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씩 남자사람들이랑 섞여서 술한잔씩 하다보면 소위 "어장관리녀" 에 대한 성토가 끊이지 않고 나오더라구요. ㅎㅎ 그런데 여자 입장에서 들어보면 그 여자가 "어장관리"를 한 게 아니라 자기들이 스스로 어장을 만들고 그 안으로 뛰어든 경우가 않아요... 여자는 떡밥을 풀어야 겠단 생각조차 한 적이 없는데 남자들을 결국 낚인 거라느니, 어장관리 쩐다느니 욕을 하더라구요.ㅋㅋ 여자가 나쁘다느니 남자가 어리숙했다느니 하는 걸 떠나 남자와 여자의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남자는 관심이 없는 여자에게 연락하지 않지만, 여자는 관심이 없는 남자에게도 연락한다. 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남자들의 입장에서 볼 땐 관심이 없는 여자에게는 먼저 연락하지 않아요. 그런 지평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자사람에게 연락이 오면 "얜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건가? 잘해 볼 가능성이 있는 건가?" 생각하게 되죠. 미안하지만 여자는 관심이 없는 남자에게도 연락합니다. 여자들의 기본적인 심리가 '협조'와 '타협'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성적으로 관심이 없는 상대에게도 앞으로의 인간관계에서 인연을 맺어나가야할 상대로 인식하고 기본적인 연락을 유지하는 겁니다.
그 것 자체가 "어장관리" 아니냐! 고 말하는 남자사람분들도 있는데... 100% 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남자들은 이성과 친하게 지낼때 "이성적인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중의 하나" 라는 가능성을 를 염두해 두는 경향은 있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아요 ^^;; 여자들은 이성과 친하게 지낼 때 "성별이 달라도 마음이 맞는 사람"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 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그런 친숙함 속에서 연애감정이 싹틀수도 있겠지만 연애감정이 우선하지는 않아요.
"우울할 때 불러내서 고민 상담을 한다거나, 잘되고 싶은 오빠랑 잘 되지 않아서 속이 상하다거나." 어장관리의 단골 주제죠? ㅎㅎ 그런데 생각해 봅시다. 여자사람들은 여자친구에게 털어 놓는 고민을 남자사람인 여러분들에게도 털어 놓는 것 뿐이에요. 그냥 친구에게 고민상담하고 위안을 얻으려는 것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힘들다고 어깨를 빌린 건 여러분 뿐만 아니라, 이미 그녀의 다른 친구들에게도 했던 일이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애초에 남자의 접근법과 여자의 접근법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불려나간 남자들은 자발적으로 "물주" 역할을 하게됩니다. 결국 돈도 잃고, 여자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한마디로 손해보는 짓을 하는 셈이지요. 물론 위로해주러 나간 여자인 사람을 이성으로 본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여자인 친구가 아니라 그냥 친구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울해진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쓴 돈과 시간을 쓴 걸 손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죠.
하지만 여자들의 잘못이 전혀 없냐? 그건 아닙니다. 여자들도 남자들과 동성의 여자친구들과의 태도에 묘한 차이가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을 거에요. 친한 친구를 위로하는 정도라면 그렇게 무조건에 가까운 호의는 나오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냥 모르는 척하거나 실제로 모르고 있는 게 대다수일 듯하네요. 술값도 쏠 줄 알고, 눈물도 닦아주고, 늠름한 메리트에는 끌릴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남자들의 지평에 "연예대상으로 환치가능한 자신"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나에게 조금 더 호의적인 친구라고 생각하고 오늘도 남자 사람을 불러내는 겁니다.
뭐 아예 작정하고 어장관리하는 여자사람도 있긴하지만 (^ㅁ^ 같은 여자로서도 소름끼칠 정도로....) 제가 본 대다수의 여자들은 남자들이 자기 주변에서 떡밥을 물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라요... 네가 생각하는 것과, 그 남자 아이가 생각하는 것과는 좀 차이가 있다, 때문에 그 남자입장에서는 "어장관리" 당하는 것 처럼 느껴질 수 있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깜짝 놀라서 "그런 거였냐, 조심해야겠다." 라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라구요.
뭐, 생각의 차이는 좁힐 수 없겠지만 남자는 여자를 단순한 "친구" 로 볼 수 있는 도량을 가지고, 여자는 남자를 "단순한 친구가 아닌 눈으로 보고 있다"는 자각을 가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