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로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다른게 아니라 제목처럼 제게 생소한 일이 생겨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하하;;
제목대로 경찰서에서 감사장을 받게 되었는데요. 경위는 이렇습니다. 어제 새벽에 창문을 열고 자는데 (저희집은 아파트 9층입니다) 밖에서 큰소리로 싸우는것 같더라구요. 자다가 깨서 기분도 좋지 않고, 뭔가 싶어서 밖을 봤다가 깜짝놀랐습니다
저희집 반대편 아파트 베란다(7층)에 한 여성분이 매달려 있고, 남성분이 잡고계시더라구요. 정황상 소리지르는 것을 들어보니 부부싸움하다가 여성분이 뛰어내리려고 했던걸 남자분이 어떻게 잡고 계신거더라구요 (제가 그과정은 못봤으나, 서로 안좋은 이야기를 하고 여성분이 계속 놔달라고 하는것에서 유추한겁니다. 아닐수도 있어요 ;;)
그 모습을 보자마자 112에 신고를 해서 위치를 말하고 상황설명을 하고 전화를 끊고 계속 상황을 주시하다가, 119에도 전화해야할것같아서 다시 112에 전화를 하였습니다. 방금 전화한 사람인데 119에도 전화해야할것같다구요. 그랬더니 이미 신고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전화통화 후 계속 매달려있는걸 보면서 경찰차를 기다렸습니다. 너무 조마조마한게 떨어지면 어쩌나하고 숨죽이면서 지켜봤는데 거의 전화 끊고 5분만에 경찰차가 와서 위치를 확인하더니 잡고있던 남성분께 현관문 비밀번호를 물어보고 들어가시더라구요.
두세분이 들어가서 베란다 창을 다떼고 남성분과 함께 1명의 경찰분이 같이 팔을 잡고 계셨고, 나머지 분들은 로프로 자신들을 감으시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119가 도착했구요. 구급차랑 소방차 (사다리있는)가 함께오더군요. 10분여 정도를 여성분과 실갱이 중에 경찰관 분들이 로프를 감고 내려가서 여성분을 구출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경찰분들 대단하시더라구요.
어쨌든 경찰의 적절한 대응덕택에 여성분은 무사히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이후에 집안에서 주무신건지 경찰서로 간지는 모르겠어요. 저도 다리가 너무 떨려서, 여성분 구조되자 자리에 누웠거든요)
그리고나서 오늘 회사에 평소와 같이 출근했는데, 점심시간에 전화가 와서는 어제 신고하신분 맞냐고 하더라구요. 괜히 경찰이라니까 긴장했는데, 신속한 신고로 소중한 인명을 구했다고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장을 드릴예정인데 괜찮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생각도 못한말에 어버버거리다가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전화를 받고 나니 뭔가 그래도 사소하지만, 해야할일을 했구나 싶더라구요. 왠지 마음도 뿌듯하고;; (당연한 일인데 말이죠;;)
여담으로 한번더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어요. 혹시나 동영상 찍으셨냐고. 사실은 찍을까도 했지만, 사람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런걸 찍는게 예의가 아닐거 같아서 안찍었는데요. 경찰관분들께서 아쉬워하시더라구요. 이유를 들어보니 요즘 경찰관분들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안좋아져서, 이렇게 적극적인 초동대처의 모습이 알려지면, 실제로 많은 경찰관분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알리수도 있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생각해보니, 경찰관분들이 로프 타고 구하시는 모습은 너무 멋있었습니다. 이런 장면들을 다른 분들도 아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사실 경찰에 대한 감정은 부정적인 면들이 더 많지만 (밑의 오원춘 사건이나, 정치적 행보 등등) 어제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빠른시간에 달려오고, 맡은바 일에 충실하신 경찰관분들을 보면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사회를 지켜주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감사장은 못받았지만, 뭔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경험인것 같습니다.
(이글은 타 커뮤니티에도 올렸습니다만, 덧글중에 동영상 대신 여러 커뮤니티에 올린다면 경찰분들에게 좋을 것이라는 말에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