가 싶다가.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와 2박 3일 동안 사라지고, 나는 하염없이 기다렸다.
물론 그 때 당시에는 다른 남자와 있는 것을 몰랐다.
연락도 되지 않아,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싶어서, 너희 부모님께 연락을 했지.
2박 3일 동안 도통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부모님에게 연락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왜 부모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냐며, 자기 멀쩡하고 그냥 갑갑해서 나와 있으니깐 신경쓰지 말라고
연락이 왔다.

참으로 무기력 했고, 너와 나의 환경이나 너와 나의 속도는 너무도 차이가 많이 났다.
너는 고등학생때부터 돈을 벌고, 졸업하자마자 돈을 본격으로 벌기 시작했고, 나는 아직도 대학생 이었고.
내가 부모나 친구나 내 관계의 누군가의 사람들에게 너무 당연히, 혹은 너무 쉽게 무언가를 받고 얻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사실 이때부터 우리는 이미 비틀렸던게 맞았다.
나 또한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너가 처음에 말했던 너의 환경이나 상처들이, 니가 이렇게 행동할 수도 있다고 합리화를 해버린거 같다.

그리고 이때쯤 너는 나에게 돈에 대해서 서러움이 폭발해 버렸지.
말 없이 집 밖에서 생활하게 된 나에게 내 부모님이 주실 자비란 없었지.
쓰고 있던 신용카드를 정지시켜버렸으니깐.
완연하게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 책임지게 되버렸으니깐 말이야.
그런 서러움이 폭발하고, 나서야 난 어느 정도 윤곽을 보게 되었다.
너가 쓰고 있는 돈 씀씀이에 대해서, 월400~600만원 사이의 소비.
월 1000만원 이상을 벌어야 커버가 가능해보이는 그 소비량.
실상 내가 같이 소비하는 것이라곤 먹는게 대부분이었기에, 그 소비량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내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 이었다.
흔히 말하는 돈을 벌 시도조차도 해보지 못하고 포기해버렸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든 과외를 하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동거하며, 가사노동에 대해선 전적으로 내가 다 분담하고 있었다. 설겆이, 빨래, 요리, 청소, 개/고양이 화장실 청소/케어 등등.
2년이 넘는 기간동안 너가 손에 물 묻힌게 다섯 손가락안에 꼽는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집 밖에서 처음 생활하는 내게는 이 가사노동조차도 버거웠다.
가사노동을 하면서 대학교를 다니는 것 조차도 버거웠다.
어찌보면 나의 자기합리화 일지도 모르겠다.

2015년 12월이 됐을 때, 나는 너에게 이제 대학을 졸업하니,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2016년에도 몇번이나 이야기 했던거 같다. 너와 더 멀리 보려면, 내가 이렇게 해야한다고.
돌아오는 답변은
너는 나에게 자신으로 부터 도망친다고 이야기를 했다.
너는 나에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대학생활의 종지부가 찍힐 무렵, 너는 머슬매니아라는 대회를 16년 4월 30일에 처음 나갔다.
그 대회를 나가는 준비를 위해서, 식단 준비, 복장, 운동하러 가면 그곳이 기사 노릇... 이때부터 너의 전속 매니저 되어버렸다.
대회를 입상하고 무사히 마쳤을 무렵에는,
갑자기 보험회사에 입사하겠다고 하였고.
새벽4시에 일어나 아침과 점심에 먹을 도시락 및 간식을 싸고, 그곳까지 태워다주고, 데려오고 가사 노동하고...
새벽에 일어나지 못할까봐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이렇게 챙겨주고 점심에 잠깐 잠드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나에게 가장 황금 같고 중요한 시기를 너에 대한 희생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것이 사랑인 줄 알았고, 너도 나의 마음을 그래도 조금은 이해해줄거라고 믿었다.

근데 그놈의 남자 문제 만큼은 정말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화를 내도, 타이르고, 좋게 이야기하고, 울어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결같게 내가 너에게 행동하면, 바뀔줄 알았다.

2016년에 너가 가게를 오픈하고 내가 도와주는 동안에, 넌 누나를 만난다며 나를 속이고, 또 다시 다른 남자를 만났을 때도, 용서를 했건만.
2017년이 되고,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조차도 네 가게를 돕는 와중에, 
너가 또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이젠 나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너는 이사와 INBA 라는 2번째 머슬 대회를 앞두고 있었지.
이사가 끝나고 너가 대회를 무사히 마칠 때까지 나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평상시 처럼 행동을 했다.
모든 큰 일들이 끝나고. 내가 너에게 물었을 때, 나는 내 사과 한마디면 모든 것을 용서하려고 했었는데...
너무 뻔뻔하게 대답을 하더라. 그 말들이 참 비수가 되서 꽂혔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 하얀물감이 거무틔틔하게 변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너에게 이별을 고하고, 내 물건들을 돌려 달라 말했을 때, 너는 바로 돌려주지 않았고, 택배로 보낸다고만 이야기하고 내 연락처를 차단해버렸다.
내가 너의 가게로 물건을 가져가려 했을 땐, 너는 나를 신고하고 고소를 하였다.
범죄와 법이라는 범주에서 동 떨어져 있던 내게, 파출소, 경찰서, 법원은 정말 낯선 곳이었다.
오늘 너와의 대질 조사를 받으면서, 너가 다른 사람과 BETWEEN을 하는 걸 보고 나서야,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작은 하얀물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20대 후반의 나의 지독한 사랑은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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