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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난 지갑 줏어주고 맘 상한 사연
게시물ID : humorbest_3133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갑돌이
추천 : 131
조회수 : 7276회
댓글수 : 3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1/23 01:19:59
원본글 작성시간 : 2010/11/22 21:52:39
한 4년 전쯤이였죠

지하철 막차타고 집에 오는데 역 축구 계단 의자에 지갑 하나가 놓여져 있더라구요.
주의에 누가 두고 갔나 둘러봤지만 막차라 그런지 나 혼자 였고 아무도 없더라구요.

집으로 들고와서 열어보니
(솔직한 애기로 궁금해서 열어본것도 있고 역근처에 대학교가 있어서 학생증 확인해서 찾아줄려고 열어봤음요)
근데 학생증 같은건 없고 민증 있던데 21살 여자사람 꺼드라구요.
그리고 친절하게도(?) 바로 뒷면에 쪽지같은거에 핸드폰 번호가 적혀있었구요

당시에는 밤늦은 시간이라 넘기고 담날 점심시간에 전화해봤습니다.
"여보세요?"
"아 저기 000과 아시는 분이신가요"
"네 제 딸인데요.."
"다른건 아니고 어제 000분 지갑을 주워서요. 이거 그냥 우체통에 넣어드릴까요? 아니면 직접 받으시겠어요?"
"아 잠시만요 딸하고 통화좀 해보구요 제가 다시 전화 드릴게요"
"네 그렇게 하세요"

그렇게 3시간 지난후 전화 오더라구요
"아 저기 지갑 주인인데요...어디서 줏으신 거예요?
"000000역 이요. 어제 막차로 퇴근하는 길에 출구 계단 의자에서 줏었어요."
"아...근데 저희 어머니 번호는 어떻게 아셨나요?"
"지갑에 쪽지에 적혀있더라구요"
"그럼 제 지갑 열어보신 거네요?
"......네"
"저 잠시만요 제가 이따 다시 전화 할게요"
"네.........."

여기서 부터 뭔가 안좋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마지막 한마디 "그럼 제 지갑 열어보신 거네요?" 이거 듣자마자 뭔가 좀 슬금슬금 올라왔음...
그리고 2시간후..ㅡㅡ;;
"여보세요?"
"아 네 저 지갑 주인 오빠되는 사람인데요"
"-_-;; 네...무슨 일이시죠?(여기서부터 좀 짜증나기 시작하고 화도나기 시작함)"
"그거 000000역에서 줏으셨다고 했죠?"
"네"
"제 동생이 어제 거기 간적 없다고 하던데요?"
"그래서요? 제가 그런것도 신경써줘야 하나요?"
"아 저기..흠...죄송한데 성함좀 알수 있을까요?
"000 입니다. 왜그러시죠?"
"아니 그냥 확인차요....혹시 000000역 근처에 사시는 건가요?
"네 맞구요. 자꾸 이러지 마시구요 뭐 불안한거 있으시면 그냥 지갑 우체통에 넣어드릴게요"
"아..아니요...오늘 돌려주실수 있으세요?"
"제가 19시 이후로 계속 000000역 근처에 있을 예정이니깐요 도착하시면 전화주세요"
"아 네..혹시 00역(000000역과 한정거장 차이)으로 와주실순 없는거죠?"
"-_-;;;;;;(아오썅)네 없어요."

그리고 30분후 다시 전화
"안녕하세요 지갑 주인 입니다."
"(정말 가지가지 한다)네...또 무슨 일.이.세.요?"
"저기 제가 오늘은 다른 약속이 있어서 000000역으로 못갈것 같은데 정말 00역으로 못오시나요?"
"(ㅡㅡㅗ) 저도 약속있어요"
"아 그러시구나.....저 죄송한데 그 지갑에 현금이 얼마나 있었나요?
"천원짜리 5장 있었습니다."
"네? 어....아닌데....어제 더 있었던것 같았는데.....(조용하게 말하는척 하면서 일부러 다들리게 말함)"
"어떻게 하실 거예요?"
"네 저는 못가고 제 오빠가 대신 갈거예요"
"그럼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_-;; 또 다시-_- 전화옴..지갑 주인 어머니에게....
"지갑 주인 어머니 입니다."
"휴...네..."
"아니 어제 우리 딸이 000000역 에 간일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거기서 지갑을 주웠죠?(따지듯이)"
"다른 사람이 줏어가주구 거기다 버리고 갔나보죠"
"다른놈이 훔쳤으면 현금 다 가져가는게 정상 아니예요? 현금도 몇만원 빈다는데 몇천원 남겨두고 가는게 정상인가요?
"지갑 훔쳐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암튼 이따 제대로 돌려줘요. 카드도 다 있나 확인해 봐야 하는데.......(아까 그여자 처럼 작은목소리로 다들리게"

뭐 그냥 넘길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날따라 짜증나고 여름인데다가 기분도 안좋은데
괜히 도둑놈 취급 당하는것 같아서 열받드라구요.
그래서 그냥 엿먹이기로 했습니다.(죄송..ㅡㅡ;;)

이번엔 제가 전화했습니다..지갑 주인 오빠에게
"여보세요?"
"네 저 지갑 줏은 사람인데요 이따 그쪽이 나오실거죠?"
"네"
"아 그럼 지갑주인 오빠인거 확인해 봐야 하니깐 꼭 본인민증하구요 가족등본도 같이 가져오세요. 글구 법적으로 줏은 물건의 20%는 사례비로 받을수 있는거 아시죠? 지갑 가격 검색해보니깐 15만원 짜리이던데요 중고값으로 해서 10만원정도 치고 20%니깐 2만원 준비해 주세요.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20%는 확실하진 않은데 그냥 막 지른 겁니다.ㅎㅎ.ㅡㅡ;;)


그러고 그 지갑 가족(?)들 번호 다 차단 시키고 지갑은 우체통에 넣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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