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정통 또는 복음주의를 표방하는 교파로부터 거의 이단시 당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기독교의 해악을 가려주어, 마치 쓰레기를 뒤덮어 가려주는 함박눈과 같은 이들이 있다. 바로 자유주의 신학이다. 자유주의 신학은 기독교의 해악을 덮어주는 함박눈과 같은 것이다. 기독교의 해악을 없애지 못하고 잠시 덮어줄 뿐이다.
자유주의 신학을 표방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근본주의자들이나 이에 반대하는 반기독교 세력 모두를 문자주의의 노예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주장은 점잖게도 "성경은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닙니다"이지만 결국 "성경을 제대로 보는 것은 우리야, 너희들이 성경을 알어?"와 하등 다를게 없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구약에 나타나는 살상, 학살, 전쟁, 협잡 등을 실제 있었던 사건이나 아니냐를 따지지 말고, 유대인의 선민의식이 투영된 것이며, 약소민족이었던 유대인들이 강력한 유일신 개념으로써 민족의 구심점을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보고 우리는 그러한 신앙고백의 정신만 받아들여 우리의 삶에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신앙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물론 복음주의자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말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어느 정도 먹혀든다고 볼 수 있다. 자유주의 신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교회개혁, 사회와의 융화, 배타적 도그마 타파, 교리의 유연한 해석을 함께 주장하기 때문에 일부 반기독교인의 응원까지 받기도 한다.
그러나 자유주의 신학자들도 중대한 착각을 한다.
첫째, 기독교의 교의는 자유주의고 복음주의고 어떻게 표방되든 간에 인간의 부족함과 불완전함을 근거로 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분명 불완전하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 어떤 관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제공하진 않는다.
둘째, 자유주의 신학은 원죄를 부정하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버젓이 주장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지옥에 대한 것이다. 아무리 유연한 해석을 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라 해도, 신이 징벌의 개념을 표시했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드물다.
셋째, 기독교의 비논리성은 근본주의나 자유주의를 가리지 않고 발현된다. 대표적인 것은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상충하는 경우에 대한 것이다.
기독교인들의 잘못된 행태나 문자주의적인 해석만 비판하는 것이 좋으며, 선한 기독교인까지 비판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논변이 있다. 나는 기독교인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나는 주로 기독교 자체를 비난한다. 잘못된 행태를 낳게 한 기독교를 비판한다. 잘못된 사고를 하게 하는 기독교를 비난한다.
기독교가 인간의 불완전함을 지적하면서 그것을 미끼로 정당함을 피력하려 한다면 나는 그런 관념을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