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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이었어서 고맙다.(13년의 연애 1시간의 이별)
게시물ID : love_313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렇저렇
추천 : 7
조회수 : 139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06/29 01:57:21
 
현재 36세  변변한 직장인은 아니지만 가업으로 조그만 가게에서 일을 도우며 살고있죠.
 
대학때 만나서(전 군제대후 재입시 24살에 1학년,  그녀는 2학년 20살)  저의 고백으로 사귀었죠.
 
횟수로 13년째 만나던 도중 오늘, 어제의 추적 추적 내리던 비도 그쳐 쨍쨍한 날에 이별 선언을 들었어요.
 
그녀가 말하길  "너에겐 바램도 원망도 없어.... 그저 내 맘이 그래.  우리 그만 만나."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나의 첫사랑이자 그녀의 첫사랑 .   모든것이 처음이던 우리는 이렇게 13년의 세월을
 
고작 1시간도 안돼서 끝이 났어요. 변변한 이유도 없이요....
 
 
 
집에 돌아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무언가 감이 잡히더군요.
 
역시나 남자더군요. 일하는곳의 37~38세의 남자가 자기는 언제까지 기다린다며
 
그렇게 대쉬 했다.  라구요.......
 
아...  정말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그녀에게 해왔는데 그녀또한 저에게 그리 대했구요.
 
내후년쯤엔 정식으로 살려고도 했는데. 
 
전 물었죠. 돈 때문이니?  아님 내성격?  뭐때문이야?
 
집재산은 넉넉하고 정말 그녀를 내 심장이라도 내어줄만큼 대했는데.
 
(물론 그건 재생각만일수도 있지만요.....)
 
결론은 남자 때문이더라구요.  뭐 할말이 없죠.  사람 마음 잡아둘수도 없고 ......
 
미안하다는 말과  후횐없고 날 욕해도 난 할말이 없다 고만 계속 말하더군요.
 
 
 
돼지야!(제가 그녀를 부르는 애칭) 
 
나한테 꼭 이래야만했니?  내 전부라고 생각했고 너의 좋지안은 가정사에
 
나 만이라도 너의 손이 발이 돼어주려 했던 나에게.....
 
이렇게 무참히 짖이겨 놔야만 했니? 
 
 
 
고맙다. 뿌리까지 모조리 밟아놔줘서.  다시 푸른싹이 아니 볏 조차도 들수없이
 
무참히 뭉개줘서.
 
벼 사이의  잡초라도 이렇게까진 안밟을 텐데.
 
그저 잡초일지라도 좀더 질겨지고 억세져서 너의 그늘막이만큼만 이라도
 
더 커져서 너의 안식처가 돼고싶었는데.
 
 
 
고맙다. 이유가 다른 남자 때문이어서.
 
다른 물질적 정신적 부재가 아니어서.
 
"어쩌면" 이란 "혹시나" 란  나의 마지막 남은 그 지푸라기마져 싸그리 불 태워 줘서.
 
 
 
고맙다. 어제의 그 추적추적 비내리는 날씨가 아니라
 
오늘 길가의 야생화 조차도 헐떡거릴  그런 화창한 아니 무더운 날에 이별해 주어서.
 
 
 
마지막 부탁이다. 
 
행복하지 마라!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마라!
 
내 머리속은 생각하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내 가슴이 불행이란 말을  때지
 
못하게 한다.
 
그저 평범해라!!! 
 
호사도  불운도 격지말고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라!!!
 
내 마지막 부탁이다.
 
 
 
 
 
 
 
 
 
 
 
 
 
 
 
 
 
 
출처 2017년 6월 28일 무더웠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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