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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게시물ID : movie_55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고...
추천 : 4
조회수 : 128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6/28 19:39:06
4.0
(형보다 나은 아우 여기있다.)


- 장르: 액션, SF


- 대상: 스파이더맨을 좋아하고, <소셜네트워크>에 나왔던 '에두아르도'를 기억하는 사람.


- 내용:

 3편까지 나왔던 영화 <스파이더맨>을 기억하는가? 이 영화는 문어박사, 그린고블린, 블랙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했던 구(舊)<스파이더맨>도 스파이더맨이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스파이더맨이라는 마블 코믹스의 거미줄 같은 발상에서 등장한 영화다.(그렇다고 영화가 중구난방이란 소리는 아니다. 그 놈이 그 놈 같은데, 실제론 다른 놈이기도 하면서 같은 놈이다.. 라는.. 에라이 설명안해.) 무튼. 이 영화는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히로인, 그리고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2012년 6월 28일, 오늘 개봉했다. 옛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조금 더 상상력 넘치고 SF적인 요소가 강했다면, 이번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현실적인 요소를 더 많이 고려하고, '개연성'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한듯 싶었다.

 거미에 물려서 스파이더맨이 된다는 것과 경감의 딸이 나오는 설정은 과거와 같다. 다만, 우리의 영원한 약골 '피터 파커'는 올림머리가 잘어울리는 섹시남 '앤드류 가필드'로 진화했고, 히로인 역시 조금 더 내 스타일이다.
 영화를 보기 전 영국인인 내 친구에게 이 영화가 내일 모레 개봉인데 정말 기대된다고 했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이 영화는 원작(만화책)에 더 가까운 영화라고 해서 자기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결국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영국 친구놈한테 "내가 먼져봤다"고 자랑했더니, 지는 여자친구랑 보러간단다. Tq

 영화는 제법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도 않았고, 맨날 거미줄 쏘고, 벽을 기어다니고 하는 행동의 반복임에도 하품 한 번 나오지 않았다. 중간중간 사용하는 효과음도 미디, 디지털 음원 뿐만 아니라 피아노를 사용한 것도 흥미로웠다. 이전 시리즈에 비해 훨씬 더 현실감있어지고, 영화의 전체적인 질감이 살아난 느낌이었다. 과거 <스파이더맨> 영화가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었다면, 이 영화는 같은 장면을 DSLR로 찍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무슨비윤지 모르겠지? 그러니까 함 봐.)

 스토리의 구성도 좋았다. 뭐 이렇다 할 '억지'장면도 없었고, 쓸데없는 씬도 없었다. 군더더기 없이 잘 빠진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너무 군살을 뺀 나머지 영화가 주제를 향해 '직진'만 하는 기분이 든 건 어쩔 수 없었다. 옛날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선 "당신은 정의의 영웅이에요!"하며 엄지손가락을 추켜들던 애들도 몇 명 보여주고 그랬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 녀석마저도 주제까지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그리고 딱 한 번 등장한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확실하게 4점이다. 3점짜리 그냥 영화와는 수준이 다른 영화다. 탄탄한 스토리 위에 부드럽게 올라간 영상미,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은 과거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보지 못했던 당신이라도 쉽게 영화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아래는 이 영화가 4.5점이지 못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미 필자의 블로그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4점이면 매우 높은 점수다. 4점짜리 영화는 기본적으로 필자가 "보라"고 하는 수준이니까. 그럼에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어 아래에 조금만 코멘트 해 보겠다. 일단 영화 자체는 좋으니까 무조건 봐. 강추야 강추.

 첫째, 너무나도 '정의'를 강조한다.
 옛날 스파이더맨은 은근슬쩍 교훈을 주고 가는 미덕이 있었다. 감독은 짧게 던지는 몇 마디 대사, 일반인으로서 보여야 할 아름다운 덕목 등을 스파이더맨의 주체할 수 없는 힘과 일부러 대조시켜서 은근한 감동을 주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 스파이더맨에서는 이런 교훈들을 조연들의 입으로 직접 말하게 한다. "~~~ 해야지.", "~~~ 해라." 등. 한 두번이었으면 좋았을 훈육을 세번, 네번 하니까. 관객은 저 말이 영화의 주제구나.. 새겨들어야겠다... 고 생각하기 보다는 고루하고, 지루한 말 정도로 자연스럽게 치부하게 되어버린다. 사실 피터가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이 영화 내에서의 '주입식 교육'을 정당화 시키긴 하지만. 뭐.. 그냥 그렇다고.

 둘째, 이해할 수 없는 영화의 한 장면.
 딱 한 장면. 한 장면이 필자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무슨 장면인지 말하면 스포니까 말은 하지 않겠는데, 이 부분이 스파이더맨이 이길 수 있는 결정적인 단초가 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장면은 충분히 '그 놈'이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심리적으로 보나, 상황으로 보나. 물론 마음을 열고 영화를 바라보면 그럴 수도 있구나.. 싶은 장면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 장면이 그럴싸한 장면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 왜 백신만 가져간거니..


 셋째, 여전한 미국만세, 흑인 안나온다.
 뭐, 미국 영화들이 다 그렇지. 미국의 위기 = 세계의 위기. 이건 그렇다고 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 흑인은 절대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심지어 애기도 백인, 애기 아빠도 백인, 범죄자도 백인이다. 주인공이야 말할 것도 없고. 뭐 감독이 백인이니까 뭐라 할 말은 없을 것 같은데, 영화를 다 보고 났더니 영화에 나온 사람들이 모두 백인이라 조금 놀랐다. 뭐.. 감독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세뇌라는건 무서우니까. 필자가 너무 오바하는 것 같더라도 신경쓰면서 봐주셨으면.


 넷째, 영화를 다시 보라면 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4점짜리 영화와 4.5점, 그 이상의 영화를 구별하는 나의 기준은 '우연히 그 영화를 다시 마주쳤을 때, 다른 하던 짓을 멈추고 그 영화를 볼까?'에 대한 대답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영화관을 나오면서부터 "아, 참 재미있었다.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크나이트>, <배트맨 비긴즈> 같은 영화를 봤을 땐 이렇지 않았는데, 이건 내가 늙어서 그런지 영화를 막 본 상태여서 그런지, 내 마음이 썩어서 어떻게든 비평해보려는 마음때문인진 모르겠는데, 무튼 그렇다. 그래도 4점. 추천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재밌다. 옛날 녀석이 어떻고, 만화가 어떻고를 떠나 영상미도 있으면서, 잔인한 것도 아니고, 배우가 예ㅃ... 아.. 아닙니다.
 2012년은 정말 SF/액션 영화의 해인 것 같다. <어벤져스>와 <프로메테우스>부터 <스파이더맨> 그리고 7월에 개봉할 <배트맨 라이즈> 등. 이 영화는 앞서 열거한 다른 명작과 기대작(=예비 명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영화다. 조조 영화로 5,000원 줬는데, 5,000원이 아까웠던 영화.


 p.s: 옛날 영화를 보다가 이 영화를 보면 볼 수 있겠는데, 이 영화를 보고 옛날 스파이더맨을 보라고 하면 볼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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