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7명이서 만든 까페에서 제 친구놈이 남긴 글입니다. 6시에 시계를 맞춰놓았는데.. 8시가 조금 넘어서야 눈을떴다.. 보다못한 책을 보느라 3시정도에 눈을 붙였더니 너무 무리였나보다.. 9시에 수업인데.. 밥먹고 뛰어가도 빠듯한 시간이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부산대기만 했다..
그러다 마지막 수업시간을 남기고.. 학원선생님에게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설마했는데.. 나름대로는 부결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193 : 2 .. 어이없는 결과였다.. 나라가 망하려다 보다.. 알수없는 울분이 솟구치는걸.. 애써 누르고.. 누르고.. 그래도 눈가가 촉촉해지는건.. 알수없는 분노.. 울분.. 아니.. 그건 아무것도 할수없는 나의 무력감에 대한 분노일지도 모른다..
간단히 점심을 떼우고 피시방에 들렀다.. 돌아가는 상황 좀 살펴보고.. 서명하는 곳이면 여기저기 찾아가 다 서명했다..
그리고 지금..
난.. 여의도로 간다..
물런 난 수험생이다..
오늘내로 봐야할 교재가 산더미고.. 한시간 한시간을 쪼개어써도 부담될정도의 분량이다..
하지만.. 망해가는 나라를 보고..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는 현실을 보고..
나의 장래와 안위만을 위해 펜을 잡고 싶진 않다..
한마디 냉소와 비웃음을 보내고 뒤돌아서버리는 비겁자도 되고싶지 않다..
그래서 여의도로 간다..
인생 빡빡하게 산다고 하지마라..
이상에 파묻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하고도 하지마라..
너가 간들 바뀌는것은 아무것도 없다고도 하지마라..
지금은 침묵할때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백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필요할때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열우당 지지율 40%.. 한나다랑 18%.. 민주당 9%.. 민노당 5%.. 그리고 기권.. 눈에 보이는 총선결과..
한나라당의 제1당 야욕 좌절.. 그 책임을 모두 떠안게될 한나다랑의 기득권세력들.. 민주당의 참패.. 열우당과 한나라당의 양당구도..
제1당을 놓치지않으려는 한나라당과 소수당으로 전락해버릴 위기에 놓인 민주당의 이해관계..
그리고..
한민당의 정계 쿠테타.. 193 : 2 ,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탄핵.. 가결..
우리들이 백마디, 천마디 냉소와 야유만을 내뿜고 행동으로는 침묵해버린 결과다..
누구를 욕할수 있겠냐..
스스로 일상에 묻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두고.. 누굴 욕할까..
우리들은 비겁자다..
스스로에게 반문해라.. 넌 무엇을 했는지..
욕하고 비난하고 야유할줄만 알았지..
그런 냉소와 야유 또한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을
정당화시키기 위함인것은 아닌지..
난 수험생이다..
공직생활을 꿈구는 수험생이다..
그래서 여의도로 간다..
행동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냉소만으로 일관하는 내 친구들이 되지를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