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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메]숟가락과 와루바시#5
게시물ID : humorstory_1341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메
추천 : 3
조회수 : 39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7/02/28 20:09:54
5.

일본 제 2의 도시답게 오사카에 도착하자마자 시끌벅적한 엄청나게 많은 인파랑 부딪힐 

수 있었다. 축제까지 겹쳐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만원 버스를 연상케 하듯이 꽉찬 느낌이

었다.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었고,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곁을 지나가고 지나오

고 있었다.

수호는 저절로 입이 떡 벌어졌다.



"우와! 일본 와서 이렇게 많은 사람 처음보는 것 같다. 일본에 있는 사람들이 다 여기로 

모인 느낌이네. 게다가 이런 쭉쭉빵빵한 걸들이 이렇게나 많이..."


"많기는 많다."



시원이도 수호의 말에 동의하며 정신없이 머리를 돌리고 있었다.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차림새와 이쁜 유가타가 어우러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장관을 이뤄내고 있었다. 



"야, 저기로 가보자!"



수호가 가리킨 곳에는 수많은 길거리 음식들과 여러 가지 놀이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도 볼 수 있는 사격이나 인형뽑기들도 많았지만, 일본 특유의 냄새가 흐르는 금붕어 뽑기

와 자라 뽑기같은 것도 눈에 띄었고, 길거리 게임같은 것들도 많이 있었다. 

확실히 우리나라의 축제와는 조금씩은 다른 맛이 있었다. 공중에는 붉은색과 주홍색의 고

운 등이 자태를 뽐내듯 열을 발산하고 있었고, 어두운 밤하늘을 무시하듯 빛과 사람들의 

열기는 시간을 더할수록 뜨거워지고 있었다. 시원한 차림의 고운 빛깔의 유가타를 입은 

여성들은 바쁜 갈길을 잠깐씩 멈추고, 여러 연인들은 팔이 꼬인 건지 걸린 건지 저마다 

팔짱을 끼고 걷고 있었다.



"아, 샹 왜 이렇게 연인이 많은 거야? 안 되겠다. 시원아 저 게임 하러 가자."


"저걸 왜?"


"일단 따라와."



수호는 왜 굳이 연인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쪽으로 향하는지 시원이는 불안하였다. 남자는 

자신의 여자에게 믿음직스러워 보이고 싶었는지 모형사격총을 들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자신이 인형을 뽑아 보이겠노라고 말하고 있었다. 집중을 하고 떨리는 손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빵, 소리가 작렬하며 인형은 멋지게 떨어졌다.



"야호!"


"야!"


"봤지? 봤지? 내가 맞췄어 우하하하...아저씨 제가 맞췄으니까 그 인형 빨리 주세요."



예상하듯이 당연히 수호가 명중시킨 것이었다. 그 남자가 쏘려는 찰나 수호가 그 순간에 

정확하게 그 인형을 노리고 쏜 것이었다.

그 남자는 어이가 없어 벙벙한 표정으로 한 손에 모형총을 들고 부르르 떨 뿐이었다. 일

본어로 뭐라고 지껄이는지 모르지만 수호는 무시한 채 당당히 손에 인형을 쥐고 걷고 있

었다. 시원이는 왠지 수호가 불쌍해 보였다.



"꼭 그래야만 했니?"


"응, 꼭 그래야만 했어. 도저히 꼴사나워서 못봐주겠더라."


"무적의 솔로부대 대원수님을 누가 말리겠어."


"이거 왜 이러십니까? 장로님, 하하하..."


"큭큭큭...크하하하...."



수호와 시원이는 왠지 쓴웃음을 지으며 호탕하게 웃어젖혔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꼬치 종류와 우동 등을 신나게 집어먹고 여러 가지 신나는 게임도 

많이 하였다. 길거리 음식의 종류가 이토록 많을 줄은 생각지 못했던 수호와 시원이에게 

먹거리는 큰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가마 행렬도 곳곳에서 지나다니고, 강 저편에서 띄워놓은 배들의 출발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봐도 장관임에 틀림없었다. 거의 백여척의 배들이 각각의 

형형색색의 불빛을 자랑하며, 유유히 물흐름에 제 몸을 맡기듯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마쓰리라는 축제가 이런 것이었구나! 대단하다. 정말 이쁜이들도 많구나. 흐흐흐...

