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 제일 맘에 드는 게 충청권입니다. 개표방송 보면서 충남 출신으로 내심 뿌듯했습니다. 서울시장이야 박원순님이 워낙 잘 하시니 압승했다 치고, 충청은 왜 그랬을까요. 기레기들이 여러 요인을 분석했지만 전 단연코 세월호 때문이라고 봅니다. 딱히 다른 특별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곳 출신이라 과장하는 것도 있지만 충청사람들, 유난히 공감능력이 발달했어요. 속내를 잘 내비치지 않는만큼 한번 공감하면 오랫동안 잊질 않죠. 웃기도 잘 하지만 울기는 더 잘합니다. 세월호 같은 경우 오죽하겠습니다.
사실 이게 근거 없는 게 아니에요. 유홍준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나오지만 충청사람들 유난히 공분 잘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의외로 격정적이고 대 쎈 사람들 많다고 하였습니다. 경상 사람들은 권력의지가 강하고 전라사람들은 똑소리나는 사람 많죠. 모두 가슴보다는 머리에 의존하는 형이지만 충청인은 머리보다 가슴형 인것 같아요....
말이 이상하게 샜고 어떤 분들은 불쾌해 하실 줄 아는데, 이런 무리한 글을 쓰는 이유는 충청 사람들이 진짜로 고마워서예요. 진짜 이 사람들마저 이번에 ㅅㄴㄹ에 표를 줬으면 ㅂㄱㅎ 날 뛰겠죠. 그 꼴 전 못봅니다.우리들 다 같이 절망했을 겁니다. 세월호는 그 즉시 잊혀지고 더 이상 관심조차 못 받을 뻔 했어요. 세월호가 망각 속으로 침몰할 찰나, 충청 사람들이 일제히 나타나서 건져냈어요.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사실 이렇게 위안삼는 것은 제 개인적 욕심이기도 합니다. 제가 다 힘이 나네요. 이제 충청 사람들의 기를 받아 다시 세월호를 기억하러 나서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