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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계구우후
게시물ID : readers_311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0
조회수 : 62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2/07 08:28:18
오늘의 문제: 『계구우후』

鷄口牛後는 「닭 주둥이 소 궁둥이」라는 뜻입니다. 「큰 것에 휘둘리는 큰 것의 종놈이 되느니 차라리 작은 것을 휘두르는 작은 것의 주인이 되는 것이 나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소꼬리보다 닭대가리가 낫다」라는 말입니다. 어제 용두사미龍頭蛇尾는 흐지부지되는 것이란 말을 했습니다. 그제 경천동지驚天動地를 풀면서,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이라지만 지금은 서일필이 경천동지하니 이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란 말도 했고요. 비슷하게, 용두사미는 흐지부지지만 「용 꼬랑지보다 뱀 대가리가 낫지 않은가」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을 바꿔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고요. 다만, 원래 의미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원래 뜻을 모르고 활용하면 엉뚱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전국책에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전국책은 중국 전국 시대의 여러 이야기를 모아둔 일종의 자료집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런 자료들을 일정한 주제에 맞춰 인용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면 사기같은 역사서가 되고요. 전국 시대의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로 진秦 나라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야 할 것인가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서로 연합해 진 나라를 배척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강력한 진 나라를 중심으로 동맹을 맺는 방법이 있습니다. 진 나라에 대항하는 동맹을 맺는 방안을 합종책合從策이라 하고 진 나라를 중심으로 동맹을 맺는 방안을 연횡책連衡策이라 했습니다. 전국책에는 이 합종연횡의 치열한 외교전쟁의 기록이 많습니다. 결국, 연횡책이 승리하고 진秦나라는 나중에 다른 모든 나라들을 눌려 멸망시켜 중국을 통일합니다. 다음은 합종책을 주장하던 소진이란 사람이 한韓 나라 임금님을 설득하던 말의 일부입니다.

『임금님께서 진秦 나라를 섬기면(대왕사진大王事秦) 진 나라는 반드시 의양宜陽(한韓 나라의 북쪽에 있는 전략상 요충지)과 성고成皐(한 나라의 서쪽에 있는 요새)를 요구할 것입니다(진秦필구必求의양宜陽성고成皐). 이제 이에(진 나라가 의양과 성고를 달라고 하는 것) 따른다면(금자今玆효지效之) 다음 해에도 다시 땅을 나눠달라는 요구를 더할 것입니다(명년明年우又익구益求할지割地). 그런 것을 들어주면(여지與之) 얼마 지나지 않아 줄 땅이 없어질 것이고(즉卽무지無地이급지以給之), 들어주지 않으면(불여不與) 그것은 이전의 힘쓴 것을 버리고 뒤에 다시 그 재앙을 받는 것입니다(즉則기전공이棄前功而후갱수기화後更受其禍). 우선 임금님의 땅은 다함이 있다지만(차且부夫대왕지지大王之地유진有盡) 진 나라의 요구는 끝남이 없을 뿐이니(이而진지구秦之求무이無已), 다함이 있는 땅으로(부夫이以유진지지有盡之地) 그러나 끝없는 요구에 맞선다는 것은(이而역逆무이지구無已之求) 이를 「억울함을 장보고 재앙을 산다」는 것이라 말할 수 있고(차此소위所謂시원이매화자야市怨而買禍者也) 싸우지 아니하고 땅만 깎아낼 뿐입니다(부전이不戰而지이삭의地已削矣). 「차라리 닭의 주둥이가 될지언정 소의 궁둥이가 되지 말라」는 점잖지 못한 말을 제가 들어본 적 있습니다(신문비어臣聞鄙語왈曰령위계구寧爲鷄口무위우후無爲牛後). 이제 임금님께서쪽과(한 나라의 서쪽에 진 나라가 있음) 팔을 엇걸려(내 팔과 네 팔을 서로 기대는 친근함의 표시 또는 내 양팔을 맡기는 항복의 표시) 신하로서 진 나라를 섬긴다면(금今대왕大王서면교비西面交臂이而신사진臣事秦) 소 궁둥이와 어찌 다르겠습니까(하이何以이어異於우후호牛後乎)?』

소진이 한韓 나라 임금님을 소 궁둥이(우후牛後)에 빗대어 격분시키니 임금님이 합종合從에 찬성하여 진秦 나라에 대항했습니다만, 나중에 장의라는 사람이 진 나라의 강함을 들어 위협하고 진 나라와 다른 나라를 같이 쳐서 이득을 얻자고 하니 연횡連衡策으로 외교 노선을 바꿨습니다. 전국 시대는 이렇게 합종과 연횡이 서로 물리고 바뀌어 외교적으로도 혼란한 시기였고 전쟁도 많을 때였습니다. 참고로, 한 나라는 합종의 여섯 나라 중 가장 먼저 진 나라에 망했습니다.

오늘은 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집에서 보통 저녁 먹고 한숨 잡니다. 일어나서 글을 쓰고 또 잡니다. 쓰던 글이 늦어지면 이때 다시 자지 않고 밤을 새우게 되고요. 어제 새벽이 그런 경우였네요. 저녁 먹고 한잠 자다가 꼬리곰탕 꿈을 꾸었습니다. (역시 소는 꼬리곰탕이죠.) 다른 꿈도 꾸었는데 사실 꿈꾸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때 일어나서 글을 썼어야 했는데 꿈이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그런데 깨어나 기억을 못 하니 이것도 허무합니다.) 양꼬치엔 칭따오라는데 오늘은 양고기 꿈을 꾸게 될 것 같네요. (내일 주제는 양과 관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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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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