야 시원아 저기 저 여자 봐봐. 어때? 죽이지? 바디라인이 너무 착한 게..."


"너 그러다가 일본 빠돌이 되겠다."



말할 것도 없이 시원이가 날린 대사였다.

수호는 연신 휘파람을 불어가며, 닭이 호랑이에게 꼬꼬댁으로 대화를 시도하려는 듯이,

열심히 여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없지

만 언어의 장벽은 높고도 험하다는 것을 수호는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아, 젠장...시원아 니가 가서 말 좀 걸어봐라."


"말했잖아. 관심 없다고. 게다가 내 회화가 그렇게 수준급도 아니란 말야."


"수준급이면 어떻고, 바디 랭귀지면 어떻냐? 필만 통하면 되는 거지."


"됐다. 그냥 축제나 즐겨."


"즐."



수호는 입을 삐죽 내밀고는 투덜거렸다. 



"너는 어떻게 여기 일본에 여행까지 와서 여자도 없이 그냥 즐기기만 하라는 게냐?

진정 정신이 있는 게냐? 없는..."



수호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멍하게 서있는 바람에 그만 좀 떠들라는 말을 삼키고, 시원이

도 수호가 바라보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 쪽에는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여자가 있었

다. 낯익다는 느낌이 덜 들었던 것은 아마 그 미모가 다른 생각을 눌러버리게끔 했음이리

라.



"저 여자 봐봐. 보이냐?"



수호가 가리킨 곳에는 분홍색 바탕에 흰색, 노란색, 붉은색 꽃들이 각각의 모양새를 뽐내

며 어우러져 있는 유가타를 입고, 우리나라의 꽃신과 흡사하게 생긴 검은색 고운 신발을 

신고 얼굴에 일본 전통 게이샤나 할법한 예쁘고도 진한 화장기를 얼굴에 머금은 채 그 비

슷한 친구들과 같이 웃고 있는 여자가 서 있었다.



"어? 어 보...보이네."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하지 마. 졸라 예쁘잖아!"


"그...그러네..."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가자!"


"어딜?"


"도저히 안 되겠다. 가서 일단 말이라도 걸어보자!"



수호는 자신이 가리키고 있었던 그 애가 자신과 부딪쳐서 자신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했던 류크인지도, 온천에서 눈만 빠꼼히 내밀고 몰래 쳐다보았던 그 여자인지도 몰랐

다. 더욱이 그 넓은 일본 지역에서 이미 세 번째로 마주치고 있다는 것도...



"하이."


-"#ぁ@#$た$%$?"-


"......"


-"#@あ#@ご,.ご@?"-


"......"


'이런, 썅.'



속으로 이런 말을 외치며 결국 눈물을 머금고 뒷걸음질 쳐서 도망쳐 나와야만 했다.



"야, 도대체 쟤가 뭐라고 했던 거냐?"


"잘은 모르겠는데 혹시 자기 모르냐고 물어봤던 것 같은데?"


"뭐? 내가 처음 오는 일본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알아? 야 너 지금 사기

치고 있지? 일본어 조또 못하면서 잘하는 척 하려고 지금 뻥 치고 있는 거잖아? 그치?"

수호가 기회를 잡은 듯 시원이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나도 믿기지도 않고, 해석을 잘못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어쨌든 그런 내용으로 들렸다. 

그러는 너는 왜 다짜고짜 다가가서 '예'라고 하냐? 너 설마 영어로 인사하는 'Hi' 라는 

단어를 니 주둥이로 남발한 건 아니지?"


"뭐, 뭣? 아..아니야...무슨 생사람을 잡고 그래?! 나도 일본어 인사 정도는 안다구!!"


"뭘 그렇다고 그렇게 흥분하고 그러냐? 농담 좀 한 걸 가지고."


'씨발, 큰일났네. 헷갈렸네. 나를 완전히 이상한 사람으로 볼 거 아냐? 어떤 처음 보는

미치신 놈이 다가와서는 대뜸 한다는 말이 '예' 라니...나를 완전 또라이로 보겠네."


