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들 인터넷인 관계로 그냥 반말할게. 우선! 지금부터 내가 할 얘기는 꽤나 길 수도 있겠지만 형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밝혀둘게. 나는 오유에서 눈팅만 하던 할일 없는 의대생이야. 어디 의댄지는 우리 학교에서도 오유를 하는 사람이 꽤나 되는 걸로 아는 관계로 밝히지 않을게. 다만 내가 진짜 의대생이라는 건 믿어둬.
내가 이 글을 쓰는 건 형들이 굉장히 중요한 뭔가에 대해서 별로 얘기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아서야. 물론 이 주제는 내가 속한 의대, 의사, 의료 사회와 연관된 얘기야. 형들과 별로 상관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나는 지금 부터 포괄수가제 논란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해.
본격적으로 주제에 들어가기 앞서서 형들이 우리나라 의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부터 생각해보자.
형들은 어떻게 생각해??
나는 가족 중에 의사가 있긴 한데, 형제 중에 있어서, 사실 의사 가문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내가 커갈때 의사는 완전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어.
그 당시만 해도, 나는 의사들을 그냥 '돈을 잘 버는 사람', ' 내 병을 고쳐주는 사람', '병원 가면 있는 사람' 뭐 이정도로만 생각했어.
형들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우리나라 분위기가 그렇게 바뀌어 온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사가 돈을 잘 버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 같애.
우선! 명확히 해두자. 의사, 돈 잘 버는 거 맞어.
그런데 그게 얼만지 알어?
2012년 7월 현재로 따졌을 때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연봉이 3300만원이야.
2012년 7월 현재 의사 평균 연봉은 1억원이 조금 안되. 약 9700 만원 정도??
그리고, 의사, 잘 살 확률이 높은 것 맞어. 공부해서 경제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 중고딩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대 진학해서 의사되면 누구보다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것 맞어.
그래 이까지 인정을 하겠다고, 자 그럼 지금부터 의사가 되는 과정을 말해 줄게
우선, 의사가 되려면
의대를 졸업해야되- 의대를 졸업하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의사 자격증을 줘. 의사 자격증으로 뭘 할 수 있냐고??
아무것도 할수 없어!!!!!!
할 수 있는 건 "무슨무슨 의원"이런 식으로 개인 '의원'을 내는 것 뿐이야.
그런데 사실 이런 의원 급 의료기관만 해도 왠만한 일상적인 병은 다 치료할 수 있다??
그런데 형들 비염 때문에 힘들면, 감기 때문에 힘들면, 어디로가?
"무슨무슨 의원"가? 아니지??
형들은 "무슨무슨 이비인후과", "무슨무슨 내과"이런 곳으로 갈거야.
그러니까 이런 ~~과를 붙인 의료기관을 '병원'이라고 불러.
이런 '병원'을 차리려면 '전문의 자격증'이라는 걸 따야되.
전문의는 어떻게 따느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 병원급 종합병원에서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하고 전문의 시험을 봐야되.
이렇게 인턴 +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의사 (이사람들도 의사야.) 들을 보고 전공의라고 해.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의사 구실을 하려면 의대 6년+ 전공의 5년이 걸려.
그러면 의대 6년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
6년은 예과 1학년, 예과 2학년, 본과 1학년~4학년으로 이루어져있어.
예과1,2학년은 의학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 의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배우고
본과 1~2학년은 의학적인 전문지식, 그러니까 형들이 모르는 것들을 배워. 이때 말하는 형들은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형들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는 의대를 졸업하지 않은 모든 형들을 말해!!!!!
그리고 본과 3~4학년은 병원 실습을 돌면서 실제 그 지식이 어떻게 임상 (임상은, 실제로 환자를 대하는 걸 말해)에 쓰이는 지를 배워.
자 이렇게 의대 6 년을 보내.
그런데 있잖아.
공대 다니는 형들, 인문대 다니는 형들, 사과대 다니는 형들, 법대 , 경영대 다니는 형들 특히 잘봐!
우리가 의대에서 배우는 학습의 양은 어느 학교 보다 많다고 자부할 수 있어.
형들 친구 중에 의대 다니는 친구 있을 거야.
그 친구 한테 한번 물어봐.
의대에서 유급이 어떤의민지.
유급은 학년이 내려가는 걸 말한다?
성적순으로 유급 여부가 갈려.
그런데, 유급을 당한다고 해서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야.
생물학과, 생명공학과 등등 그쪽 분야 형들, 생리학, 약리학, 병리학 이딴거 배우지??
