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부터 조금씩 진해지던 스킨십 어느순간엔 내손을 끌어 자기 허벅지에 놓더라 싫었을까 좋았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난 답을 모르겠다 누군가 그러더라 본인의 의지는 전혀 없었냐고 모르겠다 아직까지 이성을 잃진 않았으니
술이 참 무섭다
머리 꼭대기 까지 취기가 올라 누운 자리에서 모두가 잠든 그 조용한 새벽 누군가 억지로 내 팔을 당겨 팔베개를 했을때
알싸하게 풍겨오던 샴푸냄새 싫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 좋았을 수도 있었겠다 참으로 비겁하다
입술을 훔쳐갔다 찰나의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지나가더라 친구의 얼굴 당혹감 그리고 부드러운 감촉
그만하자 그만하자 너무너무 힘들다 잘지내고 있잖아 결혼할거라며 근데 왜 나한테 이러니
하필 왜 나니 니 남자친구 삶의 절반을 함께한 내 친군데 너도 알잖아
술이 무섭다 아니 술을 핑계삼아 비겁해지는 내가 무섭다 그래 거부할 수도 있었겠지 알싸하게 풍겨오는 샴푸냄새가 좋았다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고 그 순간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더 가까이 더 가까이 어느순간 우리는 붙어있었고 가벼운 스킨십에서 조금더 진해져갈무렵 문득 정신이 들었다
밖으로 나가 거북한 속을 게워내고 그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울었다 나를 혐오했고 끝도없이 후회스러웠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잠시 걸었다 차마 그 얘길 꺼낼 수 없어 너에게 일상적인 대화를 거는 도중 난 왜 네 입술을 훔쳤을까 넌 왜 거부하지 않았을까 1초가 되지 않는 그 짧은 순간 그 순간이 아직도 나를 괴롭힌다 난 왜그랬을까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