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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오덕 문화의 정체
게시물ID : animation_60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런거임?
추천 : 4
조회수 : 132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7/02 23:06:45
엔하 위키 펌이요.

1 개요 

미소녀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게임 속 '주인공'에 플레이어 자신을 투영하여 대리만족을 느끼던 시대는 갔다. 그 주인공은 사실 우리와 달리 잘 생긴 꽃미남이라는 진실이 최근 몇 년 사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신데렐라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들 역시 대부분의 시청자들과는 다른 꽃미녀라는 사실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지만…

때문에 그 잘난 놈의 생활을 들여다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던 오타쿠들은 진실을 깨닫고는 모두 좌절을 하게 된 것이다.

즉 2차원 세계에서조차 못생긴 오타쿠들은 연애를 할 수 없다는 압도적인 '현실'을 피해 가까스로 도착한 낙원이 바로 최근의 "남자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대신 그저 여자 미소녀 캐릭터들만 잔뜩 등장하는" 작품들의 출현이다.

히로인과 그 동료(친구), 그리고 세계에는, 낙원의 파괴자인 '남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들은 영원히 그 모형정원 속에서 남자를 모르는 순수한 소녀로서 계속 남아 나이를 먹는 것도 잊고 '일상'을 보낸다.

오타쿠들은 그 들을 '관찰'하며, 그녀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기쁨을 찾아낸다.

누가 말했는지는 잊었지만, 즉 그것은 미소녀 동물원이다. 그리고 바로 최신 미소녀 문화의 조류이자 정체이다.

원문: 전파만세
2 상세 

미소녀를 중심으로 한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매체에서 남성 인물을 배제하고 여성 캐릭터에만 의존하여 작품을 전개하는 창작 조류를 동물원에 빗대어 표현한 단어. 주로 일상물에 자주 적용된다.

주인공을 두고 여성들이 복잡한 연애관계를 형성하고 차츰 진도를 나가면서 마지막에는 주인공과 이어지는 내용의 기존 연애물 혹은 러브코믹물과는 달리, 미소녀 동물원에는 여성 캐릭터만이 있다. 전에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만족감을 얻었던 오덕들이 차츰 하렘물의 부자연스러운 현실인 잘생기고 능력있는 주인공의 일대기를 옆에서 구경하고 있을 뿐이다라는 걸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이 문제의 남성 주인공이 없는 쪽을 작품 감상에 있어 오히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끼는 것이다.
결국 문화의 소비층이 현실과 공상간 괴리의 타협점을 찾다가 현재 도달한, '내가 결국 가질 수 없다면 누구에게도 주지 않겠어' 지점인 셈.

작품내에 남자가 없으므로 미소녀 동물원의 여성들은 당연히 '연애'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용의 구심점이나 전체적인 플롯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사라진다. 이런 상태에서 뭔가 작품이라고 내놓으려면 컨텐츠가 있긴 있어야 되므로, (주로 학생 나이대의) 여성들이 동아리를 한다거나 수학여행을 간다거나 덕질을 한다거나 케이크를 처묵처묵 한다거나 하는 것이 작품의 전부가 된다. 그저 여성 캐릭터들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일상'이라는 클리셰를 선택할 뿐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전개는 찾아볼 수 없게 되며, 작중 캐릭터가 얼마나 자신들의 캐릭터성을 어필하는지만이 작품의 주요소가 된다.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의 설정도 일정한 경향성을 갖는다. 작중 설정에서 주연 캐릭터들의 외모와 스펙은 대부분 평범녀들이다. 이런 면은 특히 애니메이션 케이온! 2기에서 그 특징이 확연히 드러난다. 공부, 운동, 성격 3면을 겸비한 팔방미인식의 설정이 흔히 붙던 과거의 히로인들과는 대조적으로 말이다. 설령 머리가 좋다거나 미인이라거나 해서 어느 한쪽이 뛰어나면 사실 알고보니 변태였다는 식으로 반드시 그에 대응한 결함을 끼워넣는다. 완벽한 캐릭터에게는 부담감, 경외감을 느끼기 쉬우므로 오덕이 캐릭터에게 가깝고 친근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설정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용어까지 나오게 된 배경에는 2010년대에 신작이랍시고 나온 라이트 노벨, 애니메이션 등이 대부분 '별 내용도 없는', '미소녀 빼면 시체인' 작품이었기 때문.

일단 근원에 대해서는 두가지 이론이 있다.
하렘계 러브 코미디의 발전형이 '미소녀 동물원'이라는 시각이 있고, 이에 따르면 러브코미디는 남자 조연의 거세→남자 주연의 거세→남자의 여자로서의 대체→모든 남성적 연애요소가 사라진 '따끈따끈 일상물'로의 진화.
사자에상 같은 일상물에서 남자 캐릭터를 빼고 여자 캐릭터로만 이야기를 구성한 것이 미소녀 동물원이라는 시각.

여성향 작품에도 미소녀 동물원 장르와 흡사하게 주연과 조연이 남성으로만 구성되어 이야기를 진행하는 미소년 동물원이 존재한다. 발생 시기나 조류로 따지자면 최근에 등장한 곁가지 이하나 다름없는 미소녀 동물원쪽은 취급도 안해줄 정도로 이쪽이 까마득한 대선배. 위의 근원에 대해서 이야기한 두 설들도 이미 미소년 동물원의 근원을 이야기하며 나왔던 오래된 설들이 다시 적용된 것일 뿐이다. BL까지 나아가면 이미…. 최근의 애니메이션/소설 등에서 BL코드보다 월등히 GL코드가 두드러지는 것 역시 동성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대중적 용인보다는 '미소녀물에서의 남성 배제'가 점점 그 정도를 높여가는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보아야 적절하다.

