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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디스
게시물ID : sisa_2106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보스생명
추천 : 1/2
조회수 : 41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6/26 17:26:45
오늘 아침 <경향신문> 사설을 보니 어이가 없고 분노가 치밀기도 하여 펜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독소조항’ ISD 실체 보여주는 론스타의 탐욕》이라는 제목의 사설인데, 이 사설을 쓴 <경향신문>의 논설위원은 ISD나 FTA가 대체 뭔지나 알고 사설을 썼는지, 그야말로 무식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사설인데다, 알면서도 이런 사설을 썼다면 그야말로 뻔뻔하고 악랄한 사람이다. 자식들 보기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한다. 

사설의 내용인즉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ISD에 의거해 국제법정에 세우겠다고 발표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국제법정에 세우겠다는 근거는 ‘한국-벨기에 투자보호협정’에 의거한다. 왜 갑자기 벨기에가 끼어드는지 의아할 사람이 많겠지만 론스타는 벨기에에 자(子)회사를 두고 있다. 따라서 자회사를 통한 간접투자였다는 점을 내세우면 얼마든지 국제법정에 제소가 가능하다. 

이러한 사례는 세계 경제가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끈끈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실은 ‘네트워크’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세계는 차츰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삼성전자와 미국 정부 사이에 심각한 분쟁이 생겼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ISD 조항이 없다고 하자. 따라서 삼성전자 한국 본사가 직접 제소하여 미국 정부를 국제법정에 세울 수는 없게 된다. 그렇다면 포기할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미국이 FTA(자유무역협정)나 BIT(양자간 투자보호협정) 등을 통해 ISD를 약속한 다른 나라의 삼성전자 지사(支社)들을 통해 소송 걸면 된다. 필립모리스가 홍콩 지사를 통해 호주 정부를 ISD 제소하듯이 말이다. 캐나다 법인이라던지, 영국 법인이라던지, 저 멀리 과테말라 법인이라던지……, 세계는 넓고 지사는 많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한미FTA가 ‘의도적 논란’에 휩싸일 때, 일부 무식꾼들이 ISD를 문제 삼는 것을 나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실은 한미FTA에 ISD를 넣든 말든 상관없을 수 있다. 그냥 빼도 된다. 하지만 ISD라는 것이, 일단 소송을 걸려고 맘을 먹으면 얼마든지 우회적인 선택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면 차라리 집어넣는 것이 맞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을 사람이 있을 텐데, 이리 당하든 저리 당하든 어차피 당할 거라면 차라리 당당하게 맞서는 것이 맞다는 말이다. 이미 ISD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왕에 맞을 매라면 당당하게 종아리 걷어붙이고 먼저 맞아서 차라리 모범생 소리 듣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래야 우리도 다른나라들과 협상을 할 때 ‘세계적인 룰 좀 지켜라’ 하고 큰소리 칠 수 있을 것 아닌가. 

이렇게 우회적인 제소가 얼마든지 가능한 현실인데도, 오늘자 <경향신문> 사설은 《이번 사태는 FTA, 특히 한미FTA에서 ISD를 폐기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는 엉뚱한 소리를 해댄다. 이번 사태는 한미FTA에서 ISD를 폐기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한미FTA에서 ISD를 폐기해봤자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경향신문>의 논리가 통용되려면, 우리는 한미FTA가 아니라 그동안 맺었던 모든 FTA에서 ISD를 삭제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길거리에 큰 대자로 뻗어 누워서 “지금까지 맺었던 모든 FTA를 수정하고, 우리는 분쟁이 발생하면 무조건 우리 법정에서 우리식대로만 할 테다”라고 덤벼들 각오가 아니라면, 그런 막가파 정신이 아니라면, 도대체 이런 하나마나한 ISD 이야기를 왜 자꾸 우려먹고 있는지, 정말로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인지, <경향신문> 논설위원이라는 사람의 정신상태가 궁금하다. 아마도 정상은 아닐 것이다.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도)는 기업이 특정국가에서 사업을 하면서 부당한 피해를 보았는데 그 나라의 법정에서는 공정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울 때에, 국제법정에 일종의 3자개입을 요구하는 조항이다. 분쟁만 생기면 무조건 국제법정으로 간다는 말이 아니라, 최후의 수단으로서 ISD를 보장해준다는 말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기업활동을 해본 경영인들이라면, 특히 저개발국가일수록, 현지의 텃세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고 지나가자’며 대충 넘어가는 경우를 숱하게 경험했을 것이다. 실은 ISD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긴 하지만(그 나라에서 아예 손 털고 나갈 각오가 아니라면!), 마지막 방패막이로서 ISD는 원칙적으로 필요하다. 무언가 최종적으로 믿는 구석이 있어야 남의 나라에 안심하고 투자도 할 것 아닌가. 나라 안에서 버는 돈보다 나라 밖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경향신문>, 답해보라. 대한민국을 ‘배째라’ 후진국으로 만들 셈인가? 론스타의 ‘먹튀’에 분개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거기에 ISD와 한미FTA까지 끼워 맞춘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이런 ‘쓰레기’ 사설이 여과 없이 인쇄된 것을 보니 <경향신문>의 내부검토 능력도 한심한 수준인 것 같다. 중학생 정도의 지적 능력만 있어도 오늘자 사설의 심각한 문제를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긴 말 필요 없다, 사설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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