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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인질교환 요구는 최악의 상황
게시물ID : sisa_313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구Ω
추천 : 14
조회수 : 26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7/07/24 08:18:28
탈레반의 인질교환 요구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수년 전 김선일씨 사건이 있기 직전에 이라크에서 일본인 피납사건이 있었지요. 
그리고 그때 피납자나 그 가족들에 대한 일본정부나 여론의 태도를 보고 
당시에는 솔직히 황당했었습니다. 

이유야 어떠하든지 자기나라 국민들이 테러리스트에게 피납되었는데, 
어떻게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물릴 생각을 하고, 비난 여론이 쏟아지느냐고 말이죠. 
하여간 쪽발이 넘들은... 하고 내심 비웃었답니다. 

그리고 일본의 이런 태도와는 상반되는 
김선일 씨 사건 때의 우리 정부, 국민들의 모습을 보고 
그래도 우리나라가 훨씬 나은 편이구나.. 라고 생각도 했었더랍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그 당시 그 생각들이 
얼마나 안이하고, 본질을 외면하고, 또한 근거 없는 편견이었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습니다. 

당시 일본의 태도는 국가나 국민들이 인정머리 없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일을 겪어본 경험에 의해 학습된 결과였을 것입니다. 

하긴 생각해보십시오. 
돈 많다고 소문난 일본인들.. 그동안 얼마나 많이 타겟이 되었습니까? 
그로 인해 일본이 얼마나 많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돈을 뜯기고.. 
그 해결과정에서 외교적으로 빚을 진 나라들에게 일본이 얼마나 손해를 봤겠습니까? 

김선일씨 사건 당시의 일본과 한국의 태도 차이는 
이렇듯 경험의 차이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 아프간 피납사건에 대한 다수의 여론이 냉정한 것에 대해서 
불만이 많고 몰인정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비로소 이제 한국 사람들도 경험치가 쌓인 것이라고요. 

이번에 자국민의 희생에도 타협하지 않은 독일이 
정녕 몰인정하고 자국민의 보호에 등한시하는 국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도 경험이 많아서 우리보다 냉정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탈레반들의 요구가 한국군 철군에서 동료들의 석방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것도 인질들과 1:1로 해서 무려 23명을 석방해야 하게 생겼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지난번 이탈리아 기자 피납 당시의 사례를 들어서 
사태 해결에 청신호라고 반기는 모양입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글쎄요? 
오히려 최악의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이탈리아 기자 피납사건 해결 과정에서의 탈레반 죄수 석방으로 인해 
당시 이탈리아와 아프간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엄청 욕을 먹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아마 알게 모르게 미국에 대해 외교적 피해도 감수했을 것이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양 측에 뒷돈을 뜯겼을 거라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허락 없이 아프간 정부가 감히 탈레반 죄수를 석방했을리 없으니까요. 

그리고 국제적인 비난에 대해 아프간정부는 1회성 사례라며 강변했습니다. 
다시는 이탈리아 기자 석방 때의 선례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만약 그 선례가 없었다면 이번 한국인 납치도 계획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그때 재미를 본 탈레반이 이후 인질납치-동료석방 전술로 여러 나라 사람들을 
납치하고 있으니까요. 

따라서 만약 이번에 한국이 탈레반에게 굴복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1~2명도 아니고, 무려 23명입니다...;;;; 

이탈리아 기자 석방 때 5명 풀어주었다가 국제적 비난을 받고 
다시 이런 일 없다고 강변했던 아프간 정부가 무려 23명을 풀어준다고요? 
그리고 미국이 그것을 허락한다고요? 


차라리.. 탈레반의 요구가 
한국군의 철군이거나, 돈을 원하는 것이라면 나을 것입니다. 

국가의 체면이 구겨지겠지만 
적어도 한국의 주권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려 23명의 탈레반 죄수 석방은 한국의 주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설령 사태가 해결되어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23명의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는 일이 생긴다고 해보죠.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일단 아프간 정부에 돈을 왕창 뜯기는 것은 기본입니다. 

23명을 석방한 결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아프간 정부와 정부군이니까요. 

특히 이번 피납사건에 대해 아프간 정부의 피납지역 주지사는 
피납 한국인들이 화를 자초했다고 비난하였습니다. 
피납된 샘물교회 사람들은 탈레반이 출몰하는 위험지역을 여행하면서도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만으로 현지 경찰에 알리지도 않고 무단 이동했다고 합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아프간 정부에서 짜증날 만도 합니다. 
피납자의 그런 행동 때문에 한국정부는 외교적으로 수세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결정권자인 미국에게 외교적으로 빚을 지게 됩니다. 

냉혹한 국제 외교에서 공짜란 없습니다. 
아마 한국은 몇 가지 방향에서 미국에 뜯기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겉으로 공표는 안하겠지만요) 

우선 미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국제분쟁지역마다 한국군은 끌려다니게 될 것입니다. 

이미 이라크와 아프간에 한국군이 파병된 것도 미국한테 끌려다니기 때문이지만 
그나마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전투병이 파병될지도 모릅니다. 

무책임한 피납자들 때문에 
어쩌면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의 친구나 가족들이 
머나먼 타국의 전장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피를 흘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한 외교적으로 미국에 빚을 지게 되면, 각종 무역협상이나 경제 문제에서 
수세에 몰리게 되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 피해 또한 알게 모르게 우리 일반 국민들이 뒤집어쓰게 될 것입니다. 

또한 북한 핵 문제 해결에서도 한국은 미국에 대해 수세에 몰릴지 모릅니다. 


겨우 인질 23명 석방하는 것 가지고 무슨 오버냐고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그 23명이 단순 조무래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들이 풀려나면.. 아프간의 정치적/군사적 균형이 어찌 바뀔지 모릅니다. 
확실한 것은 아프간 정부와 미국에 불리할 것이란 것이죠. 

미국에게 그걸 감수하게 하려면 우린 그만한 대가를 내놓아야 합니다. 
아니 그동안 미국에게 저자세인 한국의 입장에선 몇 배로 뜯길지 모릅니다. 


탈레반이 이런 전술로 나오리란 것은 이미 예측된 일이었고.. 
그래서 그동안 정부에서 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말렸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샘물교회 관계자 여러분.. 차암~ 잘 하셨습니다. 


아직도 현재 다수의 여론이 인정머리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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