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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라이엇 게임즈 개발자 취업
게시물ID : programmer_31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WCraftsman
추천 : 16
조회수 : 7147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4/05/08 16:22:47
안녕하세요 약 한 달 전 라이엇 게임즈 취업을 준비한다는 글을 올렸는데 이제 최종 후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결과가 나온지 조금 되었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시기에 후기를 남길 마음이 들지 않더군요.
미국 본사 면접을 끝내고 호텔에 혼자 앉아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 한참을 울었습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성금 조금 낸 것으로 할 일 다했다고 느낀 것이 부끄러웠고 또 면접이 끝나고 나니 밀려오는 미안한 감정이 제 마음 하나 편하자고 느끼는 것이 아닌가 해서 부끄러웠습니다.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이러한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문제의 원인을 찾아 반드시 고쳐 나가길 희망합니다.
 
지금 부터는 후기 입니다.
 
미국 본사 면접은 이틀간 총 10시간 동안 진행 되었습니다. 출발 전에 그렇게 오래할 줄 알았다면 안갔을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 (모든 지원자의 면접이 이렇게 긴 것은 아닙니다. 제가 나이를 좀 먹어 경력이 있다 보니 검증이 한 층 까다로왔을 뿐입니다. 그러니 지원 하시고자 하시는 분은 염려하실 필요 없습니다.)  비행기 값과 숙소 비용은 모두 라이엇에서 부담하였고 숙소와 회사가 1Km 정도로 가까운 거리임에도 면접 끝나면 택시를 불러 줄 정도로 친절했습니다. 산타모니카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했지만 햇살이 좋아서 걷고 싶다고 극구 사양하여 1Km 택시 탑승은 피할(?) 수 있었네요.
 
면접관은 총 12명이었습니다. 보통 1명의 면접관과 한 시간씩 면접을 진행했고 두 명이 참석한 면접도 두 건 있었습니다. 사전에 질문할 분야를 미리 나누어 두어 중복 질문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점심식사도 면접으로 잡혀 있어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정신 못차렸고 중간에 쉬는 시간이 전혀 없어 화장실 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시간표 보고 "설마 한 시간씩 꽉 채우겠어? 중간에 빈 시간이 생기겠지"했는데 왠걸 정말 꽉꽉 채우더군요;;  확실하게 느낀 것은 참 신중하게 면접 진행하고 함부로 사람 뽑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면접 질문은 단순 지식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은 없었으며 주로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 달라는 것 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구현했던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 달라.", "어려웠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달라" 등의 방식이었습니다. 면접자의 개인 의견을 묻고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답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는 분야이다 보니 제약된 조건에서 어떻게 해법을 찾아 가는지 그리고 찾아 왔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생각 됩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보니 말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느껴져 저의 경우 화이트 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도표와 코드를 이용해 설명 하는 것이 의사소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 약 40분 정도 제 전문 분야에 대해 프리젠테이션 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보통 25분 정도 발표하고 15분 정도 질의응답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제 경우 이전 면접이 늦게 끝나 버린 관계로 발표 시간이 부족하여 질문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발표 장소가 회의실 이었는데 바로 다음 회의가 잡혀있어 끝에는 어버버 ~ 하다가 나와 내심 개운하지는 않았네요.
 
둘 째날 면접이 끝난 뒤에는 모든 면접관이 함게 모여 면접 결과를 결정하는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다른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요. 그 뒤 한 분의 면접관이 오셔서 저에게 피드백을 제공해 주시고 합격 여부를 알려 주시더군요. 이 또한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합격 여부만 통보를 받아 왔는데 라이엇에서는 각 면접관의 우려사항과 좋게 평가한 점을 솔직하게 알려 주더군요.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 피드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저로써는 이를 면접에도 잘 활용하고 있는 라이엇에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과정 때문에 제가 불합격 했더라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 됩니다. (물론, 합격했으니까 하는 소리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세 번째 날에는 비행기 시간이 저녁이라 여유가 있어 산타모니카 해변에 걸어 갔다가 온 뒤 라이엇 본사에 있는 명물인 피씨방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어림짐작으로 약 40석 정도 규모로 보이더군요. 챔피언 아리 그림이 붙어 있고 한글로 "라이엇 PC방"이라고 쓰여 있는 것은 뭔가 뿌듯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더군요. 제가 북미 계정이 없는 관계로 안내해주신 분의 아이디를 빌려 맥 클라이언트에서 게임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신입직원에 대한 게임 교육이 예정되어 있던 관계로 시간이 부족해 AI로 얼른 한 판 해보고 마무리 했네요. 개인적으로는 맥 클라이언트와 북미의 UI가 더 좋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면접을 진행하며 느낀 점을 요약하자면 "Riot Manifesto"를 정말 충실하게 지켜나가는 회사라는 점이었습니다. 이에 라이엇 취업을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꼬옥 ~ 라이엇 매니페스토를 읽어 보시고 이에 맞추어 준비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라이엇에 많은 분이 지원해 주셔서 함께 일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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