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쭘이 너 처음본게 아마 5년전쯤
어느사이트에서 분양광고글 그때
너의나이 2살이라면서 집안사정으로 분양한다기에
그때 아마 10만원이였지
엄마 몰래...불쌍한 마음에 공짜로 준거라면서
집에 데리고 왔을때가 생각난다
표정 몸짓 하도 뻘쭘해서 이름이 뻘줌이...
가방에서 꺼냈을때 삐쩍마른 몸에 먹던 사료라고 준건
우리집 개들은 먹지도 않을 저급사료...
지금생각하면 정말 나쁜인간이다 너 버린 그인간...
난 그때까지도 몰랐다 니가 버림받았다는걸...
백내장이 있는줄도 모르고
약간 니 눈동자가 하얗길래
원래 그런줄 알고 그냥 그렇게 지나갔지
너도 그땐 앞도 잘봤으니깐
근데 니가 우리집에 온지 3년이 다되갈때쯤
어느순간부턴가 자꾸 부딧혔었지
병원갔더니 백내장에 오른쪽은 시력상실에 녹내장까지 오고
왼쪽은 조금이나마 남아있지만 수술해도
어떻게 될지 모른단 소리에 두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었지
성치 않은 몸에 여기저기 아픈데 거기다 백내장이라니
아직도 너의 눈만 보면 가슴이 아프단다
진작 알았다면 너 수술시켜서 밝을세상 볼수 있게 했을텐데
미련곰탱이...
어쩜 너의 운명이 이리도 기구한지..
다리도 아프면서...눈도 안보이면서...이제는 당뇨까지...
하늘나라로 갈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거 알아
이제와서 더 잘해주지 못한게 후회되..
니가 맛있는거 달라고 할때 좀더 챙겨줄껄
니가 나가자고 조를때 좀더 데리구 나갈껄
니가 이뻐해 달라고 할때 놀아달라고 할때
니 옆에 좀더 있어줄껄...
속아서 그래 진짜 속았지 그래도 널 데리고 온건 후회 안해
이 누나가 잴루 이뻐라하는 뻘쭘이니깐
엄마가 너 자꾸 안락사 시키라는데
그렇게 안할꺼야
니가 이세상 떠날때까지 누나가 옆에 있어줄께
그러니깐 다음세상에선 버림받지 말구 아프지 말구...
꼭 행복해야 된다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뻘쭘아...
진짜 미안해
니가 아픈데 아무것도 해줄수 없다는게...
정말 바보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