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취중에....
게시물ID : gomin_3128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빵구쟁이
추천 : 0
조회수 : 3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4/06 14:43:38
지금 눈에 보이는 세상은 온통 빨갛다.  
몸의 반은 따뜻한 바닥에, 나머지 반은 찬 바닥에 걸쳐 있다.

따뜻한 상체에선 그녀가 연방 키스를 해대고,
차디찬 하체에선 이미 다리의 감각이 없다.

기분 좋게 시작한 자리.
결국, 술이 사람을 삼키고, 돌아간 야누스의 뒤쪽 얼굴을 보였다.

누군가, 사는 게 두렵지 않냐 물었다.
그 사는 게, 오늘 같은 내일이 오는 게 난들 두렵지 않겠냐 대답했다.

누군가, 인생이 산 넘어 산이라 힘들다 투정한다.
그 죽일 놈의 산을 나도 넘고 있다며 도움 안 될 말을 뱉었다.

누군가, 집 문제, 가족 문제, 돈 문제, 주위 모든 것들이 문제라 풀어놓는다.
......... 빈 술 잔에 가득 부었다. 그뿐이었다. 해줄 수 있는 게.

나라고 별다르게 살 재주 있겠나, 사는 게 여유가 있겠나. 
같은 처지니 그리 묻고, 털어놓았겠지만 
사람 사는 세상, 아니 보통 사람 사는 세상 다 똑같겠지.
그래서 술 마시는 거 아닌가, 
그래서 우리 마주하며 술 마시는 게 아닌가.

지금 눈에 보이는 세상은 온통 빨갛다.
몸의 반은 따뜻한 바닥에, 나머지 반은 찬 바닥에 걸쳐 있다.
 
아직 꽉 죄는 불편한 신발을 벗지 않은 탓에 발바닥은 무뎌졌고,
10년이 넘은 반려견 친구는 내 얼굴을 연방 핥아 댄다.
문턱에 반쯤 걸쳐 드러누우니 보이는 북극성 같은 천장 조명. 
저 빨간 조명이 이리 예뻤던가?

나 혼자 지지리 궁상이다. 울다 웃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