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골때문에 아직도 게시판을 기웃거리는 1인 입니다. 네이버에 좋은 글이 있어서 퍼다 나름니다. 이제 흥분을 가라 앉히고 하던 공부나 해야되겠네요. 정말 즐거운 주말입니다. ======================================================================================== ecst**** 많은 사람들이 박지성의 소극적인 면을 지적합니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되고,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솔직히 저도 그런 생각에 동감합니다.
루니와 같이 문전에서 저돌적이며 어느 자세에서나 쏴대는 슛을 보고 싶고 나니와 같은 화려한 드리블과 중거리슛이 보고 싶죠. 또 발렌시아와 같이 상대방 측면을 끝없이 파고드는 장면도 박지성에게 바랍니다.
이건 결과론일지도 모릅니다만..
박지성은 자신의 맨유에서의 자신의 위치, 그리고 역활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느끼고 있는듯 보입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든 박지성은 나니와 같은 순간적인 스피드나 루니의 슛감각, 그리고 발렌시아와 같은 드리빌링에 의한 정확한 크로스를 갖은 선수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긱스와 같이 엄청나게 넓은 시야를 확보한 선수도 아니고, 베르바토프와 같이 순간적인 우아한 턴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죠..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렇게 능력 있는 선수가 많은 맨유에서 과연 박지성이 굳이 그들과 같은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홈런 40개를 치는 1번 타자는 한명이면 됩니다. 2명이 필요 없지요.
박지성은 지금 자신의 역활을 뒤에서 그들을 서포트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듯하고 퍼거슨도 그러한 박지성을 원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공수의 연결고리를 해주고, 수비를 끌고 다니고, 적절하게 상대방 공격을 차단해주는.. 그런 굳은 일들 말입니다. 박지성이 나니나 발렌시아와 같이 그러한 플레이를 한다면 지금보다 골은 더 많이 넣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맨유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박지성은 오히려 필요가 덜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박지성이 단 한골도 넣지 않더라도 맨유는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의 팀이고, 결국 팀은 우승을 위해서 리그를 뛰는 것이지 단지 한 선수가 돋보이거나, 선수의 스탯 관리를 해주는 것은 무의미 하기 때문이지요.
축구는 팀의 경기입니다.
박지성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라는 느낌입니다. 박지성이 국가대표에서 주장완장을 차고 있을때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됩니다. 스스로 나니처럼 드리블하고 발렌시아처럼 적극적인 크로스를 올리며 문전에서 과감한 슛을 날리기도 합니다. 팀에게서 바라는 그의 역활이 맨유와는 틀리니까요.
오늘의 박지성은 분명 11명의 스쿼드에서 팀을 이끌어나가야할 에이스 역활을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주전 대부분이 빠진 공격 라인은 박지성 말고는 아무도 없었죠.
루즈 타임때 한건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을 줄만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단지 박지성 뿐이었지요. 오베르탕도, 베베도, 마케다도, 차차리토도 반짝 하는 것은 있었지만 박지성만큼의 무게감을 갖고 있는 선수들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파악한 박지성은 역시 자신이 주도하여 공격라인을 이끌었지요.
마지막 골 넣는 순간 박지성이 오른쪽을 열었을때 속으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지성아 제발 크로스 올리지 말고 니가 해결해버려라 오늘은 니가 그래야 한다'..
그리고 박지성 또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그렇게 해냈습니다.
골을 넣고 못넣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슛이 골이 되어서 더 좋았지만 골이 되지 않았더라도 그렇게 중앙을 홀로 파고들며 슛을 시도한 자체로도 박지성은 자신의 롤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중앙에 베르바토프나 루니가 있었다면? 분명 100퍼센트 박지성은 패스를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역활을 한 것에 만족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