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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흑인은 다르죠...
게시물ID : baby_31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겨울왕궁
추천 : 11
조회수 : 566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4/08/25 21:16:39
애는 둘이 있고요. 아직 어립니다. 
노키즈존에 대한 입장은 뭐 특별히 있다기보다 .. 
가게 주인이 한다면 하는 거죠. 제가 뭐라 할 수가 없습니다.

입장이 그냥저냥이니 얘기에 끼어들 계제는 아닌데, 
다만 흑인이나 장애인, 노인과 비교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한마디 써봅니다.

일단 서비스업이라는게 단순히 물품을 파는 게 아닙니다.
커피숍을 일컬어 자리세를 받고 카페인 음료를 부수적으로 주는 가게라는 얘기가 있는데 일리가 있습니다.
식당에서는 음식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자리와 분위기를 함께 파는 거죠.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는다고 할 때 의식하든 안하든 이런 것들을 함께 계약을 하는 셈이죠.

사회적 관계, 계약은 기본적으로 사람대 사람으로 이루어집니다.
물론 여기서 사람이란, 정상적인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흑인도 사람이고 장애인도 사람이고 노인도 사람이에요.
우리는 '사람'에게 서비스를 하지만 넌 피부가 까매서, 나이를 먹어서, 몸이 불편해서 사람취급 안할래.. 이건 안되죠.

그렇다면 아이는 어떨까요?
아이는 일반적으로 사회적으로 덜 성숙되었습니다.
물론 부모의 지도와 감시하에 비교적 사회적 관계를 해치지 않는 훈련을 한 아이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성인보다 일반적으로 집중력, 주의력이 부족하고 호기심이 많고 자신의 육체적 능력을 탐색해보려는 욕구가 강합니다.
그러니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사고를 치기도 하죠.
제 아들도 많이 야단을 치지만 무서워하면서도 그만두지는 않더군요.
(처음에는 제가 야단을 쳐도 안무서워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노키즈존을 만약 시행하게 된다면 
제일 중요한 문제는 '키즈'의 범위가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영아(=2살 미만), 유아1(걷고 뛰고 말 안통하고, 한 4세 정도), 유아2(초등 입학 전)
정도가 구분점이 될 것 같습니다.

영아는 웁니다. 아이의 잘못도 부모의 잘못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웁니다. 
(물론 타이밍을 잘 맞추면 되겠지만 모든 부모는 울지 않을 타이밍에 입장하시오 할 순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정숙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게 컨셉인 까페라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우는' 영아이기 때문에 까페 컨셉과 맞지 않아요.
그렇다고 '애기가 울 수도 있지 왜 음악을 트는 걸 컨셉으로 잡느냐?', 
또는 음악들으며 밥먹을려고 온 사람들에게 '애기 우는 걸 좀 들으면 어떠냐?' 할 순 없잖습니까?
이런 경우는 영아를 입장시키기 곤란합니다. 
(비슷한 예로 영화관에 아마 애기를 데리고 들어갈 수 없게 하는 것으로 압니다.)

유아1,2의 경우 ... 
부모가 정말 잘 훈련을 시켰다면 모르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어요.
이것도 사실 애들 잘못이 아닙니다. 
그리고 애를 키워보면 이걸 컨트롤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애기를 낳았다고 부모들이 갑자기 육아전문가가 되는 게 아니라서 ...
통로가 좁고 불판들이 즐비하고 종업원들이 숯불 화로들고 이리저리 다니는 고깃집 같은 곳에서
그 좁은 통로에 애들이 뛰어다닌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일단 애들이 위험하고, 애들 피해다니느라 불판 배달, 고기배달이 늦어집니다. 다른 손님은 짜증이 나겠죠.
이게 애들이 잘못한 거냐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애들은 원래 그러거든요.
그렇다고 부모가 잘못한 거냐하면 ... 애매합니다. 
저의 경우는 큰소리로 야단도 치고, 못움직에게 붙잡아도 놓고 했는데 앞에 적었듯이 이게 쉽지가 않거든요.
(물론 제가 아이와 충분히 교감하고 사랑하면서 설명을 해서 납득을 시켰어야 하겠지만 제가 육아 전문가가 아니라... ㅜㅜ
유아2는 그나마 말이 좀 통하고 통제하기 쉽겠는데 유아1은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실제로 안전상의 위험이라든가 짜증이라든가 하는 문제는 발생하고 있죠.
이 문제는 결국 자리와 사람의 매칭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원래 조심해야 할 장소에 간 것이 문제죠.

해결책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아도 될 정도로 충분한 안전장치와 방음 시설을 갖추거나  
그렇지 않다면 그 장소에 아이를 가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후자가 노키즈존이죠.
노키즈존을 점주의 거부라고만 보니까 오해가 생기는데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 업체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가게와 서비스를 설계했기 때문에 아동 손님을 받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이 상태로는 아이들을 받기 힘듭니다.] 라는 거에요.

얘기가 늘어지는 것 같은데, 원래 주제로 돌아갑니다.
성인과 아동은 인지, 사고, 행동에서 뚜렷히 구분되는 차이가 있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경계를 어디로 할지는 고려해봐야 합니다.)
성인 중에 장애인, 흑인, 노인은 다른 성인과 구분할 뚜렷한 차이가 없습니다.
전자를 차이에 맞게 구분하여 서비스하는 것은 정당합니다.
후자를 차별하면 후레자식입니다. 
 
물론 특별한 예외는 있습니다. 
아이임에도 아주 조숙하고 전혀 규칙을 어기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예외죠. 
성인인 장애인 중 정신연령이 3-4세 수준인 사람도 있겠죠. (나이를 X구녕으로 먹은 성인도 있겠고) 이것도 예외죠.
이런 예외에는 일일이 규칙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아이는 착한데 도매금으로 넘어가냐고 불만일 분들도 있겠지만 ... 그렇기 때문에 예외인 겁니다.
어디에 어떤 특수한 예외사항이 있는지 알지 못하는데 일반적인 경우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규칙을 만들 때 고려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동은 식당 앞 특정한 지점에 30분 동안 움직이지 않고 떠들지 않고 앉아있는 테스트를 거친 후 입장 가능.. 이런 예외 조항을 만들 수 ㄴ없는 거잖아요.

오히려 3-4세 정신연령을 가진 성인 장애인의 경우 구별하기가 더 쉽겠지만 
이 경우에도 일반 규칙을 적용해서 식당에서 받아줘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보호자 동반 하에..)

뭐...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제대로 쓴 건지 의문이지만 일단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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