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글 포함해서 요 몇달간 꾸준히 고민글 써오신 재[김바보]활 님 보세요.
얼마전 밀게에서 글을 보고 댓글을 달았습니다만 이후 보니 고민게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리셨고
다른 사람들이 좋은 조언 많이 해줬는데 말미에 별로 와닿지 않는다며 죄송하다고 적으셨더군요.
오유 각종 게시판에는 암묵적 약속으로 제목에 닉언급을 하지 않는다는게 있습니다만
님한테 만큼은 꼭 해야 할거 같아서 이렇게 올립니다.
이 일에 별로 관련되고 싶지 않은 분은 뒤로를 눌러주세요.
오유는 쪽지 기능이 없어서 개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렇게 해야 하니 좀 번거롭네요.
게다가 깁니다.
결론만 먼저 축약해서 말씀드리자면 님 사연이 기구한건 알겠는데 그 인생은 님의 것입니다.
지금 님은 그냥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해서 글을 올리는거 아닌가요?
사람들이 진짜 대답을 해주길 바라는게 아니고 자신을 위로해주라고 나는 이렇게 불쌍한 놈이라고
도와줄 필요는 없다고 세상에 이런 놈이 있으니까 관심 가져달라고 지금 소리없는 아우성이 들리네요.
처음 봤을땐 많이 안타깝고 댓글도 정성껏 달고 그랬는데 님이 최근에 밀게 올린 글까지 보고 나니 이젠 한숨이 나오네요.
세상은 날로 먹으려고 합니까? 세상에 힘들고 고달픈 사람이 어디 님 하납니까?
님의 상황을 정리하자면,
1. 공군 갔었는데 훈련 도중 일신상 사정으로 귀가 조치(이때 우울증이 커짐).
2. 집안사정이 불우한 편. 어머니도 정신건강이 불편하셔서 아버지 혼자서 집안을 책임짐.
3. 7가지 잡병이 있음.
4. 초등학생 때부터 있던 우울증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기가 힘듬
5. 군대가긴 가야할거 같아서 재검 기간이 안맞아서 신검 당시 3급 안주면 자살하겠다고 말해서 3급 얻음.
6. 정작 군대 갈때가 다가오긴 하는데 운동도 거의 안하고 비만이고 뭐고 체력회복할 자신이 없음.
7. 사람들이 공익가라고 하니 묵묵부답 방산가라고 하니 방산은 인맥 없으면 힘들다고 투정.
8. 사람들이 운동은 하면 된다고 말해줬는데도 불구하고 운동을 거의 해본적이 없어서 안한다고 댓글.
9. 군대 가기 싫어서 해외로 도피하고 싶음
10. 군대 가기 싫어서 성전환하고 싶음. 물론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음.
11. 현재 오유 각종 게시판 활동하는 동시에 밀게, 고민게에 꾸준히 자기 사연을 풀고 있음.
12. 근데 사람들이 아무리 대답해줘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는 식으로 무시하고 비슷한 글 계속 올리고 있음.
13. 그러면서 롤을 포함한 이겜 저겜하고 애니도 봄.
제가 님글을 처음 본 이후부터 꾸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과연 어디까지 갈까 하고요.
님이 지금까지 밀게에 올린 사연글이 보류까지 간거 포함해서 4개고, 고민게에 올린 사연글도 3개입니다.
나머지 게시판에 올린 내용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사실 게임게나 애니게에 글 올리는 님을 보고 있자면 그런 고민을 지금 말할 자격이 있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저나 한 두명을 제외하곤 댓글에서 대다수 분들이 좋게좋게 말씀해주셨더군요.
우선 나가서 운동을 해봐라, 아니면 알바라도 찾아서 해봐라, 포기하지말고 나가서 부딪혀봐라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 지금은 쉬는 세월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생각해봐라
여성호르몬 때문에 그런거일 수도 있고 그러면 생각을 그렇게 할 때도 있으니 여유를 가져봐라 등등.
제 삼자인 내가 봐도 정말 님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도와주려는 수많은 손길들이 있더군요.
보면서 진짜 오유엔 좋은 분들이 많구나 새삼 생각했습니다.
근데 님은 거기에 대해서 계속 무슨 반응을 보이고 있죠?
그때 제가 뭐라고 했죠?
사람들이 그렇게 조언해주는데 뭐떄문에 안된다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그럴거면 님의 다른 선택지대로 공익가라고 했죠.
집도 가난하다면서 해외도피니 성전환 같은 헛소리하지 말고 공익으로라도 부딪혀보라고 했죠.
님 글 보면 현역 가고는 싶은데 몸이 이렇다저렇다 마음이 이렇다저렇다.
공익 가라고 하면 갔다오면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라고 하시고....
가긴 가야 한다는 위기감은 있는데 동시에 가긴 싫은거 같고...전형적인 입대전 남자들 마음이랑 비슷한데
한번 갔다가 튕겨서 나온 후 다시 하는거라서 더 민감하신거 같네요.
여하간 밀게 사람들 참 여러분들이 좋은 말씀 해주셨죠.
