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하지 않는다. 내가 아버지를 좋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인생에 있어서 아버지란 존재는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것 뿐이다. 항상 속이 좁게 사사건건 무슨일이든지 참견하려 했던 아버지 이기에.. 속좁은 아버지, 귀찮은 아버지, 아킬레스건같은 아버지였다. 또..가식적인 아버지의 모습에 나는 아버지를 싫어 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 앞에선 지극히 인자한 아버지가 내 앞에만 오면 그렇게 싫은 소리만 하시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것이 내 눈엔 가식으로 느껴졌나보다.. 자식에게만큼은 정말 호된 아버지.. 나는 그런 아버지를 싫어한다. 항상 투정만 부리며 아버지라는 위치에서 자식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 주기만을 기다리며.. 그런던 오늘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께서 기도하시는 아버지의 기도를 들었다. 그 기도속엔 자식을 향한 간절한 사랑이 녹아있었다. 나는 몰랐었다. 그렇게 무뚝뚝한 아버지께서 자식기도를 하면서 그렇게 간절하게, 간절하게 울고계시는 모습을.. 나는 아버지를 피해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집에들어와 토스트와 우유를 먹으면서 책을 폈다. 몇분이 지나.. 기도를 마치고 아버지께서 돌아 오셨다. 내 방에 들어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요즘 끼니는 챙겨먹고 다니니?!" 하고 물으셨다. 나는 여젼히 퉁명스럽게 "빵사먹어요" 그러자..아버지께서 만원짜리 한장을 건내 주셨다. 밥이라도 사먹으라며.. 그 만원짜리는 꼬깃꼬깃한 만원짜리였다. 잘 나가는 아버지들처럼 장지갑의 깨끗하고 빠빳한 만원짜리 돈이 아니라..꼬깃꼬깃한 만원짜리.. 주머니 깊숙한 곳에 있었을 아버지의 만원짜리.. 나는 그 만원짜리를 들고..이글을 쓰며..한참을 울어야 했다.. 그 꼬깃꼬깃한 만원짜리를 주시기까지 아버지의 가슴 아파하심을 생각하며.. 나는 기도한다..나중엔..나중엔.. 내 손으로 아버지의 거친손에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한장을 고스란히 돌려드리겠노라고.. 아버지..사랑합니다..
오유여러분..오늘 아버지가 들어오시면 뒤에서 안아드리면서.. 귓가에 사랑한다 말씀해 보십시오.. 아버지도 당신을 사랑하고 계실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