형들이 한 학기동안 그거 배울때 우린,...... 한 달동안 배워....
물론,!!!!!
의대생들이 특별히 뛰어난 머리를 갖고 있어서 그렇다는 건 아니야!!!
그런데 그건 알아줘야되.
우리가 그만큼 고생한다는거.
그래서,
의대를 졸업했어.
그러면, 이제 전공의 (인턴1년 + 레지던트4년) 과정을 밟아야 겠지??????
자... 지금부터 의사들의 험난한 길이 시작되.
지금까지는 의대생들이 힘들다는 걸 말해줬고, 지금 부터 말해줄게.
내가 의대협(의과대학생/의과전문대학원생 연합)에서 참고한 자료인데, 그러니까, 전국 의대 현황 중 최소치만을 나열해볼게....
전공의들은 이렇게 크게 몇가지 고충을 겪어.
1. 주 100 시간 근무 2. 새벽 호출에 따른 수면부족. 3. 3일에 한번 돌아오는 당직. 4. 환자 가족에 의한 폭행.
이렇게 네가지야.
하나 하나 설명을 해줄게.
1. 뭐 주 100시간이야 일상이야. 주 100 시간이면 하루 14시간이야. 하루 14시간 일하고 어떻게 사람이 사냐고?? 물론 못살지!!! 그렇게 되면 사회생활이란게 없어지잖아? 그래서, 보통 하루 종일 일하고 하루 놀고 이렇게 돌리기도 해.
2. 새벽의 호출?? 이건 뭐 빈번한 일이야. 예를 들어서, 내가 정형외과 레지던트 2년차야. 그런데 새벽에 응급실에 심각한 흉골 골절환자가 들어왔어. 그런데 응급실에는 보통 당직밖에 없거든?? 그럼 어떻게 될까? 수술을 못하겟지?? 그런데 흉골 골절 환자는 갖가지 과 의사들이 다 필요하거든??(수술할 때 무조건 필요한 마취과/ 골절에 필요한 정형외과/심장에 필요한 흉부외과 등등)
그러면 다 콜되는거야. 신혼? 가족일?? 연휴?? 명절?? 다 필요없어 그냥 콜이야.
3. 이건뭐 이것도 따로 할 얘기가 있긴 한데, 형들이 만약 이글을 읽는다면 다시 여기에 대해서 얘기 해 줄게.
4. 형들이 영화에서 보는 ... 뭐 예를 들면 주인공이 자기 아내가 어쩔 수 없이 죽어가지고 의사보고 "어떻게든 살리란말이야!!!!!" 이러는거?? 그거? 당직의들한테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뭐 이렇게 5년을 힘들게 보내.
그리고 남자라면 군의관/공보의 둘중 하나로 36개월 즉, 3년을 또 보내겠지.
그렇게 해서 의대 6년 + 전공의 5년 + 군대 3년
총 14년 수련과정을 거쳐서 전공의가 되서 이제 개원을 한다고 하자.
자 이제부터가 본론이야....힘내서 읽어줘 형들아
7월부터 몇개 항목에 대해서 강제적으로 포괄 수가제 가 실시됬어.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이 '강제'라는 말의 의미는 아래로 내려가면 설명을 해 줄거야.
포괄 수가제??
말이 어렵지??
쉬운 말로 바꿔주면, 진료 정액제야.
진짜
하나도 과장 안보태고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고 싶어하든,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든,
같은 돈을 내는게 포괄수가제야..
그런데 지금은 어때??
지금 우리나라는 국민 의료 보험을 기반으로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시행하고 있어.
두 제도의 차이를 말해 줄게.
예를 들어 A라는 환자가 맹장수술을 하러 입원을 했다고 하자.
현행되고 있는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수술비)+(약값)+(입원비)+(식대)+(무통증약값)... 등등을 각각 따로 계산을 해.
근데, 포괄 수가제 에서는
(수술비+약값+입원비+식대+...)등이 한번에 얼마! 이렇게 계산이 되.
음.. 차이를 알겟어??
물론!!!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포괄수가제가 훨~~~~씬 더 좋을 수 있어!!
근데, 의사들이 왜 이렇게 반대를 해댔을까?? 생각 해 본적 있어?? 오늘은 내가 내일 수업이 있는 관계로 여기까지만 적을게, 혹시 형들 반응이 활발하거나 관심있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더 적도록 할게.. 형들 좀 길어도 제발 관심 가져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