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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사에서 느껴지는 아다치의 향기?
게시물ID : drama_31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끼맨
추천 : 14
조회수 : 2155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3/11/18 07:30:37
우연히 여자친구 병문안갔다가 여자친구가 룸메와 재밌게 보고있길래 30분정도 따라보다가 빠지게된 응사..
케이블 드라마가 주인공도 공중파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졌지만, 한회만 보고도 이거 대박이구나 느껴질정도로 웰메이드 드라마였네요. 사람들이 왜그렇게 응사응사하는지 알았습니다. ㅎ
본방시간이랑 맞지않아 띄엄띄엄 보다가 결국 휴일을 맞이해 아침부터 밤까지 1~10편까지 다이렉트로 달려부렀습니다.
참으로 간만에 짜증나지 않고 설레이면서 드라마를 봤네요.
어떤 드라마(오로라, 왕가네 같은 개막장은 논외로 하더라도)든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나서 채널을 돌려버리고 싶은 장면들이 한회에 한두장면은 있고, 미운 캐릭이 있기 마련인데, 응사는 그게 없습니다.
결코 적지않은 등장인물이고 창자를 꺼내서 젓갈을 담그고, 고마마 팍 쌔리 직이삐고, 엄마가 재혼에 재혼을 하고, 할머니가 102살에 또 시집을 가고, 콘돔, 클럽이 나오고, 빠순이들이 설치고, 똥을 싸고, 가스나, 쓰레기가 난무해도 응사에는 어떤 막장도 더러움도 없습니다.
제일 큰건 응사의 캐릭터들은 악한 캐릭터가 없다는겁니다. 말끝마다 이새끼저새끼 고함치는 성동일이든, 꼴에 장국영 닮았다는 조금 얄미운 삼천포든, 서태지 빠순이인 여수 젓갈명인이든 말입니다.
 
대개 한국드라마는 선과악을 분명히 구분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인공이 있고, 그 주인공과 대립하면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라이벌과 주인공을 힘들게 하는 환경들이 나옵니다. 주인공은 이런 악을 물리치거나 악인들을 개과천선 시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을 싫어하고 욕합니다. 시청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가장 쉬운 방법이 공공의 적을 만들어내서 시청자들에게 욕을하게 만드는거죠. 사람들은 그 악한 캐릭을 욕하면서 스트레스를 발산합니다. 일종의 마약처럼 사람들은 욕을하면서 봅니다. 처음엔 욕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지만, 이게 지속되면 어느순간부터 스트레스가 풀리는게 아니라 거꾸로 스트레스가 쌓이죠. 그래서 막장드라마를 보면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이런 짜증을 풀어내기 위해선 다음회를 봐야합니다. 다음회에도 이 악인이 처단되지 않으면 짜증은 마일리지처럼 누적이 되고 시청자들은 마약에 중독된 환자들처럼 더 강한 자극을 원하며 욕구불만 상태에 빠집니다. 그렇게 짜증을 모으고모아서 최종회쯤에 한방에 빵~~터트리죠.
악인이 한방에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시청자들은 그동안 쌓아왔더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하지만, 이런게 정신건강에 좋을리가 만무하죠.
필력 딸리고 스토리 딸리는 작가들의 전형적인 방법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만화가중에 아다치 미츠루가 있습니다. 한때 푹 빠져서 아다치 만화는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나오는대로 죄다 섭렵을 했죠.
아다치 만화의 특징이 악한 캐릭터가 거의 없다는것, 예상못했던 반전, 복선을 기가막히게 활용하기 등이죠.
어제 응사를 모아서 보면서 이런 아다치의 향기를 느꼈습니다.
아다치의 대표작인 H1, H2를 보면 응사와 비슷한 느낌이 많습니다. 물론 H1, H2는 야구가 소재라 응사와는 다르지만, 뭐랄까... 담백하다고해야하나?
물론 저에겐 그저 최고의 찬사일뿐 응사가 아다치를 배꼈다거나 그런뜻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공중파 드라마의 막장화에 제대로 쌍싸다구를 날려주는 케이블드라마의 선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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