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골프장 여직원 추행혐의 20대 '무죄'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공개된 장소에서 성적(性的)으로 민감한 곳이 아닌 신체부위를 매우 짧은 시간 접촉한 것은 강제추행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김경철 부장판사)는 골프용품 매장 여성직원의 가슴부위를 손가락으로 찌르거나 등 부위를 손으로 쓰다듬은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된 A(28)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지역의 한 골프장 직원인 A씨는 지난해 9월 3일 오후 골프장 안에 있는 골프용품 매장 여성직원(20) 등과 대화를 하던 중 왼손 손가락으로 여직원의 가슴부분을 1차례 찌르고, 피해자의 어깨 부분을 한번 만졌다가 강제추행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오후 7시가 조금 지난 시간 다른 직장 동료와 함께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안이 들여다 보이는 골프용품 매장을 찾아 여직원과 대화를 나누다 신체접촉을 했고, A씨의 신체접촉이 있고도 여직원은 특별한 행동의 변화없이 웃는 인상으로 대화를 계속했다. A씨는 이후 피해자의 문제제기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보면 피고인이 찌른 피해자의 신체부위는 쇄골에 가까운 곳으로 상대방의 허락 없이 만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더라도 젖가슴과 같이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만진 피해자의 어깻죽지 부분은 일반적으로 이성 간에 부탁이나 격려 등의 의미로 접촉이 가능한 부분이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 이어 "피고인의 행위는 1초도 안되는 극히 짧은 순간 이뤄졌기 때문에 피해자가 이 때문에 성적수치심을 느끼기보다는 당황했을 가능성이 크고, 이후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꼈다 하더라도 특별한 행동의 변화없이 자기 업무를 계속한 만큼 피고인의 행위는 성년인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탈해 형사책임을 따져야 하는 '강제추행'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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