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기분이 좋을 때 꼬리를 흔들지만, 화가 났을 때 으르렁거린다. 고양이는 그 반대다. 고양이는 신경이 날카로워질 때 꼬리 끝을 움찔하지만 기분이 온화해지고 애무 받고 싶을 때 가르렁거리는 소리를 낸다.
이리하여 고양이가 믿는 마음으로 가르렁거리며 개에게 다가가면 개는 위협을 느껴 으르렁거린다. 이 행동을 고양이는 친밀함의 표시로 오해하여 더욱 다가서지만 개는 다시 그 행동을 자기 영역에 대한 침해로 오해하여 왕왕 짖으며 와락 덤벼들어 물어버린다.
이러한 개의 태도 때문에 고양이가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개도 고양이의 태도에 진저리를 친다.
개가 고양이한테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신나게 꼬리를 흔들면 고양이는 다소 주저하면서도 꼬리 끝을 확실히 움찔한다. 이를 본 개는 용기를 얻어서 자신의 입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양이에게 접근한다. 고양이가 꼬리를 회초리처럼 휘두를 때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고주파 진동을 개는 환영인사라고 여길뿐이다.
그래서 개가 반갑다며 쩝쩝거리며 막 입맞춤하려 대들면 이 순간 고양이는 와락 달려들어 개의 얼굴을 할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