3 백합과의 차이 

백합물에도 여성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하지만, 미소녀 동물원과는 차별화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여성들간의 애정과 우정을 그리는 백합물은 엄밀히 작중에 공인된 커플링이 존재하고, 이것은 연애관계나 마찬가지라는 것.

즉, 남성 독자라 하더라도 감정이입이 가능한 주인공격 여성 캐릭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감정이입이 가능한 캐릭터가 존재하는한 미소녀 동물원의 대전제는 깨진다. 미소녀 동물원은 어디까지나 감정이입 없이 주변에서 관망만 하는 것이므로.

4 해당되는 작품 

동방프로젝트 - 제작자가 피 튀기는 전개를 싫어하는지라 '놀이'라는 명목으로 10대 전반의 소녀들만이 등장한다. 주된 내용은 이변의 해결이지만, 작품의 무대인 환상향에서는 이것이 일상인지라 결국 조금 특이한 일상물. 또한 나이를 먹지않는 사자에상 시공인데다, 등장인물들은 어린지라 연애에 관한 감정이 없다는 공식발언까지 있다. 조건상으로는 완전히 일치하는 셈. 다만 작품의 장르가 그저 눈앞의 적을 깨부수는게 목적인(…) 슈팅 게임인지라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고, 상기한 요소들은 남성향이 아닌 제작자 자신의 소녀만화류 취향의 반영인지라 미소녀 동물원로 정의하기는 애매한 부분도 있다.
딸기 마시마로 - 이쪽은 개그 담당의 남캐가 2명 등장. 하지만 한쪽이 다른 한쪽의 츳코미를 가장한 보케짓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거라.... TV판 최종화에서 반격을 했다.
러키☆스타 - 남자 캐릭터가 세 명 나오기는 하지만 그나마 한 명은 실존 성우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고 나머지 두 명은 주인공의 아버지들…
마리아 홀릭 - 핵심인물인 남캐가 있는 만화지만 여장남자다. 최근 여장남자캐릭터는 남성향적인 모에에 부합하기 때문에 러브코믹물의 일반적인 남자캐릭터와는 성향이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여장남자 참고. 그럼에도 페이크 주인공의 존재, 이야기 진행에 중요한 필수요소에 남성성이 껴 있기 때문에 청일점속성이 혼재하는 작품. 
모리타씨는 과묵 - 여자주인공 4인방을 관찰자 시점으로서 의견을 나누는 남학생 2명이 아주 가아끔 나올 뿐.
사키 - 주인공이 다니는 키요스미 고교가 남녀공학이기는 하지만 작중 출연하는 유일한 남캐인 스가 쿄타로의 취급이 영 좋지 않다. 다만 확실한 스토리와 갈등이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가 없이 그냥 일상을 보낼 뿐인 일반적인 미소녀 동물원과는 다르다.
스트로베리 패닉 - 남자가 한 명도 안 나오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아르카나 하트
아즈망가 대왕 - 배경은 분명 남녀공학인데 그나마 비중이 있는 남캐는 키무라 선생뿐이다.
아리아, 아쿠아 - 아쿠아는 몰라도 아리아는 나름 연애노선도 있고 자기이야기도 있다. 다만 조연수준.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 일방통행 편 와선 카미조 토우마가 주인공이라….
연희무쌍 TVA - 게임판의 주인공 혼고 카즈토가 등장하지 않고, 촉나라 소녀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1기 막판의 유비는 진짜 유비인 토우카의 이름을 훔쳐 쓰던 비중없는 사기꾼에 불과[1]. 화타와 우길의 비중도 매우 낮다.
유루유리 - 애초에 무대 자체가 여중이고 분위기도 거의 백합 분위기를 찍고 있어서 남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전부 여자만 나온다(...). 참고로 유루유리의 뜻을 해석하면 가벼운 백합이다. 주연 8명중 상태가 멀쩡한 건 아카리와 유이지만 아카리는 주인공치곤 취급이 영 좋지 않고, 유이도 점점 백합 분위기에 물들어 가고 있다(...).
스트라이크 위치스 - 줄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업ㅂ다
전국오토메 애니메이션판 - 주인공 히데 요시노(히데요시)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한 후 남자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는 후손을 어떻게 늘리느냐고 시로(개)에게 물어본다. 이에 시로 왈 "황새가 물어온다"고....
카페 알파 (요코하마 매물기행)
케이온! - 미소녀 동물원의 대명사 중 하나. 애초에 무대 자체가 여고다. 타이나카 사토시(그나마도 이쪽은 애니판 오리지날)와 악기가게 점원이 등장하는 남성 캐릭터의 전부이다(그 외에도 잠깐 나오고 마는 엑스트라는 많지만). 연재가 재개되면서 무대가 대학으로 옮겨졌지만, 대학도 여대라서(…) 앞으로도 남캐 보긴 힘들 듯.
하늘의 소리
A채널 - 가끔 지나가는 남학생 A, B 등이 등장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조연인 데다, 등장만 하면 누군가가 빠따를 들고 나타난다(…).호성성님


주루륵 훑어본 사람은 쉽게 알겠지만, 위 작품들에서는 설령 남성이 등장하더라도 비중이 아주 적거나, 비중이 높더라도 여성 등장인물들과 연애관계로 발전할 여지 자체가 차단되어 있다. 이게 바로 본 항목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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