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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애들이 다녀갔습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311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마피
추천 : 14
조회수 : 57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02/21 01:44:13
어제 사촌 애들이 집에 다녀갔습니다.

남자애 하나 여자애 하나인데, 둘 다 덩치가 나랑 비슷함 중학생인데...

얘들이 올 때마다 집안 집기가 하나씩 부서지는 일들이 발생하는데
그래서 이번에는 이것저것 부서질 만한 것들은
다 안에 집어넣고 진짜 딱 컴퓨터만 할 수 있고 바로 복구가 가능하게
보조 하드로 부팅되서 바로 포맷이 가능하도록 세팅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음

제가 집기를 부숴먹는 비글들을 상대로
호구처럼 착하게 대하는 것 같지만
싸우면 지기 때문에...특히 여자애 쪽이랑 싸우면 처발림...
나름의 조공을 바치기 위한 생존 세팅이었음

그렇게 두근두근 하면서 오자마자 컴퓨터를 냉큼 바치고
거실로 피난을 왔는데 뭔가 익숙한 소리가 들리는거임

러브라이브 게임 시작음이 한 1초간 크게 들리다가 소리가 확 하고 줄어들었음

그 때 핸드폰을 방 안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눈앞이 깜깜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졌죠
내 울레들이 갈리는구나 미안해 니코쨩 못난 덕후라서
아이마스도 건들까 아니겠지 하면서 방으로 갔는데


조카의 손에 들려있는 건 제 폰이 아니었음
순간 벙 쪄서 폰을 들고있는 여자조카를 가만히 쳐다봄

추석 때 내 방에 잔뜩 있는 만화책과 라노벨을 보며
덕후라고 까면서 실제 발로도 까던 걔 이 자식이었는데
하면서 헛 웃음을 짓는데 얘가 자랑을 하는겁니다.



자기 레벨 124라고 ㅇㅇ..
것도 계정 3개가 다 100레벨 대라고
미국, 일본, 한국 계정 ㅇㅇ...

신기한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보니

여자조카는 나랑 비슷하게 다양한 애니를 파는 애니덕후였고
남자조카는 러브라이브만 주구장창 파고, 서코를 다니는 덕후였음

추석~설날 시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변화에
멘붕해서 고모에게 애들이 왜 저렇게 됐냐고 물어보니
막지 아니하니 자연스레 저래 되었다는 대답을 하심
덕은 막을 수 없는거니 몰래 하는 것보다 걍 자연스레 방목하는 식으로 했더니
덕화가 가속화 되었다고...


아는 사람이 덕후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기쁨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 기쁨 일거임
더군다나 그게 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그 기쁨을 저는 주체를 못하고
애들이 가기 직전에 방으로 부름
아쉽게도 러브라이브 관련 책은 없었으므로
책장을 뒤져서 만화책 12권과 소아온 1기 전권을 하사함

하지만 그동안 당한 게 있으니(도자기 파손, 마룻바닥 파손, 협탁 및 식탁 파손 등)
나중에 진실을 알고 엿이나 먹어라 하는 식으로
만화책은 우익의 거인으로...어차피 처치 곤란이었던 책.
우익거 흑백 만화책은 15세이므로 법적으로는 노 프라블럼

애들임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의식은 제대로 박혀있었기 때문에
진실을 알고 나면 반드시 멘붕 할 거라 생각함.


근데 생각해보니 그 때가 되면 내가 맞을 거 같음...괜히 준 듯....허...망할.....
진짜 돌려받아야 되나 진실을 내가 얘기해 주면 덜 때리나...
진짜 아픈데...아...이번 건 진짜로 내가 잘못한 건데...준 걸 뺐으면 맞을 거고...
안 뺐으면 나중에 맞을 거고...어쩌죠...
위에 막줄 쓰기 전까지 신나서 썼는데 심각해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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