근데 님은 그거 씹고 오늘 또 비슷한 내용의 글을 밀게에 올리네요. 엊그네는 고민게에도 비슷한 내용 올리셨는데.
이번에는 우울증이라는 점을 더욱 강조하면서요.
현역 가지마세요. 진짜 우울증이든 그냥 우울한 증세가 있는거든 현재 님 상황에서 현역가는건 자기도 죽고 남도 죽이는 일입니다.
병원에 가세요. 제발 병원에 가셔서 치료받고 공익이든 뭐든 그쪽으로 가세요.
그리고 우울증 걸린 사람이 롤을 합니까?
진짜 제대로 우울증 걸린 사람은 그런 것들 손도 못댑니다.
애니? 게임? 만화? 어휴 손도 못대요. 그런거 할 정신도 없을만큼 무기력하고 힘빠지거든요.
병원에서 정식으로 우울증 진단을 준게 아니라면 님은 우울증이 아니라 그냥 일시적으로 우울한 증세가 있는데
그걸 현재 인생에 비관하여 "나는 우울증 때문에 이렇다" "내가 이런건 우울증 때문이다"며 자기최면 거는겁니다.
우울증 걸려서 진짜 숱한 고생해본 내가 보기에 님은 우울증이 아닙니다.
나도 우울증을 앓았던 적이 있는 사람이고 부대에서 짬 안될때 하도 처맞고 욕먹다보니 정신 노이로제에 걸려서
(의경 출신입니다. 전의경 분들 많이 공감하실듯) 진짜 우울증 수준으로 맛이 간 적이 있어서 어느정도 공감하는데
님은 자연치료로 낫는 정도의 우울증이 아닙니다. 하긴 애초에 자연치료로 낫는건 별로 우울증도 아니죠.
잠깐 우울해졌을 뿐인거고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 우울해져서 꿍해 있을 뿐이지.
병원가세요. 다시 말합니다. 병원에 가세요.
집구석에 처박혀서 키보드 놀리면서 정말 진심으로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합니까?
사람들이 진심으로 도와도 님은 그걸 받아들일 자세가 안됐습니다.
어차피 글 올려놓고 사람들 댓글 달면 이러시겠죠? 아 뭐 때문에 안된다...저거 때문에 안된다....
제가 장담컨대 님은 사실 그렇게 많이 아픈 사람은 아닐겁니다. 장담합니다.
지금 키보드로 치고 있는 거처럼 그런 상황도 아닐겁니다.
진실로 외롭고 힘들고 암울한 사람들은 그런 글을 님처럼 못씁니다.
그 사람들의 글에는 절박한 절망이 가득 담겨있지만, 한번 쓰면 더 이상 못씁니다.
지치거든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님처럼 그렇게 오유에 가입해서 꾸준히 글 쓸 형편도 상황도 못 됩니다.
님은 지금 뭘 하는거죠?
그렇게 키보드 누를 시간에 병원가서 치료라도 하나 더 받고 하루 노가다라도 더 뛰겠습니다.
혼자 돈 버시는 아버지한테 미안해서 죽고 싶다고요? 그럼 님도 나가서 일일직이라도 좋으니 노가다를 뛰세요.
그럴 몸이 안된다고요? 그럼 나가서 운동을 하세요.
웃긴건 다른 고민글에는 하루 2시간 운동한다 해놓고 밀게에선 운동을 원체 안한다고 적으셨더라고요.
운동할만한 정신력이 안된다고요? 아뇨, 하기 나름입니다. 정말 하기 나름이에요.
내 친구가 딱 님하고 똑같은 짝이었습니다. 아프긴 아픕니다. 그 친구는 동성애자고 시시때때로 아프며
역시 여자가 되고 싶어하기도 했고 지병도 있습니다. 우울증도 있고 가을만 되면 외롭다고 날립니다.
걔도 집안사정이 불우하고 오히려 커밍아웃한 거 때문에 집에서도 버림 받았습니다.
하지만 걔는 지금 영어과외하면서 돈 벌고 있고, 그 돈으로 남자친구와 사귀면서 잘 삽니다.
군대 가서 군생활 열심히 하다가 나왔고, 친구도 많으며(여자가 더 많지만), 대학 시절엔 장학금 받고 다닐만큼 인생을 열심히 살았습니다.
걔하고 님하고 다른게 뭐죠? 님도 여자가 되고 싶다하셨죠? 걔와 시작점은 똑같습니다.
군필분들은 다 아실거에요. 거기 진짜 별에별 사람들 다 옵니다. 지가 왕년에 어디 조폭 아래에서 일했니 어디어디 타투 보여주고
막 이상한거 보여주면서 지가 사회 있을 때 놀았다니 하는 놈부터 진짜 척보기에도 툭치면 억 죽을거 같은 애도 오고
평생 조용히 살았을 애도 오고 하물며 님보다 더 기구한 애들도 천지에 깔렸습니다.
물론 쓰레기 같은 애들도 많고 진짜 별에별 사람이 다 옵니다. 거기에 사연 있는 사람 숫자 세면 엄청나요.
