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중3 딸래미는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드림콘서트에 갔습니다. 1년 내내 공부한다고 시달리면서 1년 내내 고대하던 거라 좋아라 들떠서 달려갔습니다. 어찌 못가게 할 수 있겠습니까.
애를 보내놓고 전 청계광장으로 갔습니다. 어른이니까요. 1년에 한번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부르는 것 맘껏 즐기게 하기 위해서 아이들이 노는 동안 어른은 촛불행동해야죠. 이게 세월호 아이들이 우리에게 남긴 유일한 과제입니다.
어른들이 사고를 막지 못했어요. 어른들이 구할 수 있는데도 안 구했어요..부끄럽습니다..이제 어른들이 유일하고도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게 뭐겠습니까. 이제라도 아이들이 맘껏 몰려다니며 뛰놀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이번에도 어른들이라는 사람들이 말만 앞세우고 찔끔 뭐하는 척만 하다가 흐지부지 그만둘까봐 솔직히 두렵습니다..결국 이번에도 광우병 촛불 때처럼 고등학교 애기들이, 뒷짐진 어른들 대신, 먼저 나서야 하나요??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뛰어노는 대신에??
그리된다면 두번 다시는 애들 앞에서 얼굴 못들거 같아요..부끄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