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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악플러
게시물ID : panic_31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낄렵ㅋ
추천 : 3
조회수 : 95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6/17 07:10:45
나는 악플러다. 흔히 악플러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온갖 욕을 던지며 욕하기 바쁘겠지만, 그들 안에는 추악하고 가식적은 악플러들이 존재할 것이다. 나는 그런 가식적인 인간들과 달리 정말 내 본연의 모습인 악플러의 모습을 하고 이 인터넷이라는 바다에서 자유로이 어떨 때는 거침없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나의 주된 표적은 선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저 추악하고 더러운 나 같은 부류의 인간들을 벌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자 나의 취미 이자 나의 삶이 이였다. 

"오늘은 어디 누구를 씹어볼까나."

인터넷 가십거리를 굶주린 하이에나 마냥 찾아다니니 쓸만한 먹잇감 아니 기삿거리가 내 눈앞에 들어왔다.

'연예인 A 모양 일반회사원 남자친구 와 이별 후 재벌가 B군과 결혼을 전제로 연애 중!'

과연 군침이 흐를만한 먹잇감 이었다. 나는 기사를 기쁜 마음으로 클릭하고 지금 활동하고 있는 악플러 속으로 뛰어들었다. 댓글에는 몇몇 찌질한 악플들이 달려있었다.

"ㅋㅋㅋ 미친 된장년 맞네 데뷔할때부터 알아봤음 , 이야 진짜 사람은 얼굴이 다구나 , 뭐 세상 뭐같노 둘다 뒤져버려라, 돈이최고입니다 여러분 로또 긁으세요" 

이런 글들을 읽고 있자니 한심한 느낌이 들었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밖에는 글을 못쓰는 건가 나는 악플러의 신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일반직 회사원 남자친구로 가장하고 댓글을 남겼다.

"저.. 연예인 A모양 전남친 XXX라고합니다. 사실 전 연예인 A모양의 무명시절부터 힘들고 어려울 때 옆에서 도와주고 금전적인 부분까지 도와주며 정말 잘해보라며 뒷구석의 그림자에서 그녀를 응원하고 또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그녀가 변하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에는 아! 점점 활동이 많아 지나보니 힘들구나 그런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시작이였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좀 더 많은 것을 요구했고 저는 그것에 지쳐 먼저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보니 이제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는군요.. XXX야 나는 그래도 아직 너와 함께 했던 그날이 너무나 좋았어."

나는 남자의 모습을 전형적인 순진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으로 악플을 치장했다. 결과는 대성공 여러사람들의 동정표를 사기 시작했고 연예인 A양은 희대의 마녀로 사람들 입속으로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그리고 그런 중심에 내가 있다는것을 나는 너무나 큰 자부심을 느꼈다. 그 일이 있은후 반년후 나는 또 다른 기사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연예인 A모양 전 회사원 사건 루머로 밝혀져'

'연예인 A모양 결국은 집에서 약물 먹고 지금 의식불명'

'연예인 A모양 편한곳으로 가시길.'

순간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키보드 위로 올려진 내 손은 피로 붉어지고 살인자라는 표식이 내눈앞에 아른아른 가렸다. 기사속에는댓글들에는 루머의 주모자를 찾겠다는 사람들이 저번에 함께 악플을 달았던 놈들을 잡으려하고 있었다. 나는 순간 공포감에 휩싸여 내가 쓴 모든 글을 삭제하고 해당 사이트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내 손의 피를 씻고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결국은 해당 주모자를 찾지 못했고 사건은 그냥 흐지부지 끝으로 일단락되었다. 나는 그 이후로 악플러 계를 떠났고 웬만하면 인터넷도 잘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만나고 그 동반자를 쏙 빼닮은 딸도 낳았다. 이 세상에 이제는 부러울 것이 없었다. 헌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17살 이제 갓 고등학교로 들어간 딸이 연예인을 하겠다고 나선 것 이었다.

"무슨 연예인이야! 그런 거 다 부질없다 그리고 너보다 실력 있고 예쁜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빠 그래도... 내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 제발요."

"안돼 연예인 하고싶으면 이 아빠 볼 생각하지도마라."

"아빠 미워"

딸은 그렇게 나와 한바탕 크게 싸운 뒤 말도 잘하지 않게 되었고 결국에는 집까지 나가게 되었다. 나는 딸을 찾으려 직장까지 그만두고 찾으려 다녔지만 전부 다 허사였다. 딸을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나의 아내는 딸이 가출한 이후로 마음병을 얻어 폐인처럼 살다가 마지막에는 나를 원망하며 죽었고 나는 그런 아내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계속 계속 딸을 찾으려 다녔다. 
 
3년정도 고통같은 시간이 흐른후 길거리에 전단지를 나눠주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데 언뜻 어디서 보던 여자아이가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은 바로 내가 그토록 찾던 딸이었다. 딸은 그전과 다르게 아주 몰라 보게 예뻐져 있었다. 정말 인가 싶어 눈을 비비고 자세히 보자 딸이 어릴 적 크게 다쳤던 상처자국이 보였다.

나는 그자리에서 소속사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소속사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저기 ... 지금 그 소속사에 A양이라는 연예인이 있소?"

"누구요?"

"A양 말이오 내가 그 사람 아비 되는 사람인데...."

"무슨 헛소리입니까? A양 부모님은 전부 돌아가셨는데."

"아니 잠깐만 그게 무슨소리요.."

"됬습니다. 이런 장난치지 마시고 잠이나 주무세요"

둘 다 죽었다니 무슨 소리인가 싶어 소속사 앞을 찾아가도 경비원이 나를 내쫓기 일쑤였다. 가뜩이나 딸이 데뷔한 그룹은 날로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국민 걸그룹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그 인기가 무섭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걸그룹 A양의 헛된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고 개중에는 임신설 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나는 결국 다급하게 급한 불을 끄고자 피시방으로 달려가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무슨 소리입니까 임신이라니 어디서 사람말 들어보지도 않고 그런 거짓말을 할수있습니까?"

사람들은 나의 댓글에 반대를 가차 없이 누르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댓글에 댓글에 꼬리를 물고 다들 욕만 쓰기에 급급했다. 

"A양!!사실이래!! 헐대박 , 진심 ㅡㅡ 비호감덩어리 , 죽어라!!! 죽음으로 속죄해라!!"

나는 사람들의 댓글에 분개했고 결국에는 나의 입장까지 밝히며 댓글을 달았다.

"저는 A양의 아버지입니다. 어렸을적 제가 연예인을 반대했던 일을 계기로 연락이 끊겼었는데 이렇게 예쁘게 커 주어서 감개무량합니다. 다들 저를 봐주시고 우리딸에게 심한 욕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부탁합니다."

나는 분명 나의 진심 어린 댓글에 사람들이 옹호해주길 원했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가차없는 욕설 섞인 댓글이였다.

"웃기시네 ㅋㅋ 니가 아버지면 나 A양 할배임 ㅋㅋ 즐 ㅋ , 진짜 하다하다 아버지가 까지 나오네 , 짜지시길 " 

사람들은 상대방을 비방하는 댓글에만 모든추천을 해주기 시작했고 A양의 임신설이 기정사실인 마냥 인터넷속에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 동안 악플러들과 싸우는도중 내 눈앞에 믿기 싫은 벌어져서는 안 될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었다.

'A양 결국은 자살... 짧은 생마감.'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자신의 과거의 과오가 되풀이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는수 밖에없었다 자신이 할수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마지막에는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ㅋㅋㅋㅋㅋ 야 ㅁㅊ 그 임신설 구라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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