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목매단지 사흘이 지나고, 나는 그리 나흘을 놀았다. 아버지는 매일, 받는 사람 없는 편지를 써서 마당에 묻었다. 나는 아버지의 말씀 대로, 그 동안 그네를 아주 잘 타야만 한다. 아버지의 마당에서 편지를 몰래 꺼내어, 그네를 타며 종이비행기를 던졌다. 이 땅의 날씨는 커피색이었을 때다. 종이비행기는 커피색 허공을 천천히 갈라 오르며, 내가 그네에서 뛰어 내릴 때 까지 아주 오래 날았다. 아버지의 손에는 커피향 보다 더 진한 종이 냄새가 새겨져 있었고, 나는 그 토로의 감각을 내 놀이의 첫 구절로 삼고 살아왔다. 아버지의 자살은 내 손에 첫 수취인의 기억을 전승했다. 장례식장에서는 수몰된 기억들을 더듬어 찾아온 삼촌들이 입에 웃음을 걸고 있었다. 아버지가 쓴 편지에는 그들의 기억이 수몰되어 있었으므로, 아마 그들은 마당 깊은 곳에 묻혔고, 이미 커피색으로 젖어 사라졌을 것이다. 커피색 그들은 너무도 평이하고, 내 유년의 서사에 한 문장을 차지 하지 못했으므로, 나는 장례식장의 문을 걸어 잠구고 유언을 오래 읽었다. 그들의 소리가 커피색으로 감각될 때 까지, 나는 그리 나흘을 놀아야한다. 이 그네는 마지막 그네가 될 것이므로, 나는 가장 높은 곳 까지 그네를 타고 올라야만 한다. 나는 아버지의 유서를 종이비행기로 곱게 접을 것이다. 내 유년의 서사들이 스크린처럼 피어오르고, 그제서야 유언에게도 연습이 필요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아버지의 유서를 향으로 피워 하늘의 색을 향해 올려보낸다. 내 유년의 서사는 절정을 찍고 추락하는 중이다. 엔딩크레딧 너머로부터 보이는 유언 연습장들이 모두 불타 사라져간다. 나로부터 증명된 종이 냄새를 기억한다. 잊기에는 너무 오래 되새긴 첫 구절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