속된말로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더 이상 그렇게 징징거리지 마세요.
오유 사람들이 아무리 착해도 그런 식으로 관심 가져달라는 글은 한사람에게 한두개면 족합니다.
내가 대충 세어보니 님한테 그렇게 정말 좋은 말씀 해주신 분들만 20~30명은 족히 넘더군요.
인생은 누구에게나 힘듭니다. 세상에 편한 인생은 없어요.
님한테 댓글 단 사람들도 각자 자기 인생을 살면서 힘든 가운데서도 오유에서 나름 힐링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을 힐링해주고자
님의 글에 자기시간을 투자해서 댓글 다는겁니다. 근데 님은 대체 반응이 그게 뭡니까?
세상을 왜 그렇게 날로 먹고 날로 가지려고만 하죠? 세상에 정답이 그렇게 쉽게 찾아올거라고 봅니까?
아까 보니 고민게에 사람들이 댓글 달아둔 부분에 답글 다셨더라고요.
(아래 익명 댓글들 말고도 좋은 댓글 엄청 많습니다.
새삼 하는 얘기지만 오유 고민게에 보면 가끔 이상한 애들도 있지만 정말 좋은 분들이 많은거 같아요...)
.....
장난합니까? 장난해요? 사람들의 관심과 조언과 애정이 장난으로 보여요?
님이 그런 고민글 쓰기 시작한게 올해 3월달부터네요. 지금까지 반년입니다.
그동안 고민글은 꾸준히 올렸고 사람들은 거기에 참 많이도 댓글을 달았네요.
하지만 그사람들의 댓글을 지금까지 줄곧 무시하시고 계시고요. 대체 무슨 답을 원하는거죠?
듣고 싶은 답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 물어볼건가요?
하긴 그 말을 귀담아 들었다면 이번달 들어 밀게에 그렇게 많은 고민글들을 올리진 않겠죠.
부정적인 생각은 끝도 없이 부정적으로 갑니다.
제발 님 걱정해서 단 댓글들, 제발 좀 들으세요.
말 들을거 아니면 그런 고민글 좀 그만 올리세요.
들을 것도 아니면 뭐하러 계속 올립니까? 그거 올린다고 살림살이 나아집니까? 조언 들을것도 아니면서 생활이 바뀝니까?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그냥 관심 받고 싶어서라는 이유 밖엔 느껴지지 않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님은 고민글 올리긴 올리지만 사람들 말을 귀담아 들을 생각은 코딱지만큼도 없습니다.
그냥 자기 말을 토로한 것만으로 힐링을 얻고 싶어하지만 사람들 댓글을 보면서 얻는 관심에 기뻐하고
동시에 그 댓글들에 대한 반론과 핑계거리만 잔뜩 생각하지 근본적으로 해결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틀린가요?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은 당신 하나만이 아닙니다.
20살 21살의 나도 내가 대체 왜 이따구로 사는지 사람들은 다 웃고 행복하게 지나가는거 같은데
왜 나는 이따구인지 수도 없이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어요. 그딴 생각은 가질 필요가 없다고.
세상엔 나보다 불쌍한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고.
나는 부모님 두 분이 다 살아계시고,
두손 두발 다 멀쩡하며.
불치병을 앓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친구도 있을 만큼 있고
내 개인적인 취미 생활도 어느정도 즐기고 있습니다.
비록 잔병치레는 자주 하고 우울증 기세가 있지만 극복하지 못할 것은 아니라고 여겼으며
지금은 그 모든걸 다 극복해서 해결했으며 일할거 일하고 놀거 놀면서 인생 보냅니다.
하지만 그런 나도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도 님처럼 인터넷에 글을 올리며 관심을 달라고는 안했습니다.
비록 조언을 구한 적은 있지만 "나 불쌍한 놈이요 좀 봐주세요"하면서 구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구걸로 인한 관심이 행복한가요? 점점 나 자신을 구렁텅이로 빠뜨릴 뿐입니다.
다른 사람들 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는데 신경도 안쓰시니 제가 대신 쓴소리 하는겁니다.
스스로 해결하세요.
인생은 누가 이끌어주고 잡아주는게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방 밖으로 한발자국 나가서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아요.
제일 먼저 병원부터 가시고,
꾸준히 운동을 하신 연후에,
그때도 현역만큼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집안사정이 괜찮든 말든 몇살이든 공익 혹은 면제로 빠지신 후,
간단한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사회생활을 해보세요.
사람 만나기가 어려운가요? 제발 부딪히세요. 방에서 나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나가서 안되면 돌아오세요. 하지만 시도해보지도 말고 포기하지 마세요.
인생은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습니다.
세상은 아름답다!
세상에는 나보다 힘들게 살지만 노력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까 나도 열심히 살아보자!
아침에 눈을 뜨고 거울을 보면 이야기하세요.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크게 소리 지르세요.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님을 비난할 목적이 아니라 제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삶을 사시길 바라며 남기는 글입니다.
지금 상황을 극복하시고 행복한 생활 영위하길 바라며 글을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