-"미유코, 아는 사람이야?"-


-"응? 아니 갑자기 와서 말을 걸길래(?) 놀랬는데, 낯이 많이 익어서 나 아냐고 물어봤더

니 아무 말도 안하고 도망가네."-


-"쟤, 웃긴다. 그나저나 나도 낯이 익긴 한데...아참! 그나저나 너 괜찮아?"-


-"응? 그러고 보니...다시 마주치면 제대로 잡고 물어봐야겠다. 궁금해서 못 참겠다."-



옆에 있던 유우끼와 스미레는 미유코의 의외의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야, 꼭 이렇게 숨어서 뒤따라가야 되냐?"



시원이는 또 수호 덕분에 사서 고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것이 수호가 숨어

서 그녀를 뒤따라가기로 한 것이다. 멋진 하야비 축제에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을 때 다

시 작업을 걸자는 것이었다.

분위기가 좋으면 저절로 넘어온다는 수호의 억지 예상이었다. 도와주지 않으면 혼자서 어

떻게든지 해보겠단다. 그렇게 뒤뚱뒤뚱거리며, 가마행렬과 배의 향연을 지나서, 드디어 

하야비 축제가 시작되기 직전이 되었다. 모두들 저마다 좋은 자리를 잡고 돗자리나 깔 것

을 깔고 앉아서, 폭죽이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호는 어디서 구했는지 희한한 꽃무늬 손수건 같은 것을 머리에 두르고, 적을 영탐하듯

이 그녀들이 있는 자리를 열심히 살피고 있었다.



"그냥 불꽃놀이 좀 보자."


"너는 불꽃 봐! 나는 쟤 눈빛만 봐도 눈부시니까..."


"조까!"



~펑~ 슈우우우우~~ 뻐벙~

드디어 시작을 알리는 듯한 폭음과 함께 불꽃이 하늘을 수놓기 시작했다. 확실히 큰

축제에서 사용하는 불꽃들이라 바닷가에서 재미삼아 하는 불꽃놀이와는 규모와 재미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었다. 



"수호야, 너 너무 오바하는 거야. 운명을 만나야 된다며? 쟤가 너 운명이니?"


"흠, 세 번 마주쳐야 되는데 처음 보니까 아직은 아닌데 혹시 모르잖아!"


"장난하냐? 이제 우리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 정신차려. 더 볼 일이 있을 턱이 없잖아."



수호의 운명론을 들먹이며 공격을 들어가자 수호는 또 꼼짝 못하고 말았다. 그만큼 그에

게 있어서 운명이란 것은 애틋하고도 특별했다. 그래서 그렇게 이쁜 시진이에게도 쌀쌀맞

게 굴고 돌아서게 만들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왠지 자신도 모르게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자꾸 집착하고 애착하는 

자신을 수호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

야 하는 것을...

멋진 불꽃 구경을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의 축제로 보내고, 서둘러 귀국할 준비를 서둘러

야 했다. 갖가지 짐들이 잘 챙겨졌는지 확인해 보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이, 시원이의 몫

이었다. 자기가 하는 것이 맘이 편하다고 시원이는 말하곤 하였다. 오는 비행기 기내에서

도 물건들을 뒤적이던 시원이는 가지고 가서 정신없게 찍던 디카를 보며 잠시 조용하게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일본에서 기록된 추억 한 잎사귀 한 잎사귀 조심스레 넘

겨보고 있었다.



"야! 너 이거 뭐야?"


"어? 그거, 어때? 끝내주지?"



아닌 게 아니라 수호가 어느 새 그 일본 여자애의 사진을 찍어놨던 것이었다. 참 대단한 

녀석이다. 



"야, 너 이거 언제 찍었냐? 되게 잘 나왔다. 얼굴이..."


"내 운명 만날 때까지 갖고 있을려고. 너무 이뻐서.."


"참, 못 말리겠다. 하하하..."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비행기는 오색찬란한 빛이 새어나오는 흰 구름을 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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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은 구걸~!!!!!!

한 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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