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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헌팅 경험담
게시물ID : humorstory_3001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없어...
추천 : 11
조회수 : 114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7/05 00:04:27
여친 없으니까 음슴체 쓰겠음.

대학교 1학년 시절 난 지하철을 타고 학교다녔음.

두번 갈아타야 해서 멈. 피곤함. 그래도 돈 없어서 자취는 못하고 걍 등하교를 했음.


어느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친구하고 지하철타고 집에 가고 있는데

갑자기 시간이 격렬하게 궁금한거임. 이유는 기억안남. 너무 오래됐음여.

근데 나나 친구나 핸드폰 배터리는 다 됐고 시계도 없고 그 흔한 지하철 지붕에 달린 전광판도 없었음.

주위를 둘러보니 가까운 전철 문가에 내 또래 여자애 두명이 있음.

남들은 길가다 남한테 뭐 물어보는거 좀 어려워하던데 난 그런 성격이 아님. 걍 물어봄.

그날도 별 생각없이 다가가서 말을 걸었음.

'저 혹시 시계 있으세요?'

별 생각없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분(편의상 여자1)이 얼굴이 급격하게 빨개짐.

뭐야 혹시 뜬금없이 막 질문해서 화났나 싶어서 좀 당황하고 있는데 기다리던 답변이 옴.


'저, 저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가야 되는데요;;'


음?

순간 벙찜.

안돌아가는 머리를 가지고 필사적으로 시계와 귀가시간과의 상관관계를 

그 짧은 시간에 필사적으로 유추해보고 있는데 옆에 있던 여자2가 여자1을 흔들며 외치는 말씀.


'야 시간말고 시계!!! 시계!!!!!!!!!!!!!'


순간 머릿속으로 '아... 시간...... '이라는 생각은 떠도는데 어케 해야될지 몰라서 난 그냥 계속 스턴 걸려있었고

나와 함께 시계와 귀가시간의 사이를 고찰하던 내 주위 사람들은 단체로 빵 터짐.

(니가 그 사람들 생각을 어케 알어 할 수도 있는데 아마 맞을거임. 내 주위 사람모두 시계 드립 나왔을때부터 흥미진진하게 이쪽 쳐다보고 있었거든)

그 여자 두 분 모두 단체 멘붕한체로 나와 같이 안드로메다를 노닐다가 다음역에서 두분 모두 급탈출함.

내 생애 본 어떤 탈출장면보다 박력 넘치는 장면이였음.

내 친구는 다음 환승역까지 계속 낄낄대고 있고 난 의도치도 않게 건 작업에서 차임.

아 써놓고 나니 재미없네.

그래도 12시 넘었으니 조용히 묻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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