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으로 자각몽에 관심을 가진게 스무살때였어요
그때 한창 무게타에서 루드 썰 쓰시면서 흥했던분이 계셨는데
그 글을 보고 관심을 가졌습니다 ㅋㅋ
1.
여름에 되게 더운데 새벽에 깼어요
새벽에 깨서 한참 못자다가 다시 어떻게든 자보려고 눈을 감았거든요
그 분 글에서 봤던
'새벽에 자다 깬 몽롱한 상태에서 시도하면 잘된다'
라는 말이 생각나더라구요 ㅋㅋ
그래도 뭐 이완이 뭔지도 모르겠고 과도기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상상이나 했어요
되게 커다란 김밥햄? 같은게 날으는 양탄자처럼 공중을 날고있고
선장으로 보이는 늙은 남자가 햄 앞쪽에 나머지 부하들은 뒤쪽에 우르르 모여앉아있고
마을은 인도에 있을 시장처럼 생긴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아 이게 꿈이면 좋겠다
라고 생각을 마치는 순간 한없이 어디론가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밑도끝도없이 빨려들어가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것처럼 눈앞에 구름이 헤쳐지는것같은 느낌
그리고 귓가에서 어떤 남자가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게 되게 선명하게 들렸고
헤쳐지는 구름들이 다 걷히고 게임 오프닝처럼 제가 상상했던 그 햄 위의 장면이 펼쳐졌어요
늙은 선장이 선원들한테 말하듯 막 권위있는 목소리로 소리치고 사람들은 얌전히 앉아서 보고있고
햄 아래 마을 풍경도 인도 시장같은? 그런 풍경이었어요 날아가는데 바람도 다 느껴지고 햇살도 따갑고
그런데
아무리지나도
그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끝나지를 않더군요 ㅠㅠ
그래서 억지로 (...) 깼습니다 무서워서 ㅠㅠㅠ ;;; 지금생각하면 바보천치같은 짓이네요
억지로 눈 뜨고 나서도 집안 모습이랑 꿈속 모습이랑 겹쳐보이고
그대로 눈 감으면 바로 다시 꿈으로 진입할 수 있을것 같았는데
결국 다시 깨버리고 말았네요 ㅠㅠ
사실상 루드 첫 도전에 와일드 성공이 바로 코앞이었는데 말이죠 ㅠㅠ
2.
그로부터 몇년동안 자각몽은 꿀 수도 없었어요. 거의 반 포기했을 그 시점에
꿈에서 고등학교때 컴퓨터실이 나왔어요. 고등학교때 같은반이었던 애들 다 나오고.
진짜 학생때로 돌아간것처럼 쉬는시간에 선생님 올때까지 웹서핑 하고 그러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어떤 친구가 자기 화장실 가고싶다고 시간좀 알려달라고 하는거예요.
제가 거기서
"어 내가 보고올게!" 라고 하고
눈을 떴습니다... 잠에서 깼어요
잠에서 깨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잠들었거든요
그 꿈에 다시 진입을 했어요
"야 지금 2시 30분인데?"
라고 말하다가 어... 이거 꿈이다! 하고 자각을 했어요
처음으로 자각 성공 ㅠㅠㅠㅠ
그리고 일어나서 미친망아지마냥 뛰어댕기면서
얘들아!!!!!! 이거!!!! 꿈이야!!!! 야!!! 그냥 놀아도 돼!! 컴퓨터 맘껏 해!! 유후!
라고 소리지르고 ㅋㅋㅋ 혼자 별 쌩쑈 다 하고 있는데
저랑 친하게 지냈던 다른 친구가 저한테 와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자리에 앉아;; 조금있으면 수업 시작하잖아
라고 해서... 급 쭈구리.. 자리에 가서 앉고 다시 웹서핑을 하고
그대로 꿈에 휘말려서 자각한거 까먹고... 그러고 끝났습니다 ㅠㅠ
그 친구가 사실 제 친구모습을 한 절대자가 아닐까 아직도 생각하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3.
그리고 또 꿈을 꿨는데
광활한 푸른 초원이 나오더라구요
인터스텔라를 본지 얼마 안돼서 그런가 계속 그런느낌으로 초원이 이루어져있는데
제가 빨간 오픈 스포츠카를 타고 있었어요
차 문엔 하얀 날개가 있어서 그 스포츠카가 하늘을 날았는데
제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높은곳을 무서워해요 ㅠㅠ 되게 무서워하고 있다가 든 생각이
어... 이게 현실에서는 이런 차가 있을리가 없는데?
꿈이니까 있는거지?
생각이 들고...
생각이 들자마자 고소공포증은 개뿔 속도 만빵 올리고 신나는 놀이기구 타듯이 그걸 즐겼습니다
사람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면서 날기도 하고 지면에 닿을듯이 했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신나더군요
한참 나는도중에 앞에 작은 돌다리가 보입니다
그 다리 밑을 지나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높이가 좀 불안한것 같았어요.
차는 지나갈 수 있지만 제 머리는 돌다리에 부딪쳐서 사망각에 이를것 같은...ㅠㅠㅠ;;
자각몽이면 저따위 돌다리쯤 없어지라고 생각하면 없어지겠지! 없어져라!
하고 생각했는데
안없어짐....ㅋㅋ...ㅠㅠㅠㅠㅠ
아무리 생각해도 안없어져서 고개 바짝 숙이고 아슬아슬하게 돌다리를 빠져나왔어요
빠져나오면서
휴... 죽을뻔했네... 꿈이 아니었나봐...
라고 하면서 ㅋㅋㅋㅋ 그대로 꿈에 휘말렸습니다 ㅠㅠ 자각한거 또 까먹었어요
4.
그리고 제일 최근에 있던 일인데
와일드 시도가 됐던건지 ㅋㅋㅋㅋ 아리송하네요
너무 더워서 잠을 못자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자보겠다고 눈을 감고 있었거든요
눈을 감고있는데 몸에 한없이 힘이 빠지고 늘어지는것 같은 느낌!
아... 이게 이완이구나...
하고서 눈을 감고 있는데
또!!! 슈우우우우욱 하면서 빠르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나더라구요
위에서 무거운걸로 짓이기는 느낌.
이미 첫번째 썰에서 그 느낌때문에 억지로 깨고 실패했던적이 있고
같은 실수는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버티고 있는데
숨이 안쉬어지더이다..
아 이거 과도기가 아니라 가위구나! 나 가위눌렸구나! 싶어서
필사적으로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 댔어요
겨우 숨을 쉴 수 있게되고 이완됐던거 말짱도루묵 되고
또 실패했네요 ㅠㅠ
이건 지금까지도 와일드 진입이었던건지 진짜 뭔가에 의한 가위였는지 아직도 아리까리 합니다
저도 루드 고수분들처럼 꿈을 알차게 즐기는게 목표입니다 ㅋㅋ
루드 고수분들은 꿈에 본인만의 나라나 세계를 만드신다는데 저도 그리 하고싶네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