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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의 고민이랄까요...;;
게시물ID : humorbest_3083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Brighten
추천 : 114
조회수 : 6044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1/02 20:26:26
원본글 작성시간 : 2010/11/02 18:07:07
지난 주말, 간만에 친구들이랑 술 한잔 했습니다.
다같이 서울에 올라온 이후에 서로 바빠서 못보다가, 근 1년만에 만났어요. ^-^

두 녀석 다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해서 본봉 3000만원씩 받고 있더랍니다.
역시나 사회초년생이라 그런지 모이자마자 사는 게 힘든 이야기들을 하더군요.

공허하고, 보람도 없고, 재미도 없고, 서글프다고...
그래서 저는 난 진짜 좋아하는 일 해서 즐겁게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연봉을 물어보더군요.
" 나? 너희들이 받는거 절반."

그랬더니 갑자기 둘 다 저를 위로하더라네요.
전 별로 위로받을 게 없는데 말이죠.

그래서 순간 발끈해서 "너희들은 어릴적 꿈이 뭐였냐?" 라고 물어본 후에...
둘다 고민하려고 할 때 말했어요.
"난 지금 내가 하고 있는게 내 어릴적 꿈이었다. 망할 식히들아" 라고...

직장 잡고 난 이후에 저런 위로나 걱정이나 핀잔을 너무 많이 들어요.
"그 돈 받고 일하는 게 불쌍하다." "그딴 것도 직장이라고..." "그걸 왜 하고 있냐?" 등등...

저요?
게임 만들어요.
초등학교 2학년때 386을 처음 사면서 디스켓 한장에 들어있는 1메가도 안되는 게임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 그림 일기에는 크레파스로 그린 컴퓨터랑, 디스켓 밖에 없었어요.
"나는 오늘 친구랑 컴퓨터를 하고 놀았다. 참 재밌었다. 나도 나중에 꼭 게임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라고요

비록 박봉이라 아르바이트 할때보다 수입도 적고, 새벽에 퇴근하면 출근하는 사람들이랑 마주쳐도,
첫차가 다닐 시간이 지나버리면 그냥 사무실 바닥에 쭈그리고 자더라도,
기껏 퇴근해서 한평남짓한 창문도 없는 고시원에서 다리조차 쭉 펴고 잘 수 없어도...
그래도 전 즐거워요.

까짓 돈이야, 많이 벌어서 뭐할려구요?
난다 긴다 하는 예언가들이 인류종말이 불어닥친다던 이야기가 집중된 시기에,
혜성이 지구를 스쳐지나가고, 대지진에 화산폭발에 인류가 살아남니 마니 하는 시기에,

아직도 "비싼 돈 들여서 공부시켜놔서 넌 배운 놈이니까, 무조건 돈을 많이 벌어야해. 그래야 행복해"
라는 말도 안돼는 이야기는 
"돈 = 행복"이라는 공식으로 일반화 돼 있네요.

제가 잘못 생각하는 건지, 세상이 잘못 생각하는건지 고민하다가
결국 그 판단은 세상이 결정해버리는 터라...

항상 잘못 생각하고 있는 놈으로 찍혀서 질책당하다보니 화가 나버려서 두서없이 썼네요.
아무튼 좋은 저녁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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