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1세 여자사람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옛날이라 잘 기억은 안나는데 대략 그 쯤) 다니던 태권도장이 있는데 그 날이 금요일이라 모두 공설운동장에 줄넘기를 하러 갔었습니다. 근데 저는 그걸 깜빡하고 그만 도장에 와 버렸습니다. 도장 안에는 알던 대학생?남자가 있었어요 그제서야 아 오늘이 금요일이지 하고 생각했고 지금이라도 줄넘기하러 갈까 하다가 그냥 거기서 운동하다가 가기로 했습니다. 당시 복장이 반팔(여름이라)+도복바지+띠였는데 뭐 정규 수업시간도 아니고 해서 편하게 띠만 벗고 샌드백에 대고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힘들어서 좀 쉬려는데 평소에는 제가 막 깝치고 그래서 좀 사이가 안좋았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막 여기 앉을래? 하면서 손짓하고 그랬습니다. 그 때 그냥 운동했거나 아니면 그 전에 줄넘기 하러 갔어야 했는데... 제가진짜 병신이었나봅니다 그 인간이 앉으라고 한 데가 지 무릎 위였는데 전 그대로 앉아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병신같네요. 그런데 뒤에서 슬슬 가슴만지고 그러길래 그제서야 아 뭔가 잘못됐다 하고 바로 일어서서 도망을 쳤습니다. 자꾸 뒤에서 안으면서 가지 말라고 했지만 어찌저찌 온 힘을 다해 뛰어가니까 벗어나지더라구요 그리고 그대로 집까지 무작정 달렸습니다. 그 날 일은 정확히 기억합니다... 지금은 그 남자 얼굴이 흐리멍텅하고 머리스타일만 겨우 기억하는 정도입니다. 이름도 기억 안나구요. 그 뒤로는 서로 눈도 안마주치고 살아서...
아무래도 고등학교 때까진 남자랑 단 둘이 있을 일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동안 모르고 살다가 대학교에 올라오고나서 남자랑 단 둘이 있는 게 너무 무섭고 그래요 그런데 작년에 같은 동아리 남자동기가 있는데 저한테 고백하고 제가 찼었거든요 근데 단 둘이 있을 때 뒤에서 막 안고...
그 뒤로 더 심해진 거 같아요... 전철 안에서 남자가 뒤에 서 있으면 저도 모르게 온 신경이 곤두서고 솔직히 저도 의심하고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자꾸 뒤에 있는 남자때매 무섭고 그래요 그리고 그 이후로 남자랑 눈을 못마주치겠구요
작년 일은 부모님께 말했었지만 초등학생 때 일은 말 안하고 넘어갔었거든요... 그래도 남의 인생 망치기는 싫다면서 아무 일 없던 척 지냈어요... 지금 말해봤자 옛날일인데...말해봤자 소용없지 않을까 하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 자꾸 옛날 일이 떠오르면서 남자가 무섭고 그렇습니다. 아까도 동아리 신입생환영회 하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남자동기랑 전철을 같이 탔는데 저도 모르게 긴장됐구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요즘 좀 집안 분위기도 그렇고...경제적으로도 어려워져서 부모님께 걱정끼치고 싶지는 않은데...
정확히 제가 무슨 조언을 듣고싶은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며칠전부터 계속 떠올라서... 주저리만 하고 갑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제 얘기